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바른교회아카데미가 가을을 맞아 시작한 '세월호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진행한 '테마가 있는 신학강좌'가 28일 '세월호 참사 앞에 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발표한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교수)의 강연으로 끝을 맺었다.

이날 열매나눔빌딩(구 청어람) 열매홀에서 오후 7시 진행된 강연에서 이만열 교수는 세월호 사건 이후 공직자와 정부의 무책임성과 기독교 지도자들의 '하나님의 뜻' 발언에 관해 질타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핵심은 사고 초기에놓친 골든 타임에 있다"며 "그 다음 원인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안했다, 뇌물을 먹었다 하는 복합적인 부정이지만 그렇게 보면 초점이 흐려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8시 19분 하다가 42분 이런 말도 하는데 그 시간부터 3시간 동안 완전 가라앉을때까지 충분히 그 아이들을 다 구할 수 있었던 시간인데 그걸 못한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정부는 그 이튿날부터 유벙언 쫓아다니며 관심을 다른데로 돌려놓았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론이 굉장히 크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이후에 새누리당 정권이 들어서서 책임지는 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천안함 폭침때 북한이 와서 폭침했다 하니 믿고 싶은데 믿도록 하려면 북한의 침략에 방비를 제대로 못한 국방에 관련된 사람들 목을 쳐야 한다. 그러나 하나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사건 직전에 계속 또 나온게 무인기 사건인데 북한이 와서 했다면 방공망이 뚫린 것인데 그렇다면 책임자 목을 쳐야 한다. 그리고나서 북한이 온거다 이렇게해야만 아구가 맞는데 하나도 책임을 안묻고 북한이 왔다 믿으라 한다. 믿으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며 "이와는 달리 2년전 동해안에서 '노크 귀순사건'이 있었을 때는 줄줄이 옷을 벗겼다. 북한군이 휴전선을 넘어올때도 안걸리고 나중에는 막사에 와서 노크해서 노크 귀순 사건이다. 이 사건과 천안함 사건, 무인기 사건 비교해보면 너무 대조가 된다. 노크귀순 사건은 누가봐도 진짜니까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무인기, 천안함 사건은 하나도 책임을 안졌다. 그러면서 어떻게 믿으라고 할거냐"고 물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공직자의 책임문제는 따져야 한다. 나중에는 '국가개조한다. 해경 없애버린다'로 나왔지만 제 상식으로는 그날로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며 "4월 16일에 세월호 사건이 나고 4월 27일에 국무총리가 사표를 제출하고 해수부장관은 아직 그 자리에 있다. 안행부장관은 거기 가서 사진 찍은 것이 들통나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서 따져야 할 정부의 책임이 많다. 청와대 책임은 더 크다. 청와대 7시간 사건은 참 문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들이 너무 많다. 이튿날부터 소유주가 누구냐 해서 유병언을 쫓기 시작하고 모든 언론을 유병언이 장식했다. 그렇게 하는 동안 세월호 본질은 감춰졌다. 이게 정부가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보고 처리하겠느냐 하는 의도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만열 교수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응'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한기총 부회장을 역임한 이의 발언인 '가난한 집 애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느냐...'하는 것과 '세월호 참사는 하나님의 뜻이다'고 복음주의 기독교에서 소수이지만 발언하고 동조한 이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 등에 대해 질타했다.

그는 "세월호는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나타난 것이라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해서 상처를 받은 유가족들이 더 큰 상처를 받는 것이다"며 문제가 됐던 대형교회 한 목회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고 설교했는데 이는 누구의 책임도 묻지 말고 온 나라가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죄악된 사건을 묻는데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책임으로 묻는 것이다. 이러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또 이렇게 말하며 유족들이 일반 국민들, 특히 믿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할 적에 별난 하나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또 "이 목회자는'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연합기도회'를 열어 사면초가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해서 면죄부를 주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며 "대통령은 6.4지방 선거에서 여당이 이기고 난 뒤부터는 구걸할 필요도 없어지고 완전히 표변해버렸다. 그전까지는 내 책임이다 눈물도 흘리고 보궐선거에서 이기고 나니 국민이 지지한다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만열 교수는 "문창극 강연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한 언론매체에서 물어와 문창극 강연의 전체 텍스트를 받아본 후에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한국교회에서 한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 한 것이다. 그 내용을 좀 보면 역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는데 요점만 얘기하면 하나님은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기 위해서 고난을 주셨다. 우리 민족은 본래 무지하고 더럽고 게으른 민족이었다. 여기에서 나올 수 있는 반론은 게으른 DNA를 가졌는데 지금 한국사람들이 '빨리빨리' 하는 생활습관은 뭐냐 하늑 것이다. 이어 우리 민족 지도자는 무능했다는 주장이다"고 했다.

또 "기독교는 우리 민족에게 근면을 가르쳐줬고 공산주의는 게으른 자들의 전유물이다는 내용이 있다. 또 게으름의 죄 때문에 하나님께서 분단과 6.25를 주셨고 일본과 미국이 없었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다. 통일과 평화는 인간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터치로 이뤄진다. 또 하나님께서 한국을 세계의 중심국가로 만들것이다는 내용이었다"며 "여기에서 중요한 것 하나님의 뜻이 뭐냐 하는 것이다"고 다시 질문했다.

그는 "한 신약학 학자는 인간의 잘못이라고 빚어진 세월호 참사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신성모독이다.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기 전에 악하고 어리석은 인간의 잘못으로 빚어진 참혹한 사건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며 "신약학을 하면서 조직신학도 관계하는 교수는 이전체조명과 부분조명이라는 단어를 써서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조명으로서의 하나님의 섭리와 부분조명으로서의 하나님의 뜻은 서로 다르면서도 얽혀져있다. 그런 예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돌아가셨다 하는 것은 하나님의 예정 속에 없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예정 속에서 본다면 유다의 배신도 얼마든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유다에게 책임을 물었다. 또 이런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초대교회에서 유대 지도자들이 이방 세력과 결탁해서 사도들을 박해하는 일이 있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의 권능과 뜻대로 이루려고 예정하신 것이라고 사도행전에 돼있는데 그렇다고 그 사람들의 위협 자체가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 이루어졌으니 유대 지도자들의 위협 자체를 정당화시킬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또 요셉이 애굽으로 팔려간 것이 하나님의 전체 조명에서 본다면 여정이나 뜻이나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들이 요셉을 팔아먹고 박해한 것이 예정 속에서 묻혀 갈 수 있느냐고 얘기한 학자였다"며 "결코 사람이 저지르는 악을 하나님의 뜻이라는 울타리로 끌어들이면 안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이 수많은 사람의 책임과 관련된 일을 하나님이 하신 일로 해석하는 순간 그 사건과 관련된 도덕적 책임을 묻는 일은 중단돼 버리고 만다는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만열 교수는 "역사학계에서는 이를 친일 식민사관의 아류로 규정했다"며 "일제시대가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하면 반대로 독립운동을 한건 어떻게 되느냐 하나님의 뜻에 역행한거냐는 얘기가 바로 나온다"며 "이런 문제들을 간과해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얘기한 이런 것은 굉장히 문제를 삼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저는 하나님께서 명시적으로 자기의 뜻을 말씀하는 적이 있는가 회의를 한다. 하나님의 뜻이다 주의 뜻이다 성경에는 많이 나오는데 성경에 식민지를 만들고인간적으로 공정하지 못하고 불의하고도 나의 뜻이라고 하는게 있는가" 물으며 "구약에서는 가나안 족속을 쳐버린 것이 나의 뜻이다 하시는 것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적에 그게 나타나는가 회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가나안 족속에 쳤다고 할 적에도 그들이 너무 우상을 섬기고 죄악을 졌기 때문에 친다고는 했지만 하나님을 잘 섬기는데 친다는 식의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은 가난하고 약한 자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이신데 가난하고 약한 자를 짓누르는 일을 예정 가운데 하셨다고 말할 수가 있는가? 인간이 저지른 죄악된 상황과 관련해 하나님의 뜻을 결부시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며 "역사적 사실에 관해서 그게 하나님의 뜻이냐 아니냐 묻는 것은 인간의 월권이 아니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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