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순복음교회 2대 담임목회자인 최용호 목사가 세반연 방인성 목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 최성규 목사가 보인다.
인천순복음교회 2대 담임목회자인 최용호 목사가 세반연 방인성 목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 최성규 목사가 보인다. ©세반연 제공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인천순복음교회가 지난 22일 제직회를 통해 최성규 목사의 아들 최용호 목사를 제2대 담임목사로 선임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 백종국 오세택)는 인천순복음교회의 이야기를 듣고, 관련내용을 24일까지 회신해 달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냈다. 23일, 최성규 목사가 ‘해명을 하고 싶다’고 세반연에 연락했다. 이어 27일 오후 인천순복음교회 당회장실에서 면담이 이루어졌다.

방인성 목사(세반연 실행위원장)를 비롯한 관계자와 최성규 목사, 장남 최용호 목사, 홍광화 원로장로, 청빙위원장과 비서실장이 자리한 가운데, 최성규 목사는 청빙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최 목사는 교단법의 제제가 있을 만한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교단법상 담임목사가 후임을 추천할 수 있음에도 전혀 청빙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아들목사에게 미안할 만큼 냉정했다’고 주장했다. 최성규 목사는 일부러 투표할 때 자리를 피하고, 기도해달라는 언급도 한 번 하지 않았음에도, 청빙위원회 투표와 당회 투표에서는 만장일치였다고 했다. 아들 목사가 청빙을 받아들이고, 후보자를 인준하기 위해 소집된 제직회에서는 350명(87.7%) 찬성으로 가결되었다고 했다.

최성규 목사는 세반연이 세습의혹을 제기했던 2013년에만 해도 교단법에 은퇴연한이 없어 청빙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2014년부터 후임자 모집을 위해 최성규 목사가 신문 공고를 낼 생각을 가졌으나 교인들이 만류했다고 했다. 신문 공고를 만류한 이유에 대해서 홍 장로는 ‘효 목회라고 하는 특수성이 있는데, 어차피 안 뽑을 사람을 왜 공고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공개모집을 했으면 피차간에 제스처로만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10월에 청빙위원회를 구성해서 2개월 만에 후보를 확정한 이유에 대해서 최성규 목사는 ‘꾼’들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 목사는 최용호 목사가 교회에서 유일한 부목사로 있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성규 목사는 ‘부교역자 중에 부목사라는 직함이 있는 것뿐이다. 교단이 달라서 생기는 오해’라며, ‘여의도 순복음교회도 얼마 전까지 부목사는 1명이었고, 지금은 2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아들 최용호 목사는 ‘(부목사라는 직함은) 그냥 assistant pastor이다, 넘버 투다’고 했다. 방 목사가 ‘왜 하필 아들이 넘버 투였느냐’고 묻자, 최성규 목사는 ‘경력이 그만큼 되기 때문이다, 92년부터 전도사를 했으니 23년 경력이 있다’고 답변했다.

방 목사는 ‘목사님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성도들이 심중을 헤아려서 결정한 것 같다’고 했다. 최 목사 측은 동의하지 않았다. 양 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방 목사가 다시 세습 철회를 촉구하며 ‘75세 은퇴까지 1년 2개월이라는 기간이 남았는데, 기도하고 결단해서 (최용호 목사가) 독립적 목회를 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홍 장로는 ‘되지 않는 일을 되게 만드는 세습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갔다’며 선한 일이라고 했다.

최성규 목사는 ‘교인들이 (청빙할 때) 최성규 목사나 최용호 목사를 본 것이 아니다. 인천순복음교회를 본 것이다. 다른 교회처럼 성령운동만 했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우리는 효 목회라는 특수성 때문에 안 된다’며 거절했다. 방인성 목사는 다시 생각해 달라고 호소하며 성명서를 건넸다. 최성규 목사는 ‘우리 교회에 누가 올 수 있겠나’며 거절한 뒤, 교회 상황을 헤아려줄 것을 부탁했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정중히 악수하며 헤어졌다.

세반연은 ‘인천순복음교회의 세습으로 인해 다른 교회들도 세습 유혹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며 ‘아직 늦지 않았으니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하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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