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는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재일외국인의인권위원회,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전국그리스도교연락협의회(이하 외기협)와 함께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한·일·재일교회의 이주민선교 현황과 전망, 그리고 과제”라는 주제로 제18회 한·일·재일교회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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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는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재일외국인의인권위원회,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전국그리스도교연락협의회(이하 외기협)와 함께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한·일·재일교회의 이주민선교 현황과 전망, 그리고 과제”라는 주제로 제18회 한·일·재일교회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을 통해 한,일 양국 교회는 혐오와 차별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간의 이해나 대립을 넘어서 기독교가 화해와 공생의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으며, 특별히 한·일 양국의 가톨릭 교회도 함께 참가하여 이주민 선교에 대한 현황과 정책들을 공유하고 연대의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또한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공동의 선교 과제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일·재일교회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이주민은 ‘남’이 아니라 바로 ‘우리’이며,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어떠한 차별없이 이주민들과 한 몸을 이루고자 힘쓰는 것이 곧 신앙인에게 주어진 거룩한 사명임을 고백”하며, 모든 차이를 초월해서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공동의 과제를 선언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정대협 정기 수요집회에 참석해 연대했다. 일본참가자들을 대표하여 연대발언에 나선 야하기 신이치 신부(일본성공회 관구사무소 총주사)는 할머니들에게 사죄의 말을 전하며, 일본교회 및 시민사회와 함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진정한 화해와 공생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다음은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공동선언문 “인종차별은 반인류적 범죄이며 죄악이다” 전문이다.

[제18회 한・일・재일교회 국제심포지엄 공동성명서] 인종차별은 반인류적 범죄이며 죄악이다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주고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주십시오」(로마서12장15절)

한국기독교회협의회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외국인주민기본법제정을 요청하는 전국그리스도교연락협의회는 화해와 공생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야 할 교회의 거룩한 사명을 기억하며, 이주민 선교를 위한 공동의 비전과 역할을 모색하고 한・일・재일교회간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2018년 4월 24일부터 25일까지 한국기독교회관에서“한・일・재일교회의 이주민선교 현황과 전망, 그리고 과제”라는 주제로 제18회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이주민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이주노동자, 결혼 이주민 등을 포함해 이주민의 수가 한국은 200만, 일본은 2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이미 수많은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산업현장의 이주노동자들은 각종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고용허가제와 일본의 기능실습생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는 직장 이동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결혼이주 여성들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가혹한 노동착취 뿐만 아니라 성폭력에도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우리 곁에 살아가는 이주민들이 피부색, 언어, 문화, 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되거나, 체류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비인간적인 대우를 당하는 사례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더욱이 인터넷과 사회 곳곳에서 외국인에 대한 근거없는 혐오 표현과 혐오범죄들이 확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규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는 한일 양국 정부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이 당하는 강제노동과 노동착취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므로 제도를 개선하고, 인종차별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할 것, 그리고 여성 이주민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 등을 강력하게 권고해 왔다.

대한민국은 국가인권위원회 구성, 지방 참정권 부여, 다문화가족지원법 제정, 산업연수생제도 폐지 등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어왔다. 또한 일본은 헤이트스피치금지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더불어 사는 이웃으로서 이주민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 똑같다. 특히 일본의 경우 출입국관리법이 개악되어 통제와 배제가 강화되고 있다.

한국사회는 민족분단이라는 역사 속에서 국가주의적인 단일민족지향의 가치관이 강조되어 왔다. 일부 한국교회는 이주민과 성적소수자등의 기본적 인권을 인권조례폐지요구를 통해서 훼손하고 있다. 이주민을 이질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보는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 권리의 주체를 ‘국민’에서 ‘보편적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가치관 전환이 시급하다. 또한 일본사회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전쟁 후 한반도를 식민지화한 역사적 책임을 성실히 다하지 않았다. 일본 교회도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식민지주의적인 가치관이 조선학교의 고등학교 무상화 배제 등 재일한국인・조선인을 차별했고, 일본군 ‘위안부’문제를 부정하고 혐오발언을 낳는 온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처럼, 한일 양국간 역시 과거의 역사청산이 반드시 이루어져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가 실현되기를 우리는 희망한다.

한・일・재일교회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어 하나님의 숨결을 통해 생명을 얻은 고귀하고 숭고한 존재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믿는다. 따라서 이주민은 남이 아니라, 바로 ‘우리’이며,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어떠한 차별 없이 이주민들과 한 몸을 이루고자 힘쓰는 것이 곧 신앙인에게 주어진 거룩한 사명임을 고백한다.

<제18회 국제 심포지엄>에 참가한 우리 모두는 이러한 신앙고백을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인 인종차별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일 가톨릭교회와 더불어 깊은 논의를 진행하였다. 우리는 먼저 한일양국 모두 오랫동안 단일민족지향적인 가치관을 가져왔으며, 이주민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문화와 제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일・재일교회는 모든 차이를 초월해서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모든 인간을 초청하는 하나님을 믿고 협력과 연대를 공고히 할 것을 결의하고, 아래와 같이 공동과제를 선언한다.

1. 한・일・재일교회는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사람에 대한 어떠한 차별과 혐오에도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며, 모든 사람이 가진 소중하고 존엄한 가치를 지키고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2. 우리는 한국사회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과 일본사회의 외국인주민기본법과 인종차별철폐기본법의 조기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3. 우리는 식민지주의 인종주의를 넘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와 교회를 만들기 위해 서로의 과제와 성과를 공유하는 네트워크(형성?)를 추진한다.

4. 우리는 한・일・재일교회가 만나 역사교육, 평등교육, 인권교육을 보다 풍성하게 하기 위해 서로 배우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5. 우리는 이주민의 권리보장이 복음선교의 한 부분임을 인식하고, 그 실현을 위해서 아시아와 세계교회와의 협력을 추진한다.

6. 우리는 이상의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 한・일・재일 교회의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을 확인하고 제 19회 국제 심포지엄을 2020년 일본에서 개최한다.

2018년 4월 2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이주민소위원회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재일외국인의 인권위원회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전국그리스도교연락협의회(외기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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