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김장섭 전문위원] "제로에서 시작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주님의 가장 큰 관심인 사람들을 돕는 사역을 하면서 늘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합니다."

세리토스에서 길 하나 건너 샌타페스프링스의 한 창고건물에 문을 연 중고물품 도네이션센터(13321 Alondra Blvd. #L)를 베이스캠프 삼아 믿음에서 비롯된 사랑과 희망을 아픔을 겪는 이웃들과 나누고 있는 '러브호프 투게더'(Love Hope Together) 대표 김광빈 목사. 브라질에서 4년간 선교사로 사역하고 작년 초 남가주로 귀환한 그의 마음은 예전에도 그랬듯 자연스럽게 약자들에게로 향했다.

기증받은 물품 이웃들과 나누고 개척교회에도 기증
수렁에서 허덕이는 사람 상담·격려가 최우선 사역
수감자, 노동자, 갱단원, 위기의 부부 대접하며 섬겨

그가 큰 교회 부목사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남다른 선택을 했던 것은 대형교회에 소속되면 이런 '목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온 뒤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을 만나 신음하며 기도하던 시기였어요. 묵상하며 먼 곳으로 운전해 가는데 강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말씀하셨죠. '너, 많이 아프냐? 나는 더 아프다. 죽어가는 내 양들 때문에 내 가슴은 몹시 아프다'라고. 러브호프 투게더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러브호프 투게더' 도네이션센터에서 만난 김광빈 목사와 김상빈 사모는 삶의 풍파를 만난 이웃들을 살리는 사역에 많은 동참을 부탁했다.
'러브호프 투게더' 도네이션센터에서 만난 김광빈 목사와 김상빈 사모는 삶의 풍파를 만난 이웃들을 살리는 사역에 많은 동참을 부탁했다.

김상빈 사모와 동역하는 김 대표는 "자녀 문제, 부부 문제 등 삶의 온갖 문제로 번뇌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통점은 사랑도 소망도 잃어버린 것이다"라며 "나의 문제, 약점까지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다가갈 때 그들은 마음 문을 연다. 스스로 매듭을 풀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주님께 기도하며 나아갈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힘든 사람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힘의 원천은 '삶을 나누는 것'이다. "직접 겪은 신산한 삶을 나눌 때 힐링이 일어난다"는 그는 일용직 노동자, 마약에 빠진 한인 및 타인종 청소년, 순간의 실수로 창살 뒤에서 세월을 보내는 수감자, 수차례 총에 맞아 본 갱단원, 배우자 한쪽만 신앙에 깊이 빠진 바람에 갈등을 겪는 부부, 교회 리더들에게 상처받은 '가나안 성도'(안 나가,를 뒤집은 신조어로 하나님을 믿으나 제도권 교회에 실망해 교회 밖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킴),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 사역하지만 척박한 환경 때문에 악전고투하는 미자립교회 목회자 등을 조용히 섬겨 왔다. 김 대표는 이들에게 연말파티를 열어주고 성경공부 교재를 보내주는가 하면 선물 꾸러미를 전달하고 이혼 가능성 99%였던 가정을 살리려 일가친척까지 초청해 세미나를 열어 주는 등 지극 정성을 다했다. 유니폼과 마찬가지인 양복이 없는 작은 교회 목사와 사모 70명에게 작년 연말 양복과 핸드백을 선물했다. 미국에서 여행 한 번 못 가본 가족을 위해 없는 돈에 크레딧 카드를 긁어 캐빈을 예약해 주기도 했다.

센터를 오픈한 것도 이들을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사역했으나 한 달 개스비가 600달러까지 나오고 시간이 너무 들었을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견디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지금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센터로 찾아와 김 대표와 대화하며 새 힘을 충전 받는다. 필요한 중고물품이 있는 이들은 헌금함에 자유롭게 돈을 넣고 가져가거나 거저 얻어간다.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 후 남은 음식을 걷게 하신 목적이 아마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시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는 그는 센터를 여러 곳에 오픈해 재활 중인 청소년들이나 생활이 어려운 목회자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싶단다.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는 소망 또한 품고 있다.

가장 중요시 하는 사역 방향은 '상대방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대접하고 관계를 맺고 사랑으로 그들의 삶을 점프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70명이 참석한 목회자 부부 위로모임을 마치고 김광빈 목사(맨 왼쪽부터)가 김상빈 사모, 동역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러브호프 투게더의 가장 중요한 사역 가운데 하나는 작은 교회들을 섬기는 일이다.
지난해 연말 70명이 참석한 목회자 부부 위로모임을 마치고 김광빈 목사(맨 왼쪽부터)가 김상빈 사모, 동역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러브호프 투게더의 가장 중요한 사역 가운데 하나는 작은 교회들을 섬기는 일이다.

이 단체에는 도움 받았던 사람들이 회복된 뒤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 거듭나 상담과 헌금, 봉사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경우가 특히 많다. 김 대표는 그런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 팀사역을 하고 있다.

"주류사회 교회와도 협력하고 있는데 전체 에너지의 20%는 도네이션센터 운영에, 나머지는 영혼들을 보살피는 데 들어간다"고 전한 김 대표는 "센터에서 나오는 돈은 미미하지만, 사역에 필요한 물질은 까마귀를 시켜 엘리야에게 먹을 것을 주셨던 하나님께서 그때그때 사람들을 통해 공급하신다"며 많은 성도의 동참을 부탁했다.

"사도 바울을 로마로 압송하던 배가 위기에 처했을 때 사람들이 바다의 널조각에 의지해 살아났던 일이 사도행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도, 인생의 풍파를 만난 이들에게 '하나님의 널조각'이 되기 원합니다."

문의 (213)249-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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