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마힌다 라자팍세 전 대통령
스리랑카 마힌다 라자팍세 전 대통령 ©지구촌사랑나눔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과거 한국에 스리랑카 코끼리를 선물해 화제를 모았던 마힌다 라자팍세(Percy Mahendra 'Mahinda' rājapaksa) 전 대통령(71)이 지난 5일 한국과 스리랑카의 우호증진과 스리랑카 근로자를 격려하기 위해 방한해 10일 오전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사)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의 초청으로 방한한 라자팍세 전 대통령은 이번이 5번째 한국 방문이다. 과거 노동직업훈련 장관, 야당 대표, 총리, 대통령 시절 각각 한국에 왔던 바 있다. 지구촌사랑나눔은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 중국동포 등 이주민들의 인권신장과 복지를 위해 지난 1992년 설립됐으며,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지구촌학교, 이주여성지원센터, 이주민 쉼터, 급식소 등을 운영하는 이주민 지원 전문단체이다.

지구촌사랑나눔 대표인 김해성 목사와 라자팍세 전 대통령의 인연은 특별하다. 과거 1996년, 김 목사는 경기도 광주 한 버스정류장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스리랑카 청년 2명을 도운 적이 있다. 그 가운데 한 명의 작은 아버지가 라자팍세 전 대통령으로, 그 즈음 스리랑카 명절을 맞아 작은 파티를 준비할 때 야당 대표로 방한해 김 목사와 교류하게 됐다.

이후 라자팍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자신의 나라 청년들을 따뜻하게 대해준 김 목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스리랑카 코끼리를 선물하겠다고 했었다. 김 목사는 코끼리 선물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쉽게 갖고 올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기에 정중하게 거절을 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2010년 한 일간지를 통해 한국에서 대를 이을 암코끼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했고, 다시 자라팍세 대통령에게 요청, 코끼리 한 쌍을 선물 받아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기증했다.

그렇게 2010년 9월, 스리랑카에서 아기 코끼리 한 쌍이 도착했다. 이름은 가자바(수컷)와 수겔라(암컷)였다. 지구촌사랑나눔 측은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는 나이가 많아 새끼를 낳을 수 없는데다 국제 협약으로 매매가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 받은 귀한 선물이었다"고 했다.

그 아기 코끼리 한 쌍이 잘 자라 지난 6월 24일 새벽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새끼를 낳았다. 이는 1994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8월 6일 오전 서울대공원 동물원 코끼리 방사장에서 이주민 등 500여 명을 초청해 코끼리 출산을 축하하는 축하 행사도 가졌다. 라자팍세 전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석했으며, 아기 코끼리의 이름은 한국과 스리랑카의 우호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코리랑카'로 지었다고 한다.

기증 받았던 스리랑카 코끼리 부부가 지난 6월 24일 새벽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새끼를 낳았다.
기증 받았던 스리랑카 코끼리 부부가 지난 6월 24일 새벽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새끼를 낳았다. 아래 새끼 코끼리 '코리랑카'가 보인다. ©서울대공원 제공

라자팍세 전 대통령은 코끼리 출산 축하 행사에 이어 7일 오후에는 장충체육관을 찾아 스리랑카 근로자 5천여 명과 함께 스리랑카 교민 위로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고, 8일 국회를 방문해 심재철 부의장과 신상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을 면담했다. 9일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각각 접견하는 등 방한 기간 중 양국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한 정관계 인사와의 만남, 기업체 방문 등을 진행했다.

10일 기자회견에서 라자팍세 전 대통령은 이런 인연을 맺게 해준 지구촌사랑나눔과 대표 김해성 목사에게 먼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코끼리로 말미암아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며 덕담을 했다. 또 다양한 정관계 및 종교 시민단체 인사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특별히 삼성전자를 방문해 한국 경제의 저력을 확인했으며, 황 총리에게는 한국 정부가 병원과 컨벤션센터 등을 지어줬던 일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스리랑카 근로자들이 한국에 잘 적응은 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체류 자격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선처해 줄 것으로 호소했다.

스리랑카 마힌다 라자팍세 전 대통령
스리랑카 마힌다 라자팍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습. ©지구촌사랑나눔

한편 라자팍세 전 대통령은 1945년 11월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정치가이자 독립운동 지도자 증의 한 사람이었던 D.A.라자팍세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후 리치몬드 대학과 콜롬보 사스턴 대학, 나란다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신할리어 영화에도 출연했던 경험이 있다. 1970년 25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이후 노동·직업훈련장관과 어업·수산자원개발장관을 역임하고 2004년에 수상에 취임했다.

2005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경쟁후보인 라니르 위쿠라마싱하를 50.29% 18만표의 근소한 차로 누르고 제 6대 대통령에 취임(2005. 11.)했으며, 2009년에는 26년간에 걸친 스리랑카 내전에 마침표를 찍어 스리랑카 전 지역의 실효 지배권을 회복하기도 했었다. 이 공적을 토대로 임기를 단축시켜 조기선거를 실시(2010)해 사라스 훤세카 전 국방참모총장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2010. 1. 26.)하기도 했으며, 2015년 1월 낙선했지만 퇴임 후 2015년 8월의 국회선거에서 UPFA의 사실상 리더로서 복권을 시도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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