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중남미 순방을 끝내고 귀국한 직후부터 와병으로 휴식을 취한 지 일주일 만에 일정을 재개했다. 2015.05.04.   ©뉴시스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중남미 순방 후 건강악화로 일주일만에 공식업무에 복귀한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연금 대체율 상향에 있어 국민적 합의를 강조했다. 또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국민이 기대한 수준 이하"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특사 논란과 관련해 특사제도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조정키로 한 데 대해 "약 2000만명 이상이 가입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등의 제도 변경은 그 자체가 국민께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라고 말했다.

여야가 현행 1.9%인 지급률(공무원이 받는 돈)을 20년 간 1.7%까지 내리고 현행 7%인 기여율(공무원이 내는 돈)은 5년 간 9%까지 인상하는 내용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6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 데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해서 당초 약속한 연금개혁 처리시한을 지킨 점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하지 못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번에는 해내겠다고 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한 근본 이유가 지금의 연금 구조로는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재정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번 개혁으로 내년에 하루 100억원씩 투입될 연금재정 보전금이 60억원 수준으로 줄어 다소 줄었지만 개혁의 폭과 20년이라는 긴 세월의 속도가 당초 국민들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서 매우 아쉽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방안에 대한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차원의 공식입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중남미 순방을 끝내고 귀국한 직후부터 와병으로 휴식을 취한 지 일주일 만에 일정을 재개했다. 2015.05.04.   ©뉴시스

박 대통령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사면 논란에 대해 "과거로부터 내려온 사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사면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특별사면제도도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 검토가 팔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사면권이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권한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행사돼서도 안 된다"며 "해당 수석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사면권 행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29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과감한 정치개혁을 이루고 공무원연금 개혁 등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뤄서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뜻이 담겨져 있다"며 "앞으로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정치에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과거의 낡은 정치를 국민이 원하는 정치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논의가 중단된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해서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활성화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과제"라며 "정부와 노사 모두는 시대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중남미 4개국 순방 결과에 대해서는 "대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대형 인프라 사업의 우리 기업의 진출과 방위산업과 보건의료, 에너지 등의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 분야로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중남미 특수를 창출하는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는 세일즈외교"라고 자평했다.

경제활성화와 관련해 "최근 우리 경제 완만하게 개선되고 소비·투자심리도 회복이 되는 등 경제회복에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다"며 "이번 달에 규제개혁장관회의, 국가재정전략회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일정들을 집중적으로 챙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외교정책과 관련해서는 "우리 외교는 과거사에 매몰되지 않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 한·중 관계 등 외교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만큼 각 사안에 따른 우리의 외교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소신 있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관련 발언과 관련해서는 "최근 일본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발언과 관련해 아베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진실한 사과로 이웃국가들과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미국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웃국가들과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네팔 지진피해와 관련해서는 "네팔 참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애도를 표하고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네팔 정부와 국민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현지 국민들의 안전한 귀국에 최선을 다해줄 것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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