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의 신원이 자신의 딸로 밝혀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한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 다. 이날 처음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가 실종자 수를 넘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P=뉴시스

세월호 참사 8일째인 23일 확인된 사망자의 숫자가 실종자의 숫자를 넘어섰다. 수습된 시신의 신원이 확인될 때마다 가족들의 오열과 절규가 계속됐다. 진도체육관을 가득 메우던 가족들도 그렇게 고통과 눈물 속에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나 빈 자리가 어느덧 더 많아졌다. 남겨진 이들은 끊어질 것 같은 희망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아파하며 그리워하며 또 다른 하루에 지친 몸을 맡겼다.

23일 안산에 마련된 임시합동분향소에서도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 자식의 사진을 보며 주저앉은 가족들. 방과후 가방을 메고 친구들의 사진 앞에서 말없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떨구는 학생들. 오전 9시부터 끊일지 모르고 계속되던 조문행렬은 끊길 줄 모르고 계속됐다. 모두 내 아이처럼 내 친구처럼 같이 아픔을 나누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 나가있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 및 단체 소속 봉사자들은 오늘도 쉬지 못했다. 진도교회연합회 부스는 24시간 불을 끄지 않은 채 실종자 가족들의 필요를 채웠다. 세심한 말 한 마디, 깊은 배려가 담긴 지원 물품을 건네며 조금이라도 상처 난 마음이 치유되기를, 생명의 주님이 기적의 생환 소식을 들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랐다.

전국 한국교회들도 계획한 대외적인 행사를 대부분 취소한 채 국민적 아픔을 위로하고 함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부활절 대외 행사를 하지 않거나 축소하고 이후 계획된 일정들도 잠정 연기했다. 특히 사고 이후 새벽 기도회를 위해 성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길 바라면서 눈물로 새벽 제단을 쌓았다.

특별 새벽기도회 기간에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된 사랑의 교회는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사고현장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 사고를 더욱 안타깝고 처참하게 만들었다"며 "우리 교회는 아직도 고통의 현장 가운데 있을 사고 관련자들을 위해, 온 교회와 온 공동체들은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았다"고 밝혔다.

주요 교단들의 위로서신도 이어졌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는 고난주간, 한국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로 인해 슬픔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해 비통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밝혔다.

예장합동과 통합도 위로서신을 발표하는 것과 함께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모금에도 나섰다. 이들 교단은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들의 가족들과 관계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부활과 생명의 하나님의 평강과 소망의 위로가 함께 하실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는 "세월호 침몰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이들과 실종된 가족으로 인해 슬픔에 잠겨 있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하고, "죽음의 문턱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종자들이 조속히 무사 귀환 되기만을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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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