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법 노스케롤라이나 케이아메이칸포스트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미국에서 이제는 성전환자들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생물학적으로 남성 혹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중간에 그 반대의 성(性)으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바꾼 사람들의 권리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발단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이른바 ‘화장실 법’이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지난 3월 23일 공공 화장실에 들어갈 때 자신의 출생증명서에 기록된 성(性)을 기준으로 남자 혹은 여자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법이 마련되었다. 태어날 때 남자였던 사람이 성전환을 해서 여자라고 하며 여자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들어갈 경우 여성들과 어린이들에게 입힐 충격과 혼란을 막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법은 성전환자들을 차별하는 악법이라며 반발이 거셌다. 페이팔 등 일부 기업들을 노스캐롤라이나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고 브루스 스프링스턴 등 유명한 팝가수들은 노스캐롤라이나 공연을 취소했으며 동성애자 및 성전환자 권익 옹호에 앞장서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시애틀 시장 등은 시공무원들의 노스캐롤라이나 방문을 금지하며 항의했다.

그동안 동성애자 및 성전환자들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화장실 법’은 잘못된 것으로 폐기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연방정부는 노스캐롤라이나에 대한 연방지원금 중단 내지 삭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물론이고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도 성전환자들은 자신이 편하다고 느끼는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성전환자들의 권리는 그동안 동성애자들의 권리와 함께 미국 사회에서 보호되어야 할 소수자들의 권리로 주장되어 왔다.

캘리포니아주는 2013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성전환자 학생들에게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법안을 발효했으며 LA카운티의 웨스트 할리우드시 정부는 공공기관과 상업시설에 있는 화장실을 모두 '성 중립' 화장실로 교체하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화장실법 노스케롤라이나 케이아메이칸포스트
성중립 화장실의 모습.

미국 여자대학들은 ‘성전환자 입학’을 허가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밀스 칼리지에서는 2014년 미국내 최초로 여성으로 성전한 한 학생의 입학을 허가했으며, 클레어몬트에 위치한 스크립스 칼리지도 성전환자 학생을 올 가을학기부터 받아들인다.

미네소타에 소재한 한 회사는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회사 직원에 대해 회사 내 여성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그 직원을 she, her 대신 he, his라고 잘못된 성(性)대명사를 사용하며 성 희롱을 했다는 이유로 2011년 소송을 당했다. 이 회사는 패소해 벌금 11만 5천달러를 직원에게 지불하고 성전환 고용정책을 변경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동성결혼까지 합법화한 마당에 성전환자 권리 보호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비판이 있지만 미국 기독교 단체들은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가족협회(America Family Association)은 전국적 대형 수퍼인 타겟(Target)이 노스캐롤라이나의 ‘화장실 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는 성전환자들이 자신이 선택한 성(性)에 따라 수퍼 내 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운영 방침을 지난 19일 발표하자 보이콧 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가족협회는 이 방침에 따르면 한 남자가 타겟에서 오늘은 느낌이 여자같다며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며 온라인 보이콧 켐페인을 펼쳤고 26일 현재 72만명이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동성애자 및 성전환자 권익 보호 단체인 인권캠페인(Human Right Campaign)이나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은 노스캐롤라이나 화장실법을 폐기하기 위해 19만명의 서명을 받아 노스캐롤라이나 의회에 전달했다.

이 법안을 서명한 팻 맥코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인권캠페인(Human Right Campaign)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 그룹으로 알려진 전국총기협회(NRA)보다 훨씬 강하다며 수천만 달러의 돈을 가진 동성애자 권익 단체들이 엄청난 압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 예산 5천만 달러 규모의 인권켐페인(HRC)은 공화당의 주요 후원자 중 한명인 억만장자 폴 싱어 등의 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장실법 #노스케롤라이나 #성중립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