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
▲태영호 전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가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통일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김정은 체제 아래서의 북한의 실상 등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YTN 보도화면 캡처

[기독일보=정치·북한] 탈북(脫北) 외교관 태영호 전(前)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 하에 북한은 '핵무력 완성 막바지'에 이르렀고 2017년 말까지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열어 "김정은이 지난 5월 7차 당대회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교란기를 이용해 2017년까지 핵 개발을 완성한다는 정책을 채택하며 핵질주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1조 달러, 10조 달러를 준다고 해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현재 김정은의 핵 개발 정책을 포기시키느냐 마느냐는 문제는 (경제적) 인센티브의 문제가 아니다"며 "김정은 정권이 곧 핵무기"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또 "김정은은 핵개발 완성 시간표까지 정해 핵질주의 마지막 직선주로에 들어섰다"며 "김정은 손에 핵무기 지워지면 우리는 핵인질이 될 것이며, 핵전쟁이 일어나면 우리 영토는 잿더미로 변해 구석기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때도 핵 개발을 중단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공식 채택했으나, 경제는 세계와 주민을 기만하기 위한 것이고, 사실을 핵 최우선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핵 무력 완성 의지를 분명하게 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올해 7차 대회 이후 김정은은 핵 개발을 가장 빠른 시일 안으로 완성할 것을 당 정책으로 규정했다며 "북한은 한국 대통령 선거, 미국 선거 후 정권 인수 과정인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를 가장 적기로, 각국의 정치적 국내 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중지시킬 수 있는 물리적 조치를 못 할 거라는 타산이 깔렸다"고 풀이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 무력 고도화에 묵을 매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빨리 핵 개발을 완성해서 새로 집권한 한·미 정부와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의도"라며 "다시 말해 한미 정부의 '선 비핵화 후 대화' 도식을 깨고, 새로 집권하는 한미 정부와 ▲핵동결 ▲제재 해제 ▲한미 합동훈련 중단 등의 요구 사항을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 전 공사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 관련 공문을 재외공관에 보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데 대해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해외 공관에 구체적인 핵실험 시기나 장소 등, 국가 기밀에 속하는 내용을 공문으로 보내지 않는다"라며 "당 (핵) 정책 채택 문제를 설명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한편, 태영호 전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 7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던 중 한국으로 망명했다.

입국 이후 태 전 공사는 국가정보원 산하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조사를 받았고, 지난 23일부터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태 전 공사는 내년부터 국정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소속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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