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 한국칼바르트신학회 공동학술심포지엄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가운데)권호덕 교수(전 백석대)가 '칼빈과 바르트의 성육신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맨 왼쪽)좌장 임희국 교수, (맨 오른쪽)논평자 이상은 교수.   ©채경도 기자

성탄을 앞두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의미가 칼빈과 칼 바르트의 신학 속에서 조명됐다.

21일 오전 9시30분부터 새문안교회(담임목사 이수영) '오늘의 위기와 교회의 개혁 : 칼뱅과 바르트'를 주제로 열린 한국개혁신학회·한국칼바르트학회 공동학술심포지엄에서 '칼빈과 바르트의 성육신론'이란 제목으로 발제한 권호덕 교수(전 백석대 조직신학)는 "이 발제의 주된 관심사는 칼빈과 칼 바르트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 成肉身)을 어떻게 이해했는가이다"며 예수 그리스도가 '타락 후 아담'의 몸을 취하셨는가 아니면 '타락 이전의 몸'을 취하셨는가에 대한 칼빈과 칼 바르트의 의견을 소개했다.

■ 칼빈의 성육신의 이해…'타락 이후의 몸'으로 기울어지는 듯

권 교수는 "칼빈이 성육신에 대해 말할 때 그의 기독교강요 Ⅱ,13,4에서 로마 가톨릭과 비슷하게 타락 이전 아담의 몸으로 태어나셨다는 발언을 했다"고 했다.

칼빈은 기독교강요 Ⅱ,13,4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그가 남자와 동침하지 않은 자기의 어머니로부터 태어났기 때문에 모든 오점으로부터 깨끗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성령께서 그를 거룩하게 만들어, 아담의 타락 이전의 생산처럼, 순결하고 오점이 없는 낳음이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한다는 것.

이어 권 교수는 "그러나 기독교강요 Ⅳ,16,18에서 특별히 구원론과 결부시켜 말할 때는 타락 후 아담의 몸을 입고 오신 것으로 말했다"며 "같은 기독교강요이지만 전혀 다른 발언을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강요 Ⅳ,16,18에서 칼빈은 유아세례를 열거하는 부분에서 "육으로 범한 불복종의 죄를 씻어 버리기 위해서 그리스도께서는 스스로 육을 입으셨다. 육으로 우리를 위해서 또 우리를 대신하여 완전한 순종을 성취하기 위함이다"고 했다.

권 교수는 "또한 칼빈은 사복음서, 바울서신 그리고 일반서신(주석)에서 성육신과 관련된 구절을 말할 때에도 (약간의 예외는 있지만) 타락 후 아담의 몸을 입고 온 것으로 이해했다"고 전하며 "그러나 구원자의 신성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애쓴 흔적을 항상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칼빈의 제네바 신앙교육서 51문과 53문은 각기 위의 두 가지(타락 전 아담의 몸을 취하심, 타락 후 아담의 몸을 취하심)를 발언한다"며 "이것은 칼빈이 자기 저서에서 성육신 특히 구원자가 취하신 몸에 대한 일관성 있는 발언을 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는 '타락 후 아담의 몸'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권호덕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아담의 타락 이후의 몸'이라고 본다면 "예수님께서 죄성이 있는 육신으로 오셔서 모든 죄의 유혹이 있으셨지만 성령의 능력으로 이기셨다는 것을 말한다"며 "우리 또한 죄성이 있는 인간의 몸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죄를 이길 수 있다"고 전했다.   ©채경도 기자

■ 칼 바르트의 성육신 이해…"동일한 본질로 그 상황 가운데 들어오심"

권호덕 교수는 이어 칼 바르트의 성육신 이해에 대해 전하며 "바르트는 그의 교의학에서 '우리 자리에서 심판을 받으신 심판자', 곧 구원의 핵심부분을 설명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몸을 지니었는지를 설명한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 '낯선 곳'으로, 곧 피조물과 인간이 비하한 곳으로, 범죄하여 잃어버림을 당하고 타락한 인류와 하나되심과 연대성을 가지는 상태 속으로 들어오신 길, 성육신의 길은 자기의 신성과 자기의 하나님 아들됨을 실행하고 유지하며 계시하는 것이다"는 문장이 바르트의 성육신을 요약한다고 전했다.

이어 권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육신이 되었는지 바르트는 비하 사건을 치밀하게 설명함으로 밝힌다"며 바르트의 설명을 소개했다.

"하나님은 자기 아들 안에서 낯선 곳으로 들어감을 통해, 인간 타락의 원점을 벗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인간이 굴복한 그 시험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그 상태에 있었는데 이는 극복 당함 안에서 죄인이 되고 하나님의 원수가 되기 위해서이다"

권 교수는 "바르트의 '그(예수)는 다른 종류의 본질로서 우리의 상황 위에서 머문 것이 아니라 동일한 본질로서 그 상황 가운데 들어오셨다는 점에서 인간의 형제가 되셨다. Deus pro nobis란 이런 또 다른 심오한 의미에서 먼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죄인이 되고 그의 원수가 된 그 장소에, 우리가 그런 존재로서 하나님의 고발과 저주 아래 서 있으며 우리 자신의 타락을 끌고 가는 그 장소에 들어오셨다는 말이다'는 발언은 예수 그리스도가 타락 후 아담의 몸을 취했음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한국개혁신학회 한국칼바르트학회 공동학술심포지엄이 21일 오전 9시30분부터 새문안교회에서 진행됐다.   ©채경도 기자

■ "예수는 스스로 (죄 있는) 육신이 되어 고난을 당하심"

권호덕 교수는 "예수께서 불순종을 범한 본성을 취했다고 여길 경우, 성도들의 마음에는 예수가 받은 고난이 보다 더 크게 이해되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훨씬 더 크게 인식하고 감사하게 된다"며 "아담은 범죄하고 육신이 되었지만, 예수는 우리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육신이 되어 고난당하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교수는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가를 안다는 것은 성도들의 삶의 방법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예수께서 그 불리한 상태로 오셔서 승리하신 비결은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성부와 긴밀한 순종의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즉 말씀이 육신이 되어 고난당하시며 육신이 요구하는 그 모든 것에 굴하지 않고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승리하신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생인(重生人, 거듭난 사람)이 성공적인 신앙생활을 해서 영적으로 승리하는 비결은 존재론적으로 어떤 신적인 능력이 우리 속으로 들어옴을 통해서가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그리스도와 연합을 이루고 하나님과 믿음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그 비결임을 성경은 가르친다"면서 "한국 기독교인들의 삶의 방식을 점검하고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21일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한국개혁신학회·한국칼바르트학회 공동학술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권 교수의 발제 외에도 이날 오영석 교수(전 한신대 총장)의 '칼 바르트의 신학의 입장에서 영성과 영성신학의 문제', 황덕형 서울신대 교수의 '일반적인 문화 이해와 바르트의 문화신학', 김옥주 한세대 교수의 '칼 바르트의 삼위일체론에 관한 비평적 고찰', 김영한 교수(기독교학술원장/숭실대 명예교수)의 '바르트 신학의 공헌과 문제점-칼빈주의적 관점에서', 박성규 장신대 교수의 '하나님의 의와 인간의 정의- 칼 바르트 신학을 중심으로' 등 다양한 발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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