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기독교학술원 제46회 학술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재단법인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목사) 제46회 학술원 공개세미나가 '종교개혁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이종윤 원장의 인도로 한일장신대 배경식 박사(조직신학 교수)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박사(조직신학 교수), 평택대학교 안명준 박사(신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이날 '삶의 개혁을 위한 신학적 문제점들'을 주제로 발제한 안명준 박사는 한국교회의 신학적 문제로 '극단적인 이원론'을 지적했다.

안 박사는 "한국교회는 일제의 핍박과 6.25전쟁 및 고속 경제성장을 겪으며, 격동기의 시련 과정을 통해서는 민족적 고통과 정치적 억압의 시대에 '세상과 내세'라는 도식의 이원론에 빠져 들었고, 경제적 풍성함과 사회적·윤리적 자유의 시대를 맞이해서는 '교회와 세상'이라도식의 이원론으로 빠져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의 구도에서는 '기도와 기도원' 그리고 '치료의 은사와 신비주의'의 강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후자의 구도에서는 지상교회 내에서 특별은총의 충만함을 강조했고, 일반은총의 영역으로서 세상에서는 특별은혜의 적용이 미약했다"고 전했다.

안 박사는 "예를 들어 이런 모습은 한국교회의 개인의 구원을 중시한 보수적인 신앙과 사회구원을 주장한 진보적 신앙이 구원을 어떻게 이해하는 그 방식에서 분명하게 나타났으며, 교회가 외형적인 모습을 중시하며 그 숫자적으로 많은 성장을 강조하는 오늘날의 목회신학에서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극단적 이원론적 사고의 수정 없이는 참된 목회나 성도들의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며 "한국교회는 극단적 이원론으로 인해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인 실현을 이 땅 위에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는 천국이지만 교회 밖에서는 비천국이라는 장소로 인식하고 기독교인들이 삶의 모범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또, 기독교를 지나치게 이원론적으로 강조한 결과, 성도들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한국교회는 잘못된 극단적 이원론의 세계관을 버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 사상을 강조해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 위에서 분리돼 내세에 가는 곳이 아니라 바로 이 땅위에서 종말론적으로 실현되어가는 과정임을 교회에서 주장해야 한다. 이 세상을 도피하거나 적당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문화의 변혁자로서 사는 크리스천의 삶과 실천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경식 박사는 이날 '구원론의 본질과 다양성'란 주제의 발제에서 "구원은 기독교 신앙과 신학에서 중요한 열쇠와 같은 언어 중의 하나"라며 "그런데 한국에서 구원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중대한 기로에 처해 있으며, 기독교 이단으로 규정된 이단들이 구원이라는 말을 남용할 정도로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배 박사는 "근자에 들어 국민들을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세월호와 구원파 교주의 말로는 비참하리만치 기독교를 나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면서 "온 국민이 세월호 특별법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그 때를 맞춰 찾아온 가톨릭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하면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고, 이제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것이 마치 가톨릭인 것처럼 분위기가 바뀌어져 버렸다"고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 박사는 크리스천을 향해 구원받은 자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편에서는 인간의 믿음을 보시고 값없이 의롭다 칭하셨으나 인간 편에서는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겸손한 신앙의 모습이 필요하다"며 "믿음으로 구원의 확신을 갖는 사람은 '의인이자 죄인임'을 인정하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신실한 삶을 살아야 할 자유와 책임과 의무가 주어졌다"고 역설했다.

이승구 박사는 '종교개혁에 비추어 본 한국교회 예배 개혁의 과제'라는 발제에서, 성경의 가르침과 장로교 예배 모범을 돌아보면서 우리들의 예배에서 고쳐져야 할 문제들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했다.

이 박사는 ▲그리스도의 공로와 십자가와 부활에 의존한 성령님 안에서의 예배라는 점이 확실히 인식될 것 ▲공예배 중에 구약과 신약의 말씀을 연속적으로 읽고 듣는 순서의 회복이 있을 것 ▲그 곡조와 가사가 예배에 적합한 찬송을 선곡하고, 작곡해 찬송할 것 ▲예배가 지나치게 의식화되는 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치려고 노력할 것 등을 강조했다.

특히 이 박사는 "예배당 안에 성찬상이 마치 제단과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중앙에 있는 것, 성찬상에 촛불이 있는 것들은 모두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면서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님 등이 예배를 위해 독특한 복장을 하는 것이나 가운을 입는 것도 심각하게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될 수 있는 한 목회자가 평상복을 입고 예배를 인도하는 방식이 좋고, 특별히 일상생활에서도 목사들이 독특한 성직자복을 도입하는 것은 애를 써서 성직자복을 폐지한 선배들의 노력을 무위화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열린 경건회는 이종윤 목사의 인도로 김광한 장로가 기도하고, 손인웅 목사가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라는 설교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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