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기념세미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교신문 ‘베리타스’는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회관에서 개최했다. ‘교회중심주의 성찰 - 폐쇄적 일방성에서 열린 대화주의’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에는 1부 예배, 2부 세미나 순서로 진행됐다. 1부 예배는 서광선 베리타스 회장 겸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요한복음 18:37-38, 8:31-32을 놓고, 설교를 전했다.

그는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진리가 과연 진리인가’라며 빌라도는 예수의 말이 유언비어라고 조롱했다”며 “그러나 역설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을,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은 바로 빌라도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유신정권 때 활동했던 민중 신학자 안병무, 현용학 교수의 말을 빌려, “예수께서 하신 말씀은 유언비어였기에, 그래서 진리였다”며 “왜냐면 예수께서 당시 건재하던 로마제국을 향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외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당시 로마사람 및 유대인들은 예수의 말을 체제전복으로 생각하며 유언비어를 퍼뜨린다고 했지만, 예수와 그 제자들은 모두 유언비어를 퍼뜨렸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요새 신문사 기자들은 똑같은 사실을 다르게 바라봐서 보도하는데, 이는 포스트모던 시대 진리 담론의 영향권 때문”이라며 “이는 객관적 역사는 없고, 오직 해석만 있을 뿐이라는 담론이 기자의 주관적 해석으로 기사화 되는 것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기자는 제대로 된 해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사건을 바라보는 틀을 제대로 갖춰야 하며, 언제나 해석이 문제가 된다”며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를 바라보는 시각은 전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베리타스 기념세미나
김광선 베리타스 회장 겸 이화여대 명예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그러나 그는 “해석은 다르지만 기본 전제는 예수처럼, 힘없는 약자의 편, 갑질 당하는 자의 진실에 입각해 보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 신문 베리타스가 진리 편에서, 곧 약한 자의 편에서 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10년의 걸어온 길을 깊이 반성하면서, 앞으로 갈 길을 새롭게 걸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곧바로 세미나가 이어졌다. 감리교신대학교 이정배 명예교수가 ‘교회 울타리를 허물라-폐쇄적 일방성에서 열린 대화주의’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했다. 그는 “종종 교회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말을 내걸곤 하는데, 실제 근원으로 돌아가고픈 목회자는 없는 것 같다”며 “그것은 목회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기 어려워서 아닐까 생각 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현재 교회는 세상과 담 쌓고 자기만의 리그로 존재할 뿐”이라며 “자신들의 문법만을 소중히 여기는 불통의 공간으로 변해 버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하나님은 교회가 폐쇄적, 자족적 공간이 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신도 수를 불려 교회를 키우는 것이 모둔 것 중의 모든 것이 됐다”며 “3.1운동의 거국적 참여로, 민족에게 열린 공동체였던 기독교가 민족, 시민으로부터 따돌림, 조롱당하는 현실에 대해 성장만을 최고 가치로 여겼던 교계지도자들이 그 책임을 크게 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그는 “육아문제, 비정규직 문제, 환경문제 등 뭇 사회적 이슈에 적극 자기 삶을 던져 동참하는 그리스도인이야말로, 새 차원에서 ‘그리스도 안의 존재’라 할 것”이라며 “이는 로마라는 제국적 삶을 압도하려 했던 사도 시대의 기독교인들을 빼닮은 것”이라고 격려했다. 또 그는 “작은 교회 운동을 펼치는 목회자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맘몬에 의존한 대형교회에 추동되지 않고 소신 있게 자기 길을 걷겠다는 결의가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베리타스 기념세미나
이정배 감신대 명예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따라서 그는 “이 경우 ‘작다’는 가난이고 단순함이며, 다양성이겠고 개방성이자 탈 배타성”이라며 “작아야 모두에게 모두가 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역설했다. 덧붙여 그는 “이들을 묶는 하나는 바로 복음의 정치학”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로마시민권자, 바리새인 중 바리새인이었으나 예수를 위해 몸 바쳐 살았던 바울을 제시하며, 정형화된 기존의 것에 얽매이지 않고, 물 흐르듯 새로움을 추구하는 신학을 제시했다. 그는 “바울은 모두에게 모두가 되는 삶을 긍정했다”며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가난한 자를 위해 스스로 가난한 자되길 자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서 자신의 형체조차 사라져야만 했다”며 논어에서 ‘君子不器(군자불기)’를 들었다. 이를 놓고, 그는 “군자는 그릇이 아니며, 정형화된 그릇처럼 존재한다면 모두에게 모두가 될 수 없을 것”이며 “물 흐르듯 하는 소통능력만이 진리이고 구원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그는 “여기선 ‘~중심주의’란 설 자리가 없다”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지금 화석화된 한국교회가 열린 대화주의로 회귀하려면, 이런 물 흐르듯 소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게 바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본래적 뜻”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세상 속 약자들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을 갖고 존재할 때 교회는 자기중심성을 벗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일준 감신대 교수 또한 논찬자로 참여하면서, “베리타스가 체감상으로 좌/우 이념을 균형 있게 보도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겨서 정작 진정한 기독교 미디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잊고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사실 진정한 미디어란 유령에 가까우며, 그 유령 같은 이상만이 우리를 현 시대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모습에서 거리를 두게끔 한다”며 “유령 같지만 그 날선 거리감을 유지하도록 견지하는 자세가 언제나 베리타스에게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며 논찬을 마무리 했다.

베리타스 기념세미나
오른쪽은 이정배 감신대 명예교수, 왼쪽은 김일준 감신대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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