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이정현 의원(순천·곡성)의 전남 자동차공장 설립 발언에 대한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동차 100만대 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시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광주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등의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순천에 이어 곡성지역 의정보고회에서 잇따라 전남 자동차 공장 발언으로 지역에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의원은 순천에서 "현대자동차가 전남지역에 20만대에서 30만대 생산규모의 자동차 공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공장은 광주와 가까운 곡성이나 전남 동부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의원은 곡성에서 자동차 공장 설립을 재확인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부정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자동차회사와 관련된 인사들을 만나 공장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들었고 생산부지도 확인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이 의원은 "광주가 추진하고 있는 100만대 생산과 관련해 대도심에서는 자동차증산이 더 이상 어렵과 광주외곽에 공장과 협력업체가 들어서야 한다"며 "다만 자동차생산에 대한 투자는 정치권이 기업이 판단할 문제"라고 쐐기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광주지역에서는 배신감과 함께 반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광주시의 100만대 도시 건설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이 의원이 실제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이중플레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자동차 100만대 협조를 구하기 위해 새누리당 중앙당을 방문한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본인이 100만대 생산을 대선 공약에 넣은 사람이다. 시기가 적절하다. 광주에서 잘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당에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지만, 현재의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투자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광주시에 자동차 공장을 집중화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이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시의 100만대 생산기지 건설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이 의원에 대한 지역의 서운함과 배신감이 묻어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예산 폭탄'을 거론한 이 의원이 재선을 위한 행보를 위해 실체도 없는 전남 자동차 공장으로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근혜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가장 우선시 했던 광주 자동차 100만대 도시 건설 공약을 외면한 데 이어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 의원 마저도 보탬은 커녕 딴죽을 걸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은 전날 논평을 통해 "지역 발전의 초석이 될 박 대통령 공약사업을 이행하는 데 여야가 함께 정치력을 모아야 할 때다"면서 "이의원 본인의 정치적 의욕이야 탓하고 싶지 않지만 혹여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돼 민심을 현혹하는 말장난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꼬집었다.

전남 자동차 공장설립의 실체와 관련해 현대차 한 관계자는 "전남지역에 자동차 공장설립 주장은 정종득 목포시장때 등 여러번 있었다"면서 "전남 자동차 공장 설립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의원측 관계자는 "광주시로 갈 자동차 공장을 빼오는 게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기업에서 하는 일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자꾸 시끄러우면 밥이 설 익을 수도 있는 만큼 언론에서도 자제를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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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