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 새해 첫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9일 오전 7시 분당한신교회(담임목사 이윤재)에서 '내가 닮고 싶은, 존경하는 사람'을 주제로 개최됐다.

▲안만수 목사   ©화평교회 웹사이트

이날 '내 닮고 싶은, 존경하는 사람 정암(正岩) 박윤선 목사'를 주제로 발표한 한복협 국제위원장 안만수 목사(화평교회 원로)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세 권으로 편집된 『박윤선과의 만남』을 출판하기 위해 한국 교계에서 열심히 활동해 온 목회자와 신학자 140여명의 인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고 말하며 그들이 기억하는 박윤선 목사를 소개했다.

김명혁 목사는 "박 목사님은 '죽었다가 깨어나 다시 한 세상을 산다고 해도 나는 목사가 되어 성경을 증거하겠노라'고 자주 말씀하셨고 '내가 평생에 힘써온 중요한 일은 신학 교육과 성경 주석 저술이었다'고 말씀했어요"라며 "나는 지금도 박 목사님의 주석들은 세상의 여러 책들 중에서 가장 귀중하게 여기며 가까이에 두고 자주 읽습니다. 그리고 설교할 때마다 자주 '박윤선 목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토를 달곤 합니다"고 기억했다.

또한 이문식 목사는 "성경이 멈추라는 것에서는 멈춰라, 내가 인간적인 유추를 하면 모든 이단이 거기에서 난다. 성경이 말하지 않는 것을 우리가 상상력이나 철학으로 덧붙이지 말라,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말하지 말라. 이런 말씀들은 평생 제가 설교하면서 넘어가지 않게 한 힘이었습니다"고 했다.

▲고(故) 박윤선 목사

손봉호 교수는 "웨스트민스터에 가니까 박윤선 목사님의 새벽기도는 이미 전설이 되어 남아 있었습니다. 미국에는 새벽기도라는 게 없는데 박 목사님 혼자서 그렇게 기도하시고 떠난 뒤 그때까지 유명한 전설로 남아있어서 참 자랑스러웠습니다"며 "어쨌든 내 일생에 오늘의 저를 만든 데는 박 목사님의 위치가 엄청나게 중요했다"고 회고했다.

'불덩어리 설교'와 관련해서 이재훈 목사는 "제 서가에 두 종류가 있는데, 항상 언제든지 볼 수 있게 중요한 책들은 주변에 둡니다. 바로 손이 닿는 곳입니다. 거기에 박윤선 목사님 설교집들을 따로 모아놓습니다. 그래서 어떤 설교를 하든지 항상 먼저 찾아보고 있습니다. 또 박 목사님 육성 설교를 제 스마트패드에 넣어서 여행할 때면 몇 편씩 듣습니다"며 "목사가 설교 듣는 자리에 있기가 쉽지 않은데 박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 정신이 바짝 나더라고요. ...... 제가 보기에 최고의 설교학 교과서입니다"고 인터뷰했다.

박윤선 목사와 생전 친구지간이었던 방지일 목사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방지일 목사는 "그때 내가 예배당을 지으려고 윤선이보고 와서 설교하라고 했습니다. 당시에 손목시계 같은 것은 일본 사람이나 가지고 있었던 거고 윤선이한테는 회중시계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때 누가 시계 찬 사람이 있었겠습니까? 그때 일본 돈 2원짜리 큰 시계 하나를 윤선이가 가졌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은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때 윤선이가 와서 한 100명 조그만 방에 가득 모였는데, '자! 나는 이것밖에 없수다!' 그러고는 그 시계를 툭 내놨습니다. 그때 그걸 내놓은 겁니다. 그래서 좌우간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서 우리가 자립해서 그 교회당을 지었습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권성수 목사는 "박윤선 목사님이 계속 강조하셨던 것은 영광 받는 자리가 위험한 자리다, 영광 받는 자리에서 철수해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 평생 지론입니다. 그래서 제가 목회하면서 제 생일을 일부러 숨겼습니다. 생일을 알게 되면 큰 교회 같으면 그 날에는 황제 취급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내가 세상에서 이런 영광을 받고 가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서 생일을 아예 기억하지 못하게 한 겁니다"며 "이런 것이 전부 박윤선 목사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뼛속에 스며들어 있는 좋은 교훈입니다"고 기억했다.

이외 이날 발표한 한복협중앙위원 신동우 목사(산돌중앙교회 담임)는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40여년간 사역하며 선교의 교두보를 구축한 고 서만수 선교사를, 한복협중앙위원 유관지 목사(감리교북한교회연구원 원장)는 거창고 교사로 재직하다 서원을 지키기 위해 나이 마흔에 선교사로 헌신해 중국선교의 초석을 놓은 고 홍종만 선교사를 '내가 닮고 싶은, 존경하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또한 한복협 여성위원장 김윤희 교수(CCC 상근이사)는 CCC 설립자 빌 브라이트의 부인으로 1951년 UCLA에서 C.C.C.를 창설하는데 함께했던 주요 멤버로서, 평생동안 남편의 복음화 운동의 동역자로 대학생 선교와 세계선교에 매진한 보넷 브라이트 여사를, 한복협 중앙위원 이윤재 목사(분당한신교회 담임)는 교개혁 이후 무너져가던 가톨릭 교회의 테두리 안에서 최고의 영성과 헌신을 보여준 쟌느 귀용 여사를, 한복협 중앙위원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담임)는 일제시대에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순교당한 주기철 목사를, 한복협 중앙위원 이철 목사(남서울교회 원로)는 한국의 성자요, 참된 목회자 손양원 목사를 '내가 닮고 싶은,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았다.

발표를 종합하며 한복협 중앙위원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담임)는 "작년에 영화 '명량'의 흥행은, 리더쉽 부재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반영되어 이순신의 리더쉽이 새삼스럽게 부각된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며 "날로 추락해가는 한국 교회의 현실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리더쉽 부재를 실감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대에 존경하고 닮고 싶은 이들을 논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회복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의미 있는 길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덧붙여 "우리가 인생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알고 보면 누군가 먼저 걸어간 길을 뒤따라가는 것이다"며 이날 발표가 "우리가 걸어 가야할 신앙의 여정에 뜻 깊은 표지판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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