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6월 29일 지중해상에서 촬영된 난민선의 모습. ⓒAP/뉴시스.

가톨릭 교회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사회가 난민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전날 리비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전복되어 25명의 생존자를 빼고 승선한 전원이 실종된 사건을 언급했다. 이 난민선에는 당초 700여 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으나 생존자 증언에 따라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인 950명 정도가 타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젯밤 난민들이 탄 보트가 전복되었고 수백 명의 희생자가 나오게 되었다"며, "이들 모두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나 굶주리고 박해받고 상처 입었으며 착취당한 전쟁의 희생자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들 모두는 더 나은 삶을 찾아, 행복을 찾아 온 사람들이었다"며, "여러분 모두가 이들 형제 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실종자 수가 700명으로 추정되고 있던 상황에서도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사무소는 성명을 통해서 "만약 이 수가 정확한 것으로 확인되면 이는 지중해에서 발생한 난민선 전복 사건 가운데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이라고 밝혔다.

난민선에 타고 있던 방글라데시 국적의 생존자는 이탈리아 검찰의 조사에서 승선 인원이 950여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300여 명은 밀입국 업자들에 의해 갑판 아래 짐칸에 갇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난민들 가운데 여성은 200명, 어린이가 50명 가까이 포함되어 있었다고도 증언했다.

현재 이 생존자는 시칠리아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며, 그의 증언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검찰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관계자는 "실제로 배 아래에 다수가 갇혀 있었다면 구조된 인원이 적었던 이유가 설명될 수 있으며 난민선이 가라앉은 것도 배 아래쪽으로 무게가 쏠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건이 발생한 18일 당일에도 이날 처음으로 바티칸을 공식 방문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고 BBC 뉴스는 보도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수많은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에 감사한다"면서,"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유럽과 국제사회 차원에서 더욱 많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은 보통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출신으로 리비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입국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한 주 동안 지중해에서 1만 명이 넘는 난민들을 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동안 이탈리아로 건너온 난민은 17만 명이 넘는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3,500여 명이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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