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매월 신간 정보 및 국내 온오프 서점들의 베스트 집계자료를 모아 '기독교 출판소식'을 전해 왔던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이하 기출협)이 한국기독교 출판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 새로운 출판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하고자 한 해 누적된 종합 자료를 발표했다.

기출협은 먼저 '2015 베스트셀러와 신간 분석'을 발표했다. 이는 각 월 베스트 목록에서 상위 20위에 든 책들을 다시 순위합산 방식으로 더해 최종 ‘베스트 20’을 마련한 것으로, 전후반기에 베스트 20 순위에 든 출판사는 각각 24개 사이다. 또 저자는 63명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베스트 20에서 1위는 규장에서 출판한 《왕의재정》(김미진)이었다. 《왕의재정》은 1~12월까지 단 한 번도 월별 집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지만, 8번 이상 5위권 이내에 자리함으로써 누적집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생명의말씀사가 출판한 《5가지 사랑의 언어》(게리채프먼)와 규장의 《죽으면 죽으리다》(이찬수)가 2~3위를 차지했다. 전반기만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왕의재정》(김미진), 《오늘을 견뎌라》(이찬수), 《우리, 서로 사랑하자》(유기성)이 1~3위를 차지했고, 후반기에는《죽으면 죽으리다》(이찬수), 《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 2》(최윤식 외), 《팀 켈러의 기도》(팀 켈러)가 1~3위를 차지했다.

기출협 측은 "베스트셀러는 출판시장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향후 시장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에도 꼭 필요한 자료"라고 밝히고, "다만 아쉽게도 현재 '기독교 출판소식'의 베스트 20은 실제 총 판매량을 반영한 자료는 아니"라고 전했다.

한국저자(69%) 대비 외국저자(31%) 비중이 시사하는 것은 "대중성 상실"

기출협은 "최근 몇 년간 한국 기독교출판사들이 한 해 동안 출간한 신간중 번역도서 비중은 30% 대에 머물렀다"고 밝히고, "올해도 협회에 납본된 991권의 신간도서 중 364권으로 약 36%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베스트 리스트를 보면 이와 양상이 조금 다르다. 기출협은 "전후반기 베스트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84종의 저작 가운데 국내저작이 58권, 번역저작이 26권으로 소폭이나마 국내저작물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심지어 종합 베스트 20에서는 외국 저작이 3종에 불과하고 그중 <5가지 사랑의 언어>는 2001년에 출간된 책"이라며 "베스트순위를 50위까지 확대하면 비중이 달라지겠지만, 최상위권에서 이런 일방적인 비중은 다소 뜻밖의 결과"라 했다.

기출협은 "이러한 결과가 나온 원인을 생각해보면 ▶신학도서 위주의 출판 ▶고전의 중복출판 ▶편저작물의 양산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러한 출판이 출판물 자체의 질적 수준을 제고한 공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정작 다수의 독자들에게는 어렵거나 식상한 느낌을 주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반면 "국내 저작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저자의 대부분이 ‘목회자’인 점, 그리고 장르가 ‘설교집’내지 ‘간증서’인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고 전했다.

대형 출판사의 '베스트' 행진은 어떤 의미가 있나

기출협은 "2015년 종합베스트 20에서 규장은 총 9종의 책을 리스트에 올려 최다작 배출 출판사가 됐다"고 말하고, "뒤를 이어 두란노서원이 5종, 생명의말씀사가 4종으로 3개 출판사가 90%를 차지했다"면서 "전후반기 베스트 20도서(84종)로 확대해보면, 두란노가 22종으로 1위를 차지했고, 규장이 20종, 생명의말씀사가 13종을 차지해서, 3개사의 비중은 65%에 달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평균적으로 모집단에서 70% 내외의 점유율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다른 출판사들이 선전했던 것으로 분석되며, 2종을 배출한 회사가 한 곳에 그쳤던 2014년과 달리, 홍성사(4종), 복있는사람, 아가페북스, 쿰란출판사(이상 3종), 새물결플러스, 토기장이(이상 2종) 등이 베스트도서를 배출했다"고 했다.

기출협은 "2015년부터 출판시장이 개정 도서정가제법 아래에서 이벤트나 할인과 같은 마케팅으로 판매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러한 대형 출판사들의 높은 베스트셀러 점유를 다시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독자들의 Needs가 무엇인가?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저자는 어디에? ▶책도 디자인 상품 ▶확실하고 다양한 유통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3개 출판사들을 연구하고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했다.

"베스트의 평균 수명은 출판 초반에 달려있다"

기출협은 "종합 베스트 20이 월별 집계에서 상위 20위 이내에 들었던 평균 기간은 6.7개월, 상위 10위의 평균은 8.8개월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베스트 20의 모집단의 경우 2.8개월이었는데 이는 모두 전년보다 소폭 상승한 결과"라면서 "이로부터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초반 3개월이 가장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규장(3.4), 두란노서원(2.4), 생명의말씀사(3.3) 등 빅3의 경우 베스트셀러들의 평균이 3개월로 나타났다. 이중 스테디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7개월 이상 베스트 목록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기출협은 "이로부터 시장에서 도서의 판매수명을 길게 가져가려면, 출간 초기 독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적절한 홍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15년 신간은?

기출협은 "2015년 한 해 동안 총 991종의 신간을 소개했다"고 밝히고, "이는 전년 대비 11% 정도 증가한 것으로,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기독교 출판사들이 애써 노력한 결과물"이라 전했다. 더불어 신간들의 분량은 평균 313페이지, 평균가격은 14,651원이라 전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신앙일반은 올해에도 총 276종(27.8%)이 소개되어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신학일반(117종, 11.8%), 설교/강해(114종, 11.5%)가 2~3위를 차지했다. 기출협은 "그외 신학 분야(33종), 경건생활/기도(46종), 전도/선교(44종), 성경공부(41종), 시/소설/수필(40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간이 출간된 점은 환영할 바이지만, 기독교교육(14종), 기독교세계관(12종), 청소년(8종), 제자도(5), 청년(2종) 등 다음세대를 위한 책들이 4.1%에 그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 지적했다.

한편 2015년 베스트셀러 종합 20위는 "왕의재정"(김미진, 규장) "5가지 사랑의 언어"(게리 체프먼, 생명의말씀사) "죽으면 죽으리이다"(이찬수, 규장) "메시지 구약-시가서"(유진피터슨, 복있는사람) "오늘을 견뎌라"(이찬수, 규장) "2020-2040 한국교회미래지도 2"(최윤식, 생명의말씀사) "목사의 딸"(박혜란, 아가페북스) "우리, 서로 사랑하자"(유기성, 두란노) "팀 켈러의 기도"(팀 켈러, 두란노) "어? 성경이 읽어지네!"(이애실, 성경방) "P31"(하형록, 두란노) "하나님 아이로 키워라"(박현숙, 규장)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유기성, 규장) "떨기나무 2"(김승학, 생명의말씀사) "예정"서우경, 규장) "The 멈춤"(김여호수아, 규장) "상처가 별이 되어"(김양재, 두란노) "WHYJESUS 왜예수인가?"(조정민, 두란노) "가족"(김남준, 생명의말씀사)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유기성, 규장) "진리가 결론되게 하라"(김용의, 규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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