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좋은교사운동이 최근 명성교회 세습 판결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좋은교사운동은 "부끄러운 명성교회 세습, 학생들이 보고 있습니다"란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먼저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에게 "아버지와 아들 목사는 무릎으로 회개하고 삶으로 회개하라"고 촉구하고, "예장통합 총회는 오는 9월 총회에서 이번 판결을 거부하라"며 "더 큰 건물, 더 많은 교인수를 모으기 전에 대형 건물로만 존재하는 유럽 교회를 돌아보라"고도 했다.

다음은 좋은교사운동의 입장문 전문이다.

"부끄러운 명성교회 세습, 학생들이 보고 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은 8월 7일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무효 소송'에서 기각을 결정하며 김하나 목사의 세습을 인정하였습니다. 교단 헌법에 명시된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세습금지법에 김삼환 목사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이유가 이미 김삼환 목사는 2년 앞서 은퇴하였고 그 후에 김하나 목사가 청빙되었기 때문에 이는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판결에 대해 좋은교사운동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두고 탄식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아버지와 아들 목사는 무릎으로 회개하고 삶으로 회개하십시오.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시작된 교회 세습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당사자 아버지 목사, 아들 목사는 2013년 이후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구동성으로 "세습을 하지 않겠다"고 확언해 왔습니다. 특히, 아들 목사는 2013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3년 9월 총회의 결의에 따라 아버지와 함께 세습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지금도 온라인상에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두 사람의 진심이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러나 2017년 3월 명성교회 후임목사 청빙위원회가 김하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내정하고 공동의회가 청빙안을 결의하여 아버지와 아들 목사의 뜻에 반하는 일을 추진하였습니다. 누구보다 목회세습을 반대해온 아버지와 아들 목사는 청빙위원회의 제안을 거부했어야 합니다. 아직도 기회는 남았습니다. 먼저, 아버지와 아들 목사는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무릎으로 회개하고 삶으로 회개하십시오. 또한, 두 사람이 재판국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동안의 언행불일치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그에 따르는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십시오. 그래서 교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참된 목자의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2. 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는 오는 9월 총회에서 이번 판결을 거부하십시오.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80년 전, 193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장로교 제27차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가결했습니다. 당시 가결 성명서에서 "신사는 종교가 아니오. 기독교의 교리에 위반하지 않는 본의를 이해하고 신사참배가 애국적 국가의식임을 자각하며"라고 하였습니다. 과연 신사참배가 순수한 국가의식이었던가요? 그런데 어찌 2천 여 명의 목회자들이 투옥되고 주기철 목사를 비롯한 50여 명의 순교자를 낳았던 것입니까? 또 어찌 교회는 신사참배가 예배 안에 들어오면서 수많은 청년들을 일제의 침략전쟁터로 내보내는 강연장이 되었습니까? 청년들을 사지나 다름없는 전쟁터로 내보냈던 국가와 교회를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곧 9월에 있을 장로회 총회는 이번 결정으로 죽어갈 수많은 영혼들을 보아야 합니다. 이미 한국교회의 신뢰지수가 타고등종교에 비해 열등하고 일반국민들 중에서도 특히, 청년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이란 말이 청년층에서 회자되는 이유를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면 그들 스스로의 미래도 물론이거니와 도대체 교회의 미래를 어디서 찾으란 말입니까? 공론으로 정한 법을 왜곡하며 교묘하게 어기는 교회를 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과연 무엇을 배울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오는 9월 총회에서 이번 판결을 거부하고 재심하도록 되돌리십시오. 부디 총회는 하나님과 역사 앞에서 무엇이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를 살리는 길인지 분별하여야 할 것입니다.

3. 더 큰 건물, 더 많은 교인수를 모으기 전에 대형 건물로만 존재하는 유럽 교회를 돌아보십시오.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인데도 그 보좌와 그 모든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인간이 되어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동방박사들은 유대인의 왕을 나타내는 별을 따라 당시의 상식대로 헤롯궁을 방문하였으나 뜻밖에도 아기 예수는 마구간 말구유에 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30세가 될 때까지 목수일을 하며 여러 동생을 돌보는 건강한 청년이셨고 효자였습니다. 가난한 가정형편에 학문의 기회 또한 없었을 것이나 당시 기득권 세력은 예수님의 설교에 놀랐으니 이는 오직 성령의 권능이 아니고는 예수님의 사역을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아들이 요한의 세례를 받는 순간, 하늘 아버지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는 아들 목사처럼 10만 명의 교인, 멋진 교회당도 없었습니다. 따라다닌 수십 명의 부랑자 같은 제자들이 전부였습니다. 하늘 아버지도 그런 아들을 향해 사랑한다 고백하셨지만 결국 대중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고 십자가에서 죽임당하는 독생자를 외면하셨습니다. 아버지 목사, 아들 목사, 그리고 장로회 총회는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예수를 깊이 생각하여야 합니다. 대형교회의 규모를 유지하고 더 크게 짓고 더 많은 숫자를 모으는 것이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십자가인지를 큰 건물로만 존재하는 유럽교회를 보면서 진지하게 성찰하십시오. 예수의 가난해지심, 그분의 고난과 외로운 십자가를 깊이 생각하십시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대형 교회 세습에 왜 분노하고 있는지를 분별하십시오. 귀가 있다면 명성교회 내 주일학교 대학생과 청년들과 교사들이 교회 세습에 왜 절망하는지 그들의 외침에 경청하십시오. 말도 되지 않는 논리로 세습이 아니라 주장하는 거짓의 옷을 벗으십시오. 이미 아버지와 아들 목사를 비롯한 명성교회 내 세습 추진 세력들은 이것이 세습임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그것이 명성교회와 한국교회를 살리는 길이 될 것입니다.

4. 예장통합 총회에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복음전도의 문이 닫히지 않게 하십시오.

우리는 지금의 기가 막힐 상황을 두고 이번 판결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예장통합 총회에 요구합니다. 많은 기독교인과 단체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음을 직시하십시오. 이미 90년대 이래로 수차례 대형 교회의 세습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청년과 다음세대들이 한국교회를 떠났습니다. 대형 교회 세습이 진행될 때마다 다음 세대를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는 기독교사단체들의 사역과 복음의 영향력이 미약해짐을 체감해 왔습니다. 이 사태는 좋은교사운동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기에 총회 재판국의 이번 판결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부디 주일학교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배울 것이 있는 교회가 되어 주십시오. 교회 세습으로 인한 한국 교회의 신뢰도 추락의 길을 막아 주십시오. 더 이상 다음세대를 향한 복음전도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용단을 내려주시기를 강력히 호소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 사태의 추이를 기도하며 지켜볼 것이고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기독인들과 힘을 모으는 일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2018년 8월 18일
(사)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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