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연쇄 테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 이슬람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한 할랄 식품 반대 기도회. 서방 국가뿐 아니라 한국교회에 퍼져 있는 이슬람에 대한 이미지는 'IS로 대표되는 이슬람 근본주의, 할랄 음식에 대한 경계; 등 편향적 혹은 극단적이다.

그러나 예일대 신앙과문화연구소 소장 미로슬라브 볼프 박사는 그의 책 "알라"(IVP)에서 이슬람과 기독교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도록 기술하고,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세계의 공공선과 평화로운 미래에 함께 공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볼프 박사의 핵심 주장 10가지는 ▶나는 무슬림이 유대인과 기독교인이 예배하는 하나님과 다른 신을 섬긴다는 주장에 반대한다 ▶나는 무슬림의 유일신주의가 기독교의 삼위일체 교리와 양립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나는 꾸란의 하나님이 순전한 사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과는 반대로 사납고 폭력적인 신이라고 보는 생각에 반대한다 ▶나는 기독교가 생명을 긍정하는 사랑의 종교인 반면, 이슬람은 생명을 제약하는 율법의 종교라는 생각에 반대한다 ▶나는 이슬람과 기독교 '문명'은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반대한다 ▶나는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는 기독교와 연결시키는 반면, 신의 철칙에 조건 없이 순종하는 것은 이슬람과 연결시키는 것에 반대한다 ▶나는 홀로 참되신 하나님께 충성하는 것보다, 소속이나 이름표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반대한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것을 통제하려는 어떤 시도도 반대한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를 결정하는 것을 통제하려는 어떤 시도도 반대한다 ▶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그 자유를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사하는 것을 모두 반대한다 ▶나는 (바르게 이해된) 유일신 신앙이 폭력과 전체주의적 지배를 조장한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등이다.

예일대 신앙과문화연구소 소장 미로슬라브 볼프 박사
예일대 신앙과문화연구소 소장 미로슬라브 볼프 박사.

그는 "중요하고도 없어지지 않는 서로 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공통의 신을 믿으며 신을 유사하게 인식한다는 주장은 ▶그들 사이에 폭력을 일으키는 종교적 동시의 정당성을 제거하며 ▶상대방을 배려하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세상에서 어떤 것이 공공선을 가져올지 진지하고 지속적인 논의에 참여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 책이 한국에 출간되는 것에 발맞춰 22일 저녁 7시 30분 강변역 은혜와선물교회(담임 송용원 목사)에서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같다?! - '알라'를 통해 종교 갈등의 원인과 화해 가능성을 모색하다"란 주제로 '알라' 출간기념 특별좌담회가 열렸다.

김선욱 교수(숭실대 철학과)가 발표하고 있다.
김선욱 교수(숭실대 철학과)가 발표하고 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선욱 교수(숭실대 철학과)는 "알라를 통해 본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 그리고 한국사회"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볼프 박사의 이러한 주장을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정치신학적 노력"이라 평하고 "볼프 박사 스스로도 이 책에서 자신의 논의가 구원론적 차원이 아닌, 정치신학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누차 밝히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볼프 박사 스스로도 공통의 신을 발견하려는 노력은 하나뿐인 세계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공존하려는 의도로 이뤄진 정치신학적 노력이지만, 선교를 생각했을 때 이러한 공통의 신의 발견이란 무의미하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에게 구원의 하나님은 가장 중요한 믿음의 내용이지만, 볼프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사랑의 하나님이며, 따라서 선교의 대상과의 사랑의 상호적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는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야만 한다는 것도 아울러 지적한다"고 했다.

사실 이슬람 세계를 향해 지난 수십 년간 이뤄진 기독교의 대대적 선교운동은 무슬림에게 공포와 분노를 유발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기독교 선교가 무슬림에게 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의 다른 이름으로 간주됐다"고 지적하고, "이슬람 세계에 대한 우리의 선교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면서 "볼프는 ▶그들의 신앙을 당신에게 전할 기회를 줄 준비가 되었을 때에만 신앙을 전하라 ▶그들이 당신에게 신앙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그들에게 전하라고 말한다" 했다.

이 두 가지 규칙과 관련, 특히 두 번째 것에 대해 볼프는 ▶다른 사람에게 신앙을 강요하지 말 것 ▶뇌물을 주거나 현혹시키는 방식으로 신앙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할 것 ▶자신의 가장 훌륭한 신앙의 실천과 다른 신앙의 가장 나쁜 실천을 비교하지 말 것을 덧붙여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이런 방식이라면 이슬람이나 기독교의 선교가 서로에게 공포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같다?! - '알라'를 통해 종교 갈등의 원인과 화해 가능성을 모색하다"란 주제로 '알라' 출간기념 특별좌담회가 열렸다.

김선욱 교수는 "한국교회가 이슬람에 대해 갖는 공포의 종류는 이슬람이 기독교에 대해 갖고 있는 공포와는 성격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익산 푸드 클러스터 건립과 관련, 할랄 푸드에 대한 사실적 근거 없는 공포심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공포는 주로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떠도는 추측이나 억측을 사실인 양 받아들이는 데서 발생한다"면서 "그런 공포심은 잘 알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져야지, 오해에 근거한 비이성적인 직접행동으로, 더욱이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행동은 하나님도 원하지 않으시고, 기독교인 자신에게도 결코 유익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오히려 IS가 가장 원하는 것 아니냐"면서 "2015년 11월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한 파리 시민의 성숙한 대응 태도에 경탄한 이유는, 그들이 공포심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노력과, 그들의 분노를 무차별적으로 무슬림에게 되돌리려고 하지 않은 태도 때문"이라 했다. 덧붙여 "우리에게 이런 성숙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선욱 교수의 발표 외에도 볼프 박사와의 화상 대화가 진행됐고, 김근주 연구원(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사회로 김선욱 교수와 변상욱 기자(CBS), 송용원 목사(은혜와선물교회) 등이 패널로 나서서 토론 및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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