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인권센터 관계자들. 왼쪽부터 정진우 목사, 조은화 목사, 김영균 신부, 김성복 목사, 신승민 목사.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인권센터 관계자들. 왼쪽부터 정진우 목사, 조은화 목사, 김영균 신부, 김성복 목사, 신승민 목사. ©김규진 기자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16일 오전 기독교회관 701호 예배실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소장 정진우) 주관으로 "북한 해외식당 여종업원의 가족으로부터 온 편지 전달 및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인권센터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세계교회협의회(WCC)를 통해 지난 4월 초 총선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남한으로 입국, 온갖 언론을 떠들썩하게 하다가 선거가 끝난 이후 소리도 없이 사라진 채 두 달 넘게 북한이탈주민 보호센터(구 합동심문센터)에 구금되어 있는 12명의 북한식당 여종업원의 가족들로부터 자신들의 딸과 형제자매에게 보내달라는 친필 편지를 전해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인권센터는 "편지에 구구절절 '꿈결에도 불러보는 사랑하는 딸' '언제면 다시 너희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라는 혈육에 대한 그리움과 갑작스럽게 들려온 가족이 남한이 있다는 예상치 못한 소식으로 인한 충격, '정말 졸지에 사랑하는 딸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무슨 말로 다 표현한단 말이냐'라는 안타까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서 "이 사건이 탈북이 아니라 납치임이 분명하다며 남한 당국에 대한 격한 분노와 항의도 담고 있었다"고 했다.

인권센터는 "이 편지가 가족들의 뜻대로 12명의 북한 식당여종업원들에게 전달됨으로써 더 이상의 인권침해 논란이 생겨나지 않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국정원은 우리가 이 편지를 직접 전달하도록 최대한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국제인권기준인 UN의 피구금자 보호원칙은 가족들의 접견권 및 통신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인륜으로 보더라도 가족들의 편지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 했다.

다만 인권센터는 "이제까지 국정원이 보여준 일련의 태도는 이러한 우리의 선의가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지난 6월 3일 국정원을 찾아가 저들에 대한 면회싡청과 물품 전달을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접수증만을 발부한 채 지금까지 묵묵무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북한 가족으로부터 자필로 쓴 편지가 도착한 마당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북으로부터 온 편지가 본인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우리의 접견이 이뤄지기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더불어 "편지 수령을 위해 12명의 모습을 보이고, 저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사를 밝히게 함으로써 더 이상 인권탄압이라는 의심이 제기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국정원에 있다"고 지적하고, "이처럼 쉽게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불구, 국정원이 끝내 침묵과 회피로 일관한다면 이는 스스로 12명의 입국이 자의와는 무관하게 인권침해에 기초해 이뤄진 것임을 인정하는 일이 될 것"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센터 측은 "이후에도 민변 WCC, ICJ(국제법률가위원회)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종교 시민 인권단체들과 함께 연대해 이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정진우 목사(NCCK 인권센터 소장)는 "오는 21일 오후 2시 30분, 민변이 요청한 '인신구체청구'가 판사(이영제)에 의해 받아들여져 중앙지법에서 12명이 전원 출석한 가운데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라 말하고, "재판이 열리리라 생각지 못했는데 기적 같은 일"이라며 "비록 비공개이지만, 이것에 대한 의미와 중대성을 고려해 이 재판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우 목사의 사회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김성복 목사(NCCK 인권센터 부이사장)가 인사말을 전하고, 신승민 목사(NCCK 정의평화국 국장)가 경과보고를 했으며, 김영균 신부(NCCK 인권센터 운영이사)와 조은화 목사(기장총회 향린교회)가 각각 기자회견문과 북의 가족으로부터 온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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