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교수는 20년 전부터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물으면 '가난 실천'과 '풀뿌리 작은교회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바른교회아카데미가 가을을 맞아 시작한 '세월호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진행한 '테마가 있는 신학강좌'가 28일 '세월호 참사 앞에 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발표한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교수)의 강연으로 끝을 맺었다.

이날 열매나눔빌딩(舊 청어람) 열매홀에서 오후 7시 진행된 강연에서 이만열 교수는 세월호 사건 이후 공직자와 정부의 무책임성과 기독교 지도자들의 '하나님의 뜻' 발언에 관해 질타했다. 특히 이만열 교수는 한국기독교총엽합회(한기총) 부회장을 역임한 이의 발언인 '가난한 집 애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느냐...'하는 것과 '세월호 참사는 하나님의 뜻이다'고 복음주의 기독교에서 소수이지만 발언하고 동조한 이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 등에 대해 질타했다.

이만열 교수는 "역사학계에서는 이를 친일 식민사관의 아류로 규정했다"며 "일제시대가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하면 반대로 독립운동을 한건 어떻게 되느냐 하나님의 뜻에 역행한거냐는 얘기가 바로 나온다. 이런 문제들을 간과해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얘기한 이런 것은 굉장히 문제를 삼을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저는 하나님께서 명시적으로 자기의 뜻을 말씀하는 적이 있는가 회의를 한다. 하나님의 뜻이다 주의 뜻이다 성경에는 많이 나오는데 성경에 식민지를 만들고인간적으로 공정하지 못하고 불의하고도 나의 뜻이라고 하는게 있는가" 물었다.

그는 "구약에서는 가나안 족속을 쳐버린 것이 나의 뜻이다 하시는 것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적에 그게 나타나는가 회의를 갖고 있다"며 "가나안 족속에 쳤다고 할 적에도 그들이 너무 우상을 섬기고 죄악을 졌기 때문에 친다고는 했지만 하나님을 잘 섬기는데 친다는 식의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은 가난하고 약한 자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이신데 가난하고 약한 자를 짓누르는 일을 예정 가운데 하셨다고 말할 수가 있는가? 인간이 저지른 죄악된 상황과 관련해 하나님의 뜻을 결부시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며 "역사적 사실에 관해서 그게 하나님의 뜻이냐 아니냐 묻는 것은 인간의 월권이 아니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로 고려해야 될 문제로는 마태복음 5장 37절(오직 너희 말은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 좇아 나느니라)을 언급하며 '옳은 것을 판단하는 문제'에 관해 말했다.

이만열 교수는 누가복음 12:54-57, 마 16장 4절 등을 말하며 "예수님께서 '이 시대를 분간하지 못하느냐'고 말씀하시는데 결국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라, 옳은 것은 예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를 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종래 보수주의자들이 정교분리를 내세우고 정치문제 사회문제에는 기독교인이 발언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 근거가 없다. 예수님이 벌써 이렇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레미야는 650년경에 난 사람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마지막 포로기 B.C 586년까지 선지자로서 예언했던 사람이다. 선지자이고 예언자인데 지금 시대 예언자는 목회자 뿐 아니라 언론인, 지성인 이들이 예언자라고도 할 수 있는데 주류언론들은 거짓을 얘기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만열 교수는 세번째로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과 관련해서 '십자가의 길과 십자군의 길'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십자가의 길 대신에 십자군의 길을 가고 있다. 십자가의 길은 스스로 달려 죽는 길인데 한국교회는 오히려 정복하려고 하고 세력화하려고 한다. 이것은 기독교의 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죽는 길, 십자가 앞에서 날마다 죽어야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이 되고 새생명을 얻어갈 것인데 정복자로서 자기과시자로서 세력확대자로서 나아가고 있는 한국교회는 성경이 말하는 정도를 걷고 있지 않다"며 "이렇게 가다 보니 섬기는 것보다 지배하는 길을 찾는다. 특히 목회자들이 더 그렇다. 공동체를 이루는 것보다 개인영웅주의로 나간다. 그래서 나타나는 현상이 개교회주의이다"고 했다.

또 "한국교회가 살 길이 뭐냐 할 때 평소에 20년 전부터 얘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가난 실천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며 "교회가 너무 부자가 돼있고 교만해졌다. 부자청년이 예수님께 와서 물었어떻게 하여야 영생을 얻을까 물으니 가난한 자에게 주고 니가 가난해져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한국교회도 내놔야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더 큰 예배당을 짓고 더 큰 세력화를 하고 있다. 일종의 우상화작업으로 이걸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풀뿌리 작은교회 운동을 해야한다. 큰 교회 교인들은 전부다 부평초가 돼있다. 지역사회와 다 떨어지고 교회와만 끈을 갖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풀뿌리로 들어가야 된다. 그러려면 작은교회라야 한다"며 "이에 윤리의식을 강조해야 하고 근검과 절약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이만열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첫째는 영적 세속성이다. 교회 일을 한다 하면서 세속적인 것을 그대로 추구하고 시장논리에 물들었다는 것이다. 웰빙영성, 번영의 신학 이런 것을 다 영적 세속성으로 규정하고 싶다"고 말하며 '교회의 시장화 현상'이라고 표현하며 "선교를 마케팅과 혼동을 하고 기복마케팅을 잘 하면 교회가 성장하는 것처럼 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인들의 수적인 감소도 각오하면서 교회다움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역시 연결되는 싸워야 할 우상들은 맘몬(Mammon), 물신이다. 지금 정치나 교육도 시장화되고 있고 교회마저 필연적인 결과로서 물신을 섬기게 된다"며 "오래 전부터 한국교회는 십자가 간판 붙여놓고 하나님 찬양은 하는데 실제는 그안에서 물신의 상징인 바알을 섬기고 있다"고 했다.

또 "오늘날 한국교회는 목회자들이나 일반교인들의 윤리부재 의식이 너무 강해서 바알만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향락의 신 아세라까지 끌어들였다. 그 결과 사람을 소모품으로 여긴다"며 "경제도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경제가 됐고 결국 이런 것은 물신숭배와 관련이 있다. 마르크스 이전에 예수님께서 돈이 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맘몬'이라고 호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자본 시장이 하나님의 자리에 사실상 등극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척결해야 되는가 싸워야 되는가 문제가 있다"며 "세월호 사건도 결국 따지고 보면 원인론으로 보면 유벙언으로 들어가고 유병언이 돈 가지고 거래해서 법에서 금하는 것, 배의 선령이 20년이었는데 이명박 정권때 30년으로 허락해주고 고치도록 해주고 과적하고 평형수 빼고 이런 것들이 물신숭배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시대 개혁주의 한 사람인 박득훈 목사는 경제학 공부한 사람이라 경제에 밝은데 자본주의가 한국에 끼친 영향이 세월호 참사로 나타난 거니 자본주의 자체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체제 자체를 바꾼다는게 쉽지 않을 것지만 개혁자로서 박득훈 목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얻어야 할 교훈은 자본주의를 폐기처분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자본주의가 자유를 인정하고 인간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데서 오늘날 번영사회를 가져왔지만 인간의 욕심을 절제하도록 제도적으로 억압하면서 자연 파괴와 인성 파괴를 막아가는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구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만열 교수는 "이를 극복하는 것 중의 하나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사도행전 말씀처럼 계속 주면서 교회도 계속 비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만이라도 실천해보자"고 말했다.

덧붙여 "그밖에 국가이데올로기와 세속언론과의 투쟁이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언어, 말이다. 대중의 말만 지배하면 그 생각도 지배할 수 있다. 히틀러때 괴벨스 얘기가 그 이성적인 독일 사람들을 2차 대전으로 몰아갔다. 언어가 지배를 한다"며 "세월호 사건이 있었을때도 처음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했지만 한 주류 일간지에서 사건 한달 더 돼서 피로감이란 말을 내면서 지금은 완전히 사람들의 의식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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