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하나반도의료연합 세미나가 최근 소망교회에서 열려 국내 의료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나반도의료연합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하나반도의료연합(OPEMU·이사장 박국양 가천의학대학원장)이 최근 소망교회에서 제4차 세미나를 열고 북한의 보건·의료실태를 알리고,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을 위한 의료 지원 방안 등을 모색했다.

'북한의료, 어떻게 도울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세미나에는 총 120여 명의 국내 의료인과 북한 의료 지원 관심자가 참여해 북한 주민의 건강이 통일한국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데 공감하고 효과적인 북한 의료 지원 방안을 나누는 자리였다.

세미나에서는 김신곤 고대의대 내과 교수가 '새터민의 건강에 비추어 본 향후 북한의 건강 문제', 평양과기대 김진경 총장이 '북한의료현황과 평양과기대 의과대학의 역할', 새터민 약사 이 모씨가 '북한의료, 어떻게 도울 것인가', 흉부외과 전문의 폴 노 박사(Paul No)가 '북한주민의 의료실태'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2008년부터 인도적 목적의 무료검진을 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새터민의 건강을 연구해 온 김신곤 교수는 이날 새터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로 결핵 등 감염성 질환, 당뇨병 등 대사장애 질환, 사회적응 문제 등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빈곤과 풍요를 차례로 경험하며 발생하기 쉬운 대사장애 질환에 한국인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우리보다 영양 박탈을 심하게 경험한 북한 주민이 향후 체중 증가에 따른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새터민의 건강을 주목하고 연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인도적 목적 외에도 '우리 안에 들어온 북한'인 이들을 통해 통일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다"며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의 생활습관 변화와 급격한 남한화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북한 주민은 통일한국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김신곤 교수는 또 새터민의 정신건강, 대사증후군 유병률, 췌장 기능, 북한 탈출 이후부터의 비만화 경향, 남한 거주기간에 다른 체질량 지수 및 비만 유병률 변화 등을 소개하며 "통일 과도기와 통일 이후 북한의 대사증후군 증가를 예상하고 북한 주민의 만성질환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건의료는 남북이 같은 문법으로 소통하게 하고, 통일 전후 '사람의 통합'을 위해 가장 따뜻한 치유의 도구"라고 덧붙였다.

제4차 하나반도의료연합 세미나 참석자 단체사진.   ©하나반도의료연합

한편, 이 모씨는 북한의 보건의료시스템과 보건행정조직, 90년대 후반기 북한 보건의료 등을 소개하며 북한 의료 지원 방안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소모성 약품 지원보다 중장기 차원의 의료기기와 의료설비 지원 ▲의료인 역량 강화를 위한 의료기술 전수 협력 강화 ▲태양광발전소 등 근원적인 병원 가동에 주력 ▲북한 이해 심화 등을 제안했다. 이어 연변에서 20여 년간 심장 수술을 진행한 폴 노 박사는 N시에서의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료 지원 방법을 제시했다.

통일부 인가 사단법인 하나반도의료연합은 작년 1월에 발족한 이후 인도주의 입장에서 북한 의료를 돕고 통일과 남북의료통합을 준비해 왔다. 특히 단둥에서 매년 2차례 정기 의료봉사를 하고, 북한에 진료소 건립 및 평양에서의 남북의료세미나(1차 내시경학회, 2차 정형외과학회)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 전기, 물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 마을에 우물, 태양광발전, 태양열온수난방, 조립식진료소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주최 측은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북한에 OPEMU의 첫 조립식진료소 건립 사업을 꼽았다. OPEMU 실무 담당자 경쾌수 상임이사(CCC 아가페의료봉사단 이사장)는 "중국 무순의 조립식건물건립공장에 주문하면 북한에 들어가 한 달 내 조립식진료소 건물을 완공할 수 있다"며 "기본 장비로 엑스레이, 위내시경, 초음파, 간기능검사, 심전도측정장치 등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OPEMU는 특히 태양열발전과 태양광온수난방을 기반으로 하는 조립식건물이 열악한 북한의 건축 환경에서 빠른 시일 내에 건물을 현대화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OPEMU는 한국 의료인과 일반인이 통일과 북한의료지원을 준비할 수 있도록 세미나를 개최하고 서적도 발간한다. 또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새터민 의료인과 한국 의료인들의 연합도 추진하고 있다. OPEMU는 "전쟁 상황에서 적군도 치료하는 것이 히포크라테스 정신"이라며 "북한 의료 지원과 남북의료세미나 개최 등의 노력이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열어주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OPEMU는 올여름에 단동복지병원과 협력진료 사역을 펼치고, 오는 9월에는 국내에서 세미나를 한 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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