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트만
위르겐 몰트만 박사 ©기독일보DB

"하나님은 이 세계 속에서 고난을 당한다, 그리스도인들은 고난 속에 계신 하나님과 함께 한다."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22일 서울신대에서 "본회퍼의 평화사상과 동아시아의 평화"란 주제로 '제2회 하이델베르크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국제학술대회'가 열린 가운데, 위르겐 몰트만 박사(튀빙긴대 명예교수)가 ”고난당하는 하나님만이 도우실 수 있다“(디이트리히 본회퍼의 하나님의 고난의 신학)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전한 본 회퍼의 명제이다.

본회퍼는 기독교가 하나의 “구원종교”(Erlösungsreligion)가 되어 거짓된 위로를 퍼트리는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그는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고난"을 이야기했는데, ▶근대 인간의 성숙을 통해 배제되어버린 하나님 ▶골고다에서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세계 속에 계신 하나님의 고난”은 어디에 있을까? 몰트만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인간은 하나님 없는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고난을 함께 당하도록 부르심을 받는다”(Widerstand und Ergebung 244).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처럼 그의 주변 세계의 무신성으로 인해 고난을 당한다. 이것은 세계의 우주적 고통인 동시에 하나님의 고통이다.

2.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그의 고난에 참여할 것을 요청한다. 곧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메시아적 고난에 빠질 것을(Hineingerissen)을” 요청한다(245). 바울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고난”은 박해와 모욕과 멸시를 말한다. 용기 있고 저항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때문에, 그리스도와 함께 이것을 견디어낸다. 그것은 “메시아적 고난”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메시아적 희망의 힘으로 이 고난을 짊어지고 간다.

3. “사람들은 그의 고난 속에 계신 하나님에게로 간다, 그들은 가난하고 모욕을 당하며, 집이 없고 빵이 없는 그를 발견한다, 죄와 연약함과 죽음에 삼켜진 그를 본다. 그리스도인들은 그의 고난 속에 계신 하나님 안에 있다.“

그리고 몰트만 박사는 "본회퍼가 '고난당하는 하나님만이 도우실 수 있다'고 말하는데, 여기에 '하나님은 고난 당하는 하나님인 동시에 부활과 미래 세계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도우실 수 있다고 덧붙여 말하고 싶다)"고 했다.

몰트만 박사는 '하나님의 고난당할 수 있음'과 '고난당할 수 없음'에 관한 논란에도 휩싸였었는데, 그에 대한 해명도 함께 했다. 그는 "무감각의 신성을 말하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적 형이상학을 버리고, 성서의 하나님,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해 신학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더 나았다"면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그의 백성에게 내려오시고 그 안에 거하심으로써, 곧 그의 쉐키나(Schechinah) 속에서 이 백성의 동반자와 고난의 동지가 되셨는데, 그의 백성 안에 거하시면서 그는 이 백성의 패배와 박해와 죽음을 함께 경험한다"고 했다.

이어 몰트만 박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아들만이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버림의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도 자기의 외아들이 당하는 죽음의 고통을 함께 당한다"고 설명하고, "살아계신 하나님은 고대 그리스의 형이상학이 말하는 절대자가 아니"라면서 "그는 충만한 관계를 가진 구원 역사의 하나님"이라 설명했다. 그는 하나님이 "그가 지으신 피조물의 세계에 대한 관계들 속에서 하나님은 인내하시며 관대하신 분으로, 사랑하시며 고난을 당하시는 분"이라며 "이는 지배 관계가 아닌 사랑의 관계"라 했다.

더불어 몰트만 박사는 하나님이 '변화될 수 있는가 없는가'도 논했는데, "형이상학은 하나님의 변화될 수 없음에 관해 말하지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고난을 알며, 우리를 자비롭게 여기시는 하나님을 발견 한다"면서 우리가 '접할 수 있고 우리를 위해 변화될 수 있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몰트만 박사는 본회퍼가 고난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고난은 물론 '하나님의 고난'에도 머물지 않았다면서 "행위뿐만 아니라 고난도 자유를 향한 길"이란 본회퍼의 말을 인용했다. 고난이 해방의 길이 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일을 온전히 하나님의 손에 맡길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본회퍼는 궁극 이전의 단계를 '고난'으로 봤고, "영원한 자유를 향한 길 위에서의 가장 높은 향연"은 '죽음'이라 했다. 그러므로 본회퍼는 죽음을 '인간의 자유 대관식'이라 찬양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몰트만 박사의 강연 외에도 "본회퍼의 평화사상과 동아시아의 평화"(유석성) "본회퍼의 평화사상"(미하엘 벨커) "본회퍼의 영성과 디아코니적 행위"(요하네스 오이리히) "본회퍼에 의거한 저항권의 근거와 무근거에 대한 사유"(필립 슈퇼거) 등의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몰트만 박사는 하루 전 장신대에서도 미하엘 벨커 교수(튀빙긴대)와 함께 방한 첫 강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장신대 강연에서는 "우리시대에 공의의 해가 솟아오르리라"(루터의 '그리스도인의 자유' 그 당시와 오늘, 범죄자와 죄의 희생자를 위해)란 주제로 발표했는데, 종교개혁자 루터의 신학을 소개하면서 그 가운데로부터 '고난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끄집어내고, 본회퍼와 자신에게로 이어졌던 '약하신 하나님'을 소개하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회퍼 #몰트만 #위르겐몰트만 #위르겐몰트만박사 #위르겐몰트만교수 #몰트만교수 #몰트만박사 #서울신대 #장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