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의 현실과 방향성' 포럼에서 발제한 김승호 교수(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 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영희 교수(서강대 성평등상담실).
'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의 현실과 방향성' 포럼에서 발제한 김승호 교수(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 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영희 교수(서강대 성평등상담실). ©이수민 기자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26일 두 곳에서 교회 '여성'을 주제로 한 포럼과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먼저 이날 낮 기독교회관에서는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가 "목회자 성윤리, 어떻게 다뤄야 하나?"란 주제로 '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의 현실과 방향성' 포럼이 열렸다. 행사에서는 개혁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이 먼저 "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 실시여부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 보고"를 발표했으며, 이어 김승호 교수(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가 "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 진단과 대책"을 주제로 발제했다.

김승호 교수는 한국교회 목회자 성범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신학대학원에서의 성윤리 교육의 부재 ▶목회자와 교인 사이 힘의 차이 ▶개인적인 병리적 차원 등에서 찾았으며, "목회자 성범죄 발생 시 징계제도가 있지만 이런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 교수는 ▶각 교단이 신대원 과정에 성윤리 과목 개설을 의무화하고, 과목 이수를 신대원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 ▶신대원 과정에서 성윤리와 관련된 특강, 포럼, 세미나, 개인상담 등 성윤리에 대한 보다 높은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성윤리 교육이 보다 광의적 의미로서의 영성훈련과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단지 목회자 성적탈선을 예방한다는 소극적 차원의 교육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성일반, 동성애, LGBT학, 여성학 및 성적학대와 가정폭력 등을 포함하는 보다 광범위한 내용을 교육해, 현 시대 제기되는 성 관련 이슈들에 대한 보다 전문적 이해와 대책을 가질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26일 낮 기독교회관에서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가
26일 낮 기독교회관에서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가 "목회자 성윤리, 어떻게 다뤄야 하나?"란 주제로 '신학대학원 성윤리 교육의 현실과 방향성'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은 패널 토론에 나선 장신대 감신대 한신대 여학우들과 발제자들의 모습. ©이수민 기자

개혁연대 행사에서는 김 교수의 발제 외에도 김영희 교수(서강대 성평등상담실)가 "대학 내 반성폭력 정책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또 최소영 목사(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의 사회로 한신대와 감신대, 장신대 여학생회 및 여학우회 관계자들과 김성수 목사(예장합동 예드림교회) 등이 패널로 나서서 목회자 양성과정이나 교회 현장에서 평등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그리고 제도와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새로운 길을 모색해 보는 토론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같은날 저녁 서대문 이제홀에서는 평화교회연구소가 "여성은 어떻게 교회에서 배제되는가?"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강사로 나선 최순양 박사(이화여대 초빙교수)는 '여성목사 안수' 문제로 상징됐던 지도력에서의 배제와 예배 상징과 용어에서의 배제(성서해석)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현실 가운데 '가족강화 이데올로기'로 말미암은 배제,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따라갔던 교회의 문제 등을 먼저 지적했다.

최순양 박사(이화여대 초빙교수)
최순양 박사(이화여대 초빙교수) ©자료사진

"서구 기독교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위계질서 적인 존재방식의 이해, 즉 이성적 머리는 남성이고 그 다음에는 여성, 어린아이 동물 순으로 존재질서가 지워져 있는 서구적 피라미드식 존재이해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유교적 위계질서와 교묘하게 결합되어서 한국 개신교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여성 억압적 기독교가 탄생했는데, 그러한 면모를 잘 드러내 보이는 것 중 하나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신앙교육이다."

최 박사는 "초기 한국개신교의 이러한 경향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 양태가 달라졌을 뿐 여전히 ‘가족강화’를 주목적으로 하여 이뤄진다"고 말하고, "현재 교회를 다니는 여성들, 특히 아이를 가진 어머니인 경우, 그녀들이 교회를 다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라면서 가족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는 교육기관으로 주도적 역할을 한 곳 중의 하나가 사실은 ‘교회’였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중상층 여성들에게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는 가족강화논리는 사실, 경제적 계급적 문제도 가지고 있지만, 젊은 여성들의 변화되는 상황에도 상당히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심각하게 재고되어야 할 여지가 많다"고 지적하고, "20-30대 여성들도 경제적 이유나, 여성의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교회에서 설교나 신앙교육의 내용이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결혼을 해서 ‘남편’과 ‘아내’는 '이러이러한' 역할들을 하면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신앙교육을 하고 있다면, 거기에 공감하고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이제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언제까지 결혼강화교육을 하겠느냐"고 이야기 했다.

한편 청어람아카데미(대표 양희송)는 '혐오'를 주제로 한 월례강좌 시리즈 가운데 '여성'을 한 강좌로 집어넣었다. 이슬람과 동성애, 종북 등의 주제와 함께 '여성' 역시 한국사회 및 한국교회 내에서 어떠한 입지를 갖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청어람은 "이미 한국 사회를 위협하는 대표적 사안이라 멀찍이 물러서 있지는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하고, "그리스도인들이 혐오와 포비아의 확대재생산에 적지 않게 연루된 현재 상황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주제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사실관계의 오류나 왜곡은 바로 잡고,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문제를 다룰 때 가져야 할 더 나은 태도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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