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 반대집회
이순호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1967년 영국에서 낙태가 한 해 약 2만 1천 건이었는데, 합법화 된 후 2016년에는 약 21만 건으로 49년 만에 10배가 증가했다. 대한민국의 경우 2010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연간 17만 건의 낙태 수술이 시행되었다. 낙태 수술은 현재 불법이기에 정부 통계는 정확하지 않으며 2017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발표는 낙태는 연 110만 건, 하루 3천 건으로 전 세계 낙태율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낙태반대 전국연합이 17일 오후 12시 반부터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낙태반대 기자회견을 열였다. 발언에 나선 자유와 인권 연구소 이순호 변호사는 “우리나라 헌법 제 10조에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했고, 나아가 모든 인간은 생명의 주체가 된다고 명시했다”며 “헌법 10조에 따라 국가가 태아의 기본권을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낙태죄 폐지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산부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충돌하는 경우 이익이 더 큰 기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익 형량 원리’에 따라, 2012년 헌법 재판소에서 이미 태아의 생명권을 더 우월한 권리로 손들어 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은 태아의 생명권에 비해 항구성이 없다“며 “단지 몇 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판결을 뒤집어 태아의 생명권을 부정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반문했다.

2012년 헌법재판소는 찬성 4명 반대 4명으로 낙태죄를 합헌으로 결정했다. 당시 위헌 소송 판결에서 “태아가 비록 그 생명의 유지를 위하여 모(母)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모(母)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헌재는 “임부의 자기 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며 “태아의 생명권을 임산부의 자기결정권보다 우위에 두어야 낙태가 만연하지 않다”고 합헌 의견을 발표한 바 있다.

낙태죄 폐지 반대집회
김혜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건강과 가정을 위한 학부모 연합 김혜윤 대표가 발언했다. 그녀는 ‘태아는 생명권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낙태죄 폐지론자들의 의견에 대해 “이미 2012년 헌법 재판소 판결에 ‘태아는 생명’이라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그녀는 “2016년 옥스퍼드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난자와 정자가 만나 자궁에 착상한 이후부터 태아는 임신 14일부터 뇌가 발달되고, 18일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하며 3개월부터 기억력이 생겨 난다”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태아가 인간이 아니었던 때는 없었다”며 “인간의 이기적 잣대로 생명의 존엄성을 평가 절하 하며,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낙태를 합법화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녀는 “임신을 원치 아니하면 피임 하면 되고,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피임 방법이 있는데 왜 굳이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하는가”라며 “나의 몸이 소중해서 성관계는 좋지만 임신은 원하지 않는다는 이기적인 인권 때문에 태아를 낙태할 합법적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오직 당신의 육체적 쾌락, 오직 나만의 만족만을 위한 인권은 소중하다 하면서 태아의 인권은 소중하지 않다는 것인가”라고 역설했다.

낙태죄 폐지 반대집회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편 그녀는 “임신한 여성에게만 책임을 부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라며 “임신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녀의 문제이며, 여성이 굳이 낙태를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사회적 제도를 만들어야지 낙태를 합법화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모든 미혼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양육 책임법 제정과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적극 촉구했다.

끝으로 그녀는 “지난 13일에 여성주의 모임인 워마드 카페에서 낙태당한 남자아이 사진에 여성주의자들의 비인간적인 댓글이 있었다”며 이어 낙태시술에서 생존한 낙태반대인권운동가 지안나 젠슨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녀는 “만일 낙태가 여성의 권리라면 낙태 생존자인 나의 권리는 무엇인가? 낙태를 권리나 정치적 결정이라 생각한다면 좀 더 마음 편한 방법일지 모르지만, 나는 권리가 아니라 인간이다”라는 지안나 젠슨의 말을 전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2018년도 5월에 실시된 여론조사 공정에 따르면 설문자 1,003명 중 응답자 86.9%가 태아는 ‘생명이다’고 답변했다. 반면 ‘생명이 아니다’라는 답변은 설문자 중 9.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합헌 결정을 내린 ‘낙태죄’를 재심리 중에 있다. 2017년 낙태죄 폐지에 관하여 청와대 국민청원에 23만 명이 참여 하였으나, 여성 가족부는 낙태죄 폐지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재심리에 참여한 8명의 재판관 중 위헌정족수는 6명이며, 6명에 미달되면 낙태죄 합헌결정이 내려진다.

현재 모자보건법 제14조 1항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또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 등에 한해 임신 24주 이내에 인공 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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