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평화를 말해야 할 이들은 종교인들이다.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3종단의 지도자들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평화나눔연구소 개소기념 평화토크'에서다.

염수정 추기경

행사는 24일 오후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분단 70년, 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소명"이란 주제로 열렸다. 기조 연설한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 교구장)은 먼저 "광복의 기쁨도 잠시, 한 핏줄인 우리 민족이 반으로 갈라져 남과 북으로 살아온 지 어언 70년이 됐다"고 말하고, "우리는 아직까지 분단에서 비롯된 아픔과 상처들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로 인해서 이 땅 위의 평화가 지속적인 위협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국민들의 안위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추호의 빈틈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을 경계 대상으로 인식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무엇보다 용서와 화해의 힘을 믿고 행하라는 가르침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인의 자세는 이와 달라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며 종교인들이 북한과의 화해와 일치, 평화를 위해 진심으로 그들의 잘못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물어봤다.

염 추기경은 "남북관계가 오랫동안 경색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서 현재의 긴장과 대립국면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목소리의 저변에는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게 되면 점차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화해와 평화의 길을 들어 설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가 가장 소중한 가치 중의 하나로 추구하고 있는 평화의 길은, 관용과 협력을 통해서 과거의 불의와 단절하고,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연대의식 하에서 공동의 선익을 위해 헌신하며, 이 모든 것을 사랑 속에서 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염 추기경은 종교인들이 ▶이 땅의 평화를 위한 참회와 기도가 필요하다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와 남북 사이의 연대의식이 확대될 수 있도록 종교인이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오늘 발족한 평화나눔연구소에게는 선조들의 신앙 유산을 재발견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한반도의 평화증진이라는 사명 안에서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기대했다.

왼쪽부터 임강택 박사(평화나눔연구소장), 박종화 목사(개신교), 법륜 스님(불교), 최창무 대주교(천주교).

이어 임강택 박사(평화나눔연구소장)의 사회로 박종화 목사(개신교) 법륜 스님(불교) 최창무 대주교(천주교)가 토론을 가졌다. 특히 박종화 목사는 "남북 문제에 있어 '통일'을 먼저 내세우지 말고, '평화'를 이야기 하자" 했다. 박 목사는 "둘이 평화롭게 살면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통일은 된다"고 말하고, "보다 정의롭고 자유롭고 민주적이라면 승리한다"면서 "북이 어려우면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라 했다. 이어 "이렇게 통일해야지, 체제 논쟁은 하나님 나라 올 때까지 끝이 없을 것"이라 했다.

더불어 박종화 목사는 "연대해서 함께 평화를 이야기 해야한다"고 말하고, "정부가 할 일은 하게 두고, 민간차원의 일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인도주의로 북한인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고 했다. 통일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박 목사는 민간차원의 교류 증가를 소원하고, '지원도 인권' 임을 강조하면서 이 문제를 놓고 종단들이 함께 한 번 선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장세덕 신부(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가 개회사를 하고, 윤여상 박사(평화나눔연구소 연구위원)가 설립취지 및 소개를 했다. 또 유경촌 주교(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가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한반도 평화 구현에 필요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평화나눔연구소를 개소했다"고 말하고, "종교를 초월해 실천할 수 있는 평화의 길을 살펴보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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