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주도홍 박사)가 12일 오후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제117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두 사람의 강사를 통해 "칼 바르트 초기신학 속 하나님 나라와 사회주의 담론의 변화에 대해"(박성철) 그리고 "전통적 설교자 상의 변화에 따른 공동체적 설교의 가능성"(허 찬)에 대해 들어봤다.

박성철 박사(총신대 정치신학)는 발표를 통해 "초기 자펜빌 시기에 칼바르트는 사회주의 이론이 실현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현실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고, 이를 기반으로 하나님 나라의 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의 내적 연관성을 확신하고 있었지만,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그는 이념으로서의 사회주의적 이상과 현실 체제로의 사회주의 사이의 괴리를 느끼기 시작했고 현실 사회주의에 대한 신학적 비판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박사는 "바르트의 신학에서 급진적 사회주의와 급진적 기독교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되고, 이후 사회주의 운동을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 운동에 대한 담론으로 발전하게 된다"면서 "급진적 사회주의와 급진적 기독교, 하나님 나라 운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제1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한 채 자본주의적 군국주의에 굴복한 기존의 사회주의 운동과 제도와 전통으로서의 기독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칼바르트는 변증법적 신학 시기(1922~1931)부터 자펜빌 시기와 달리 분명하게 종교사회주의를 적극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성철 박사는 "급진적 기독교와 기존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곧 예수의 복음에 대한 부정이 아니듯 사회주의 운동을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 운동에 대한 담론이 곧 사회주의 이념과의 절대적 단절, 특히 사회주의적 자본주의비판의 부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바르트의 '사회주의적 논의들'은 잘 보여준다"고 했다.

한국개혁신학회 제117차 정기학술 발표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 개혁신학회 페이스북
한국개혁신학회 제117차 정기학술 발표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 개혁신학회 페이스북

두 번째 발제자 허 찬 박사(대신총회신학교)는 발표를 통해 설교자의 임무가 궁극적으로 말씀을 바르게 전함으로 교회를 온전히 세우는 것(building up)에 있다고 강조하고, "건강한 교회는 목사와 장로 집사 등의 항존 직분자들과 교회의 필요에 의해 제정된 임시 직분자들이 균형을 이루어 주님의 교회를 다스려 가는 것"이라며 "이런 공동체성에 대한 요구에 대해 오늘날의 설교자들은 개혁교회가 본래 가진 공동체성을 회복하여 청중을 함께하는 성경적이며 균형잡힌 교회가 되도록 말씀으로 봉사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허 박사는 "과거에 우리는 교인의 숫자가 많고 웅장한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이 목회의 성공이라 여겼지만, "과연 설교자인 목회자가 자신을 위한 권력을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권위로 가장하여 성도에게 맹목적 순종을 요구한다면 이는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장한 폭력일 것"이라며 "설교자인 목회자가 자꾸만 특권층으로 인식되어짐으로서 그의 권한과 영향력이 우상화되는 것을 지양하고 장로교 정치체계가 나타내는 본래적 의미와 지향점을 오늘날의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서 재해석하고 고전의 입장에서 대화하는 것은 이 시대 '개혁주의'를 지향하는 교회라면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허 박사는 "남아공 흑인들이 가지는 독특한 공동체 개념 중에 '우분투'(Ubuntu)라는 것이 있는데, 이 말의 의미하는 바는 '내 인간성은 당신의 인간성과 뗄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삶은 여러 사람과 한데 묶여 있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사람이 된다'는 말의 뜻"이라며 "이 우분투의 관점에서 이 시대의 설교자 역시도 공동체 안에서 다듬어져 가야할 한 명의 성도이기에 이 시대의 설교자는 개혁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며 시대와 소통하는 일군으로 성숙해야 할 것"이라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논평자로 이상은 박사(서울장신대) 백충현 박사(장신대) 권해생 박사(국제신대원) 이승진 박사(합동신대원) 등이 수고했으며, 행사 전 예배 설교는 심창섭 박사(증경총회장)가 맡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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