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찾아오라고, 왜 다들 말로만 하는거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 3일이 지났지만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며칠째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항구에서 밤을 지새운 탓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 분노를 표출하던 실종자 가족 중 일부는 오열하다 실신해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갔다.

사고 발생 50시간이 지났다. 현재 집계된 사망자는 25명이다. 살아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차분하게 바다를 바라보던 첫날과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다.

18일 오전 10시30분께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던 한 학부모가 팽목항 대합실 앞에서 쓰러졌다. 남편과 가족들이 부축했지만 아들을 애타게 찾으며 오열할 뿐 제대로 걷지 못했다.

이 학부모는 "왜 다들 말로만 (지시)하느냐"며 울음을 터트렸다. 계속 소식을 모르는 아들을 찾으며 10여분간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이 학부모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오전 9시께 설치된 합동대책반에 근처에 모인 학부모들도 민간 잠수요원들을 태운 해경 경비정의 출항과 구조 작업을 재촉했다.

이들은 "구조가 늦어져서 살아있는 애들을 죽이고 있다", "왜 시신을 수습해서 밤에만 인양하느냐" 등의 발언을 거칠게 쏟아냈다.

일부 학부모들은 팽목항 입구에 늘어선 방송사 중계차를 걷어차며 "생존자 나오면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하니까 차를 빼라"고 거세게 요구했다.

한편 서해해경청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여객선 선내에 산소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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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