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삼
▲백석대 채영삼 교수

정말 따뜻하고 존경스럽고 모범적인 지역교회 목사님들, 노회들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간혹, 강도사 인허를 위한 서류 관계 때문에, 지역 노회의 어떤 자들이 강도사들에게 금품을 요구한다는 등의 소문을 듣는다. 헛소문이기를 바라지만, 혹여나 그런 일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류에 도장 받으려고 작은 선물을 들고 찾아 갔는데 '봉투'는 갖고 왔냐는 둥, 창세기에 야곱이 선물로 상대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걸 못 읽었냐는 둥, 신학과 신앙은 물론, 상식도 양심도 팔아버린 자들 이야기이다.

시찰회에서 도장 하나를 쥐고 그런 썩은 짓을 하는 거짓 목자들이야 주께서 심판하시리라고 굳게 믿지만, 문제는 그렇게 시작하기도 전에 상처 받는 목회후보생이다. 어린 마음에 벌써 그렇게 큰 상처를, 그것도 선배 목사라는 자에게서 받을 때 얼마나 힘들지.

더 근심스러운 것은, 아예 벌써부터 쉽사리 적응하는 졸업생이 혹시 있을까 하는 염려다. 간혹 눈치로 알아서 봉투를 건네주고, 그것을 잘한 처신이라고 믿는 강도사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동안 신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는지 자책과 회한이 든다. 그렇게 시작해서 어떻게 한국교회와 사회에 희망이 되겠냐고 묻고도 싶어진다.

개혁주의니, 예수를 닮는다느니, 성경을 따른다는 구호를 내걸고, 그런 짓을 하는 자의 신앙이 온전할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거짓목자는 목자장(牧者長)께서 엄중히 심판하실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손을 놓고만 있을 수도 없다. 신학교도 이참에 강도사들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혹여나 그런 피해사례가 있다면 모아서 총회에서 논의를 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주의 부탁으로 양들을 찾아 떠나는 그 길에서, 뜻밖에 '강도'를 만난 '강도사(講道師)들'에게 낙심하지 말라고 격려하고 싶다. 좌절하지도 타협하지도 말자. 적어도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직 구주요 심판주이신 하나님, 우리 목자장이신 예수님만 두려워하고 순복할 마음만 있다면, 이겨나갈 길이 있으리라.

엎드려 기도할 때, 주께서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꺽이지 않고 바른 길을 갈 믿음과 굳은 의지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강도만난 강도사여, 그대가 거룩한 성도들 앞에서 강론해야 할 바로 그 '말씀'을 따라, 이 일에서도 승리하기를 격려한다.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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