▲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왼쪽)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오른쪽)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봉은사역명 철회를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호장 양병희 목사) 양 단체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CCMM빌딩에서 서울시(시장 박원순)의 종교편향 시정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지하철 '봉은사역명'을 철회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이날 공동기자회견은 한교연 기획홍보실잘 김훈 장로의 사회로 양 대표회장의 인사 후 엄진용 목사(한기총 총무 직무대행)의 서울시 봉은사역명 제정 경과보고, 양 대표회장의 공동성명 발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한기총·한교연 공동 기자회견 모습.   ©이동윤 기자

엄진용 목사의 경과보고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 2월 6일 봉은사 주지 면담에서 '봉은사역'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표했고, 작년 3월 강남구청 지명위가 서울시지명위에 '봉은사역'(코엑스)와 '코엑스역'(봉은사역) 두 안을 제출했으나 서울시지명위가 1차적으로 '봉은사역'으로 단독역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코엑스가 '역명 병기' 요청을 했으나, 서울시지명위가 2차로 코엑스의 역명 병기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시장은 작년 5월 봉은사 주지 출판기념회에 참석했고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후 작년 12월 박 시장이 도시철도 역명 확정 고시(봉은사역 등 4개역)을 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해, 올해 기독교계 단체와 교계 언론은 '불교계가 봉은사역 명명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한기총과 한교연은 "서울시의 봉은사 역명 철회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며 "그 이유는 첫째, 지하철 역명에 특정 종교의 사찰 이름을 쓰는 것이 서울시가 정한 원칙에 위배되며 둘째, 다종교사회에서 서울시의 종교편향적 행정으로 인해 종교간 갈등이 빚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며 셋째, 한국기독교는 불교를 비롯한 어떠한 타종교와의 갈등과 대립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 단체는 "우리는 서울시가 이제라도 '봉은사역' 명을 철회하고 모든 시민에게 친숙하고 정서적으로 인정하는 '코엑스역'으로 재명명해줄 것과 종교간 갈등을 피하기 위해 봉은사를 병기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한기총·한교연 양 대표회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은 공동성명을 통해 "서울시가 봉은사역으로 명명한 곳은 서울 코엑스 사거리로 봉은사와는 120미터나 떨어져 있으며, 더구나 역이 인접한 코엑스는 매일 10만여 명이 드나들고 국제적인 회의와 박람회 등이 연간 3천 건이 넘게 열리는 주요 사회기반시설"이라며 "우리는 서울시민 모두가 다 아는 지명을 놔두고 특정 종교사찰의 이름을 역명으로 결정한 서울시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고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을 비판했다.

이어 "봉은사는 고적이나 사적 및 문화재로 등록된 사찰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표 지역명으로 인지가 가능한 시설명인 '코엑스역'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코엑스와 기독교는 아무 상관이 없다. 서울시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코엑스를 두고 왜 120미터나 떨어져 있는 봉은사를 역명으로 정했는지 타당한 근거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고 서울시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민을 위한 서울시의 행정에 어떤 종교든 개입하거나 개입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현재 서울시가 역명에 특정 사찰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종교편향 논란에 단초를 제공한 것을 우려하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서울시가 이제라도 문제가 된 봉은사역명을 폐기하고 공식적인 역명을 '코엑스역'으로 하되, '봉은사'를 병기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서울시가 더 이상의 종교간 마찰과 갈등을 피하고 서울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의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며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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