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 실천신대원 교수

 "한국교회가 다양한 이유로 대사회적인 비판을 받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행해야 할 아주 중요한 책무가 하나 있다. 바로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전도 함으로 영적인 생명도 살려야 하겠지만, 한국 사회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생명경시풍조를 타파하고 자살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명이 바로 한국교회에 있다"

[기독일보] 라이프호프 운영위원장 조성돈 교수(실천신대)가 '한국교회 생명보듬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사)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 수련회의 특강 강사로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조 교수는 '자살공화국'(?) 대한민국의 아픈 현실부터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민국에서 자살로 죽는 사람은 한 해 1만 4160명이다. 이는 하루 39명이 자살로 죽는 것을 의미한다. 또 2012년 통계를 보면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 중 4위다. 1위가 암이고, 2위가 뇌혈관질환, 3위가 심장질환이고 그것을 이어 자살이 순위에 있었다. 조 교수는 "본인은 자살이 사회적 질병이라 생각한다"고 밝히고,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죽어 가는데 그것을 개인적인 문제라고 이 사회가 방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더불어 "많은 생명이 스스로 죽어 가는데 그들을 이 사회가 돕지 않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하고, "다른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이 사회가, 특히 정부가 나서서 돕고 있는데 유독 자살에 대해서는 이 사회가 냉담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현재 이 나라는 죽음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면서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 가운데 이를 생명문화로 변화시키면 현재 이 나라의 심각한 자살문제는 해결될 것"이라 했다.

특히 "생명문화는 누구보다도 교회가 앞장 설 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생명을 이해하고, 생명을 깨달아 품고 있는 우리 교회가 이 사회에 생명문화를 일구어간다면 '자살'이 아니라 '살자'의 문화가 일어나리라 믿는다"고 했다.

조성돈 교수는 자살의 경향성을 이야기 했는데, 특히 연령대 별 자살률 분석을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먼저 노년층의 자살이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조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일본과 비교하면서 '노년층에 대한 복지'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아이들의 부모세대인 30~50대 층에 자살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아이들이 부모의 자살로 인해 큰 짐을 안고 살며, 부모의 자살로 말미암아 아이들 역시 자살의 큰 위험 가운데 살게 된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는 자살을 어떻게 생각할까? 고대 교부인 어거스틴은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께 속해 있다"고 주장해 자살은 자신에 대한 살인행위로 '죄'라는 입장이었다. 교회사를 살펴 보더라도 자살은 '죄'라는 관점을 유지했으며, 엄하게 형벌로 다스리기도 했다. 그러나 자살에 대한 이러한 태도들이 교리적으로 확정된 형태는 아니었다. 가톨릭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가르침이 교리서에 담겨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자살을 구원의 문제와 연결짓지는 않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성돈 교수는 "자살한 사람이 지옥 가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조 교수는 "자살한 사람은 큰 죄를 지었다. 그래서 지옥 갈 확률이 높다. 그러나 모두 지옥에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더불어 "성경 어디에도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이야기는 없고, 교리적으로도 그러한 내용은 없다"며 "자살을 지옥과 연결한 것은 중세시대의 산물이며, 우리 개신교에게는 통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조 교수는 "자살하면 지옥 간다고 이야기할 때에 그 근거는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에 대한 이해"라고 말하고, "그것은 가톨릭의 교리"라며 "가톨릭에는 용서 받지 못하는 대죄라는 것이 있는데 그러한 죄를 지으면 영생을 얻지 못하고 지옥에 간다고 가르치며 여기에 자살도 속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개신교에는 그러한 죄의 개념은 없다"고 말하고, "개신교는 전적인 타락에 전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가 구원을 얻는다는 것이 정답"이라며 "모두가 큰 죄일 수밖에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가 용서 받을 수 있으며,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돈 교수는 "이 땅에서 사람을 판단해 지옥에 보내고, 천국에 보내는 것은 개신교에는 없는 전통"이라고 말하고, "구원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것으로, 이것이 우리의 신앙고백"이라 했다. 반면 "가톨릭은 교황이 마련한 근거를 갖고 사람을 판단하는데, 자살한 자는 지옥 간다는 것은 우리가 교황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 땅에서 어떤 행위로 구원을 판단하는 행위는 가톨릭적인 전통"이라며 "다시 말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이단"이라 주장했다.

교갱협 제19차 영성수련회가 열리고 있는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   ©공동취재단

자살자의 구원 문제를 정리한 조성돈 교수는 이후 "자살로 죽은 사람의 장례를 치뤄주어도 되는가"를 물었다. 중세의 관점에서 볼 때 구원 받지 못한 자, 또는 죄를 저지르고 회개하지 못하여 죽은 자의 장례를 교회에서 치러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재 한국교회에서 많이 사라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유효한 부분이 있다. 조 교수는 "요즘처럼 대한민국에서 자살자가 많은 상황에서 교회는 자살자의 장례에 대한 논의를 해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살은 이제 사회적 현상"이라고 말하고, "자살예방과 함께 교회는 교회 안에서 나타나게 되는 자살자의 장례에 대해서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 때에 구원에 대한 판단 이전에 그가 그 교회 공동체의 한 일원이었고, 우리의 형제, 자매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더 나아가 조성돈 교수는 "대한민국의 자살문제는 교회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생명에 대해서 가장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는 교회가 여기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에 속한다"면서 "요즘처럼 교회가 무엇을 해도 욕을 먹는 상황에서 교회가 할 때 가장 박수 받을 수 있는 일 역시 자살예방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더불어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고, 그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발견하는 것은 귀한 일"이라 주장했다.

한편 18일부터 20일까지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라는 주제로 열리는 교갱협 제19차 영성수련회에서는 조성돈 교수의 주제특강 외에도 김미진 간사의 "왕의 재정" 특강과 심창섭 교수(전 총신대 신대원장 및 부총장)의 "교황의 한국 방문의 의미와 개혁신학적 이해" 주제 특강이 있었다.

특히 심창섭 교수는 "비 성경적인 교황권지상주의의 우산 아래 펼쳐지는 성유물 숭배와 마리아 숭배는 기독교 신앙을 오도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로마가톨릭교회의 실상을 면밀히 연구해 보면 성경이 말하는 정통기독교와는 다른 이질적인 신앙의 요소들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며 "개혁교회 신도들은 외형적인 로마가톨릭교회의 화려한 허상에 유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 했다. 더불어 "하나님이 주신 가장 객관적인 계시인 성경말씀만으로 만족하고 진리를 외치는 개혁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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