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교 박사가 발표하는 모습. ⓒ신태진 기자

장로교회는 한국교회 중 75%를 차지하고 있지만 교권주의와 신학적 견해의 차이로 인해 분열을 거듭했다. 급기야 현재 등록 교단의 수는 250개이고, 비등록 교단까지 합치면 4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실정이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산하 한국장로교신학회(회장 오덕교 박사)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신반초중앙교회에서 제18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발표회는 2012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한국 장로교 총회의 지난 역사를 평가하고, 분열된 한국교회를 하나로 합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각 교단의 신학자들이 대거 참석한 발표회에서 이종윤 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직전회장)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한국교회의 원죄는 ‘분열’임을 지적하고, “초대교회도 게바·바울·아볼로파가 있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 교회를 이룬 것처럼, 한국교회도 서로 다른 은사를 인정하고 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덕교 박사(합신대)는 ‘한국 장로교 총회 100년의 명과 암’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장로교회의 공로와 과실을 살펴보고, 남은 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오 박사는 “철저하게 은둔의 나라였던 한국 땅에 복음의 빛이 비추이게 된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역사였다”며 “선교 100년 만에 인구 4분의 1이 그리스도인이 됐고, 매년 1만명이 넘는 신학생을 배출하며,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됐다”고 했다.

그는 한국 장로교회의 역사를 조선시대, 일제시대, 해방 이후, 그리고 1970년대 이후로 나누어 설명했다.

조선시대의 장로교회는 현대적 의료제도의 도입, 구습·미신 타파, 위생생활의 보급, 사회제도의 개혁, 여권신장운동 전개, 한글보급, 신교육기관설립을 통한 민족계몽운동, 민족자주독립운동 등을 주도했다. 그 예로 선교사 앨런은 1885년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인 광혜원을 설립했고, 무어의 신분차별폐지운동은 갑오개혁으로 이어졌다. 서재필을 비롯한 기독교인들은 남존여비사상 철폐, 축첩금지, 여성교육 등을 주장했다. 아펜젤러와 스크랜튼은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을 세우고, 언더우드는 경신학교와 정신여학교를 설립하여 신교육운동을 주도했다.

일제시대에는 한인디아스포라를 지원하고,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섰으며, 경제살리기와 사회개혁 및 민족정체성 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신사참배에 대항하며 민족의 자긍심과 신앙의 자유를 지키고자 노력했다.

해방 이후에는 신사참배자 처리 문제, 신학적인 견해 차이, ‘세계교회협의회’(World Church Council) 가입에 대한 입장 차이, 지역주의 등으로 인해 교회가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1970년대에는 ‘Explo 74’, ‘민족복음화 대성회’ 등 민족복음화 운동에 힘입어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큰 부흥을 체험했다.

오 박사는 “과거 초대교회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경건하게 살면서 사회제도를 개혁하고 애국·애족운동을 전개하여 세상의 칭찬과 존경을 받았던 것처럼, 현재의 기독교인들도 경건하게 살면서 남은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장로교회의 남은 과제로 세속화 지양, 차세대 준비, 인재와 재정의 적절한 배치, 남북통일, 한인 디아스포라들에 대한 선교와 지원, 교단 통합 등을 제시했다. 특히 200여개로 나뉜 장로교단의 통합과 관련, “한국장로교회들은 ‘웨스트민스터표준문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교리, 예배, 교회정치에 차이가 없다”며 “‘일교단다체제’운동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도 이번 학술발표회에는 안교성 박사(장신대), 김요셉 박사(칼빈대), 연규홍 박사(한신대) 등이 발표자로 참석해 각각 ‘한국장로교 발전단계의 도전과 응답’, ‘프랑스 개혁교회 총회와 신앙고백’, ‘한국장로교회와 칼빈신학의 유산’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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