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며 경동교회에서 열린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며 경동교회에서 열린 "지성적 신앙과 일상의 성화" 평신도 포럼 첫 시간. ©조은식 기자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경동교회(담임 채수일 목사)가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며 "지성적 신앙과 일상의 성화"란 주제로 '평신도 포럼'을 시작했다. 8일 저녁 7시 30분 본당에서 열린 첫 대담자는 김형석 명예교수(연세대 철학과)로, 김 교수는 97세의 고령다운 깊은 신앙적 통찰과 간증을 청중들에게 전달했다.

김형석 교수는 먼저 한국교회가 代사회적인 신뢰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교회 안에 그리스도를 상실하지 않았나 싶다"며 "교회 나가는 사람이 크리스천이 아니라 예수를 만나 은총을 체험한 사람이 진짜 신앙인"이라 했다. 그는 생을 살면서 3번 주님을 깊이 체험했는데, 먼저 어릴 적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그 다음 청년의 때 '내가 주를 택한 것이 아니요 주께서 나를 택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40이 넘으면서 '예수 뜻대로 일하는 생의 사명감'을 체험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예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여 자신 인생의 가치관, 세계관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교회가 된다면 바람직스럽다"고 말하고, "예수 말씀을 교리로 받아들인다면 교권이 된다"면서 그럴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봤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면서도 "예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이면 교권 보다는 인권을 중요시하게 된다"고 말하고, 예수의 안식일에 대한 말씀처럼 “계명과 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권"이라며 오늘날 교회가 이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천주교도 최근에서야 '교회가 사회를 위해 있다'고 하던데, 교권보다 인권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라 말하며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너무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살았던 것 아니냐"고 말하고, "주님 말씀은 개인의 변화와 역사를 견인하는 큰 희망의 이야기인데, 우리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신앙적 운동을 너무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종교개혁500주년, 이제 예수 말씀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민족에게 희망을 주며 역사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 철학의 아버지 김형석 명예교수(연세대). 그는 이번 대담 시간을 통해 한국교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자신의 간증을 전했다.
한국 철학의 아버지 김형석 명예교수(연세대). 그는 이번 대담 시간을 통해 한국교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자신의 간증을 전했다. ©조은식 기자

특히 김 교수는 "개신교가 이미 오래 전(500년 전) 방향은 바로 잡았는데, 대형교회가 생기면서 '교회'(교리·교권>인간 - 편집자주) 중심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교회가 작을 때는 교회에 신경 쓰는 시간과 노력이 많지 않은데 교회가 커지면서 그 안에서만 살게 됐다"고 했다. 하나님 나라는 잃어버리고 교회에만 빠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는 "4복음서에 보면 예수께서 교회를 걱정하신다거나, '큰 교회를 만들어라'는 말씀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신다"고 말하고, "오히려 이 민족을 하나님 나라로 바꾸는데 모든 것을 투입하라 하신다"면서 한국교회가 이 사명을 잃어버릴까 염려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먼저 교회가 사회보다 높은 수준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과거 교회는 사회보다 수준이 높아 사회를 선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회의 수준이 월등하게 교회보다 높아져 지성적인 교인들은 교회로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가 목회자에게 신앙을 배우는데, 목회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 한다"면서 "목회자들은 교인들을 자신보다 더 훌륭하게 키워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교회에서 예수를 사랑하고, 말씀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교회에 성도들이 많지 않아도, 예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인 참 성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회자로는 강영안 명예교수(서강대 철학과)가 수고했다. 행사는 (재)여해와 함께가 주최하고, 경동교회 등이 주관한다. 기간은 2월~7월 상반기와 9월~12월 하반기로 나눠 진행하고,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저녁 오후 7:30에 시작한다. 3월 이야기 손님으로는 이만열 명예교수(숙명여대)가 나올 예정이며, 4월에는 박상은 원장(안양 샘병원)이 나온다. 주최 측은 "기성교회에 대한 비판과 대안 못지않게 '크리스천이란?'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이 요구되는 때"라며 "지금까지 한국 개신교의 근본문제로 지적된 '삶과 신앙의 분리'를 극복하고,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생각과 정서, 의지가 하나로 통합된 삶을 회복하려는 희망에서" 이 포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담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오른쪽)와 사회자 강영안 서강대 명예교수(왼쪽).
대담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오른쪽)와 사회자 강영안 서강대 명예교수(왼쪽). ©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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