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신광철 교수
한신대 신광철 교수 ⓒ 자료사진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NCCK)가 24일 낮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혐오, 싫어하고 미워하다"란 주제로 신학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신광철 교수(한신대 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는 혐오 시대 종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발표를 전했다.

"밑도 끝도 없는 혐오의 시대! 종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인가?"란 주제로 발표한 신 교수는 "오늘날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혐오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혐, 남혐을 통해 나타나는 것처럼 남성과 여성 상호간의 혐오 현상이 첨예화하고 있다"면서 "가난 혐오, 유족 혐오, 약자 혐오, 난민 혐오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회적 약자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신 교수는 "우리 사회의 혐오 현상이 '밑도 끝도 없'는 현상"이라 지적하고, "이 광풍을 멈추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혐오의 끝을 향한 일종의 지침(가이드 라인)이 필요한데, 종교적 세계는 그러한 지침을 갈무리해 온 대표적 영역 중 하나"라 했다. 이어 그는 "종교에는 인류 문명을 풍성하게 만들어 온 '가르침의 체계'로서의 측면도 존재하는데, 종교는 미래 문명사회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혐오 시대에 종교는 세상을 향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가? 신 교수는 먼저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혐오 현상의 이면에는 현재적 삶에 대한 공허함과 포기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또 "현재적 세상과 삶이 올곧은 가치를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다면, 종교는 예언자적 사명으로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담론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대악과 체제에 대해서는 ‘해방의 영성’을, 소외 받은 이들에 대해서는 ‘영적 복지’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더불어 삶’의 현재화를 위해, 종교는 ‘다름’과 ‘틀림’의 변별(辨別)을 가르쳐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만연해 있는데, 종교는 ‘틀림’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야 하지만, ‘다름’에 대해서는 널리 포용해야 한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더불어 삶’의 실천 근거 확보를 위해, 종교는 ‘속’의 영역을 지금처럼 별(別)세계로 두지 말고, ‘성(聖)과 속(俗)’의 진정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오늘날 한국 종교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종교적 음치' 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대문화의 기호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점점 노래 부르는 것을 꺼리게 된다"면서 "노래 부르기를 싫어하거나 아예 중단해 버린다면, 한국의 종교계는 한국사회와 분리된 '게토'가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종교계가 혐오의 '밑'을 논하고, 혐오의 ‘끝’을 추구하면서 테오리아와 프락시스의 접점을 찾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조재국 목사(NCCK 신학위 부위원장, 연세대)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서는 신광철 교수의 발표 외에도 "뉴노멀 시대의 혐오 폭력"(김준형) "새로운 낡음, 혐오현상 - 여성, 신학, 교육적 관점에서"(김은주)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또 토론회 전 개회행사에서는 김영주 목사(NCCK 총무)가 인사말을 전하고, 김은규 신부(NCCK 신학위 위원장, 성공회대)가 취지설명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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