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성장지상주의와 번영신학이 발달한 한국교회, 그럼으로 말미암아 고난 아닌 고난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주도홍 박사)가 "개혁신앙과 고난받는 교회"를 주제로 '제37차 학술심포지엄'을 열어 이러한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렸다.

학회장 주도홍 박사는 개회사를 통해 "2천년 교회사에서 볼 때 그 어느 시대고 교회가 순풍에 돛 달고 안락한 항해를 하던 시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사실 어떤 면에서 개혁은 고난을 동반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말했지만, "과연 오늘의 한국교회가 개혁을 위해 고난을 당하고 있는가 물을 때 조금은 당황하게 된다"면서 "그 고난의 배경에는 주를 따르는 자로서 어쩔 수 없이 만나는 고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욕심에 끌려 한국교회가 고난을 자초했다"고 보고, "세속적 번영신학의 추구로 인해 한국교회는 본연의 자세를 잃고 급기야는 쇠락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면서 "21세기 한국교회의 고난은 자업자득"이라 문제제기 했다. 때문에 주 박사는 "어떤 면에서 한국교회가 이제야 교회다움을 회복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기조강연을 전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옥스포드의 존 위클리프와 보헤미아의 얀 후스, 종교개혁자 루터, 소양 주기철 목사, 김윤찬 목사, 사도 바울 등의 고난을 예로 들면서 "참된 그리스도의 교회는 이 세상에서 나그네요 순례자의 삶을 사는 교회"라며 "개혁교회는 이 세상에서 끊임없이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기 위하여 순례자의 길을 걷고 현실의 불의와 부조리에 대하여 정하다가 고난을 당하는 교회"라고 했다.

김 박사는 "중세 교회가 요한계시록의 천년왕국을 이 세상의 교회왕국과 동일시했기 때문에 인류 역사상 가장 암흑기를 제공했다는 역설을 본다"고 지적하고, "영광의 신학이 아니라 십자가의 신학이 필요하다"며 "개혁교회의 신학은 본질적으로 중세교회나 오늘날의 오순절교회가 추구하는 영광의 신학이 아닌 우리 주위에 있는 지극히 작은 소자와 소외자들 가운데 계시는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교회"라고 주장했다.

안인섭 교수(총신대)는 "고난에 대한 칼빈의 이해"를 설명했다. 칼빈은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위해서 당하는 고난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안 교수는 "이 점에서 칼빈의 고난에 대한 신학은 스토아적인 사상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칼빈은 성도들이 당하는 고난에 대해서 목회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면서, 고난당하는 성도들을 위로 및 격려한다.

더불어 칼빈은 경건한 자들의 고난은 구원의 서정의 맥락에서 성화의 과정에 위치한다고 봤다. 안 교수는 "이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을 찬송하는 신앙의 성숙을 이룩하게 되어 고난은 성화와 관련된다"고 했다. 또 "칼빈은 신자들의 고난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기독론적인 의미가 있고, 종말론적인 맥락에서 해석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안 교수는 이야기 했다.

안 교수는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칼빈은 신자들의 고난이라는 난제를 성육신과 성화라는 신학적인 문맥에서 접근하여 해결을 도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주변의 지역들로부터 제네바로 들어오는 점증하는 난민들의 열악한 삶의 상황을 한 명의 목회자로서 바라보면서 종합구빈원(General Hospital)이라는 디아코니아 사역을 통해서 그들을 돕기에 지체하지 않았고, 프렌치 구호기금(French Foundation)을 창설해 이 디아코니아 사역을 활성화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칼빈의 신자의 고난에 대한 개념을 생각할 때, 성화에 대한 그의 신학적 성찰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징계로서 하나님의 집에 대한 심판이 시작된다는 점이 계속 부각되고 있었다"면서 "칼빈은 성도들이 성화되어 그 제네바 공동체가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성도들을 위한 강력한 권징을 실천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유익하다고 보았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상은 교수(서울장신대)는 "고난 속에 맺힌 열매: 갈리칸 신조(1559)에 담겨진 확신과 교회의 신학"을 주제로 발표했는데, 갈리칸 신조는 칼빈이 조국 교회의 핍박받는 믿음의 동지들에게 보낸 눈물어린 애정과 격려가 담겨 있는, 그리고 그것이 공식적인 신앙고백 문서로 채택된 이후 수 백년 동안 이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고난받는 성도들에게 믿음의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졌던 개혁교회 신조이다. 이 교스는 "무엇보다도 칼빈의 말년의 신학적 정수를 담고 있는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을 초안한 녹스는 파리에서 최종적으로 완성된 이 신조의 문항들을 즐겨 암송했으며, 자신에 의해 작성된 신앙고백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벨직 신앙고백을 작성한 귀 드 브레 역시 이 신앙고백을 암송했으며, 많은 부분에서 자신의 신앙고백을 작성하는데 모범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이 신앙고백의 내용을 간접적으로 참조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 신앙고백의 많은 부분이 이후에 이어졌던 개혁신앙고백에 확산되어 나갔다.

동시에 이 신앙고백은 프랑스 개혁자들이 수백년 동안 자신들의 신앙적 역사를 형성해 나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유산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잘 알려져 있듯 라 로셸에 의해 최종판이 제시된 71년 바로 직후인 72년 프랑스의 개혁교도들은 성 바돌로뮤 축일의 학살을 통해 거의 절멸되다시피 했고, 남은 이들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흩어지게 됐다. 그러나 세계 어느 곳으로 가든지 이들은 "위그노 신앙고백"이라고 부르는 이 신앙고백을 붙들고 자신들의 신앙적 시금석으로 삼곤 했다고 한다.

앞선 발표자들이 '고난'에 대한 바른 이해를 설명했다면, 김성규 교수(웨신대 신약학)는 "한국교회와 선지적 회개 - 공관복음서에서 회개의 화행론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그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고난을 극복할 '회개'를 설명했다. 그는 "구약에서 회개 선포는 선지자들이 주도했고, 그들이 구원론에 있어 회개가 결정적이라는것을 누차 강조한다"면서 "신약에서 선지자 계보를 잇는 세례요한 역시 회개를 시대적 위기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회개 세례를 선포한 것은 신구약을 연결하는 선지자로서 소명을 정확하게 감당한 것"이라 했다. 또 "예수 역시 회개를 선포한 점에서 구약 선지자와 일맥상통하는 한 획을 그었다"면서 "이 같은 회개의 선포에서 확인되는 공통적인 의미는 회개가 구원론에는 물론 내면의 생각과 행동을 포괄하는 용어로서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기라는 말을 어디서도 들을 수 있는 요즈음, 회개가 주제로 부각되는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의미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지적하고,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기독교의 생명은 잘 보존되고 있지만 회개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해되는 것은 선지자들의 전통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위기의 본질은 회개와 구원의 분리된 이해로부터 온다"고 했다. 그는 ". 회개를 죄에 대한 단순한 심리적 의식으로 치부하거나 중생에 필요한 조건이라는 생각은 구원론을 흔드는 심각한 병"이라며 "회개가 구원으로부터 절대 분리 불가한 신학이며 뗄 수 없는 전통"이라 했다.

한편 최근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이외에도 "고난에 처한 성도들에게 주는 신앙적 유산들"(김성욱) "고난 받는 교회와 목회리더십"(김희백) "개혁신앙과 고난의 문제 - 이혼에 대한 기독교적 문제"(소기천) "고난의 기독교 윤리적 의미와 남북통일"(이장형)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 고난의 현 주소"(김진규) "18세기 뉴잉글랜드 도덕철학 논쟁"(조현진) "벨지카 고백서와 드브레"(라은성) "종교적 경험과 믿음의 관계성 연구"(장호광) 등의 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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