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 ©뉴스 영상 캡춰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2일 플로리다 올랜드에서 자행된 테러가 ‘극단적 이슬람’(Radical Islam)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49명이 사살당한 이번 테러에 대해 테러범인 29세의 오마르 마틴이 인터넷에서 이슬람을 왜곡한 내용들에 영향을 받고 자행한 ‘자생적 극단주의’(Homegrown extremism)’테러라고 밝혔다. 그는 “극단적 이데올로기와 싸우는 것은 해외에서 테러음모를 분쇄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테러범 마틴이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면서 사람들에게 총기를 난사했고 911에 전화해 자신은 IS(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테러의 원인을 극단적 이데올로기라고 모호하게 말할 것이 아니라 ‘극단적 이슬람’ 때문이라고 정확히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반발의 목소리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날드 트럼프가 내고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도 극단적 이슬람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해야할 것은 대통령이 문제가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오바마는 극단적 이슬람 테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의 마음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뭔가가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도 이번 테러에 대해 극단적 이슬람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약한 지도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포기하라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보스톤 마라톤 테러, 텍사스 포트 후드 테러, 테네시 차타누가 테러,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도 테러처럼 극단적 이슬람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조알려진 테러를 언급하면서 ‘극단적 이슬람’ 때문이라 표현하지 않아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핵정상회담에서 프랑수아 올란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슬람 테러리즘이라고 말한 내용을 삭제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올란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 말 중 “우리는 이슬람 테러리즘의 뿌리가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행동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삭제된 비디오가 백악관 웹사이트에 올려졌었다.

올란드 프랑스 대통령과 마뉴엘 발스 프랑스 수상은 2015년 1월 파리 테러 후 ‘이것은 테러와의 전쟁이다. 극단적 이슬람과의 전쟁’이라고 선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Islamic extremism)나 극단적 이슬람(radical Islam)라는 표현을 쓰면 IS와 같은 테러단체에 종교적 합법성을 주는 것이고 서구 대 이슬람 간의 전쟁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이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혀왔다.

그는 “그들은 종교 지도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테러리스트다. 우리는 이슬람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슬람을 왜곡한 사람들과 전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적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먼저라며 할 말을 못하고 애매하게 둘러대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극단적 이슬람이 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번 올랜드 테러를 계기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은 이에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13일 “극단적 지하드 혹은 극단적 이슬람, 어떤 것이든 말하겠다”며 “하지만 극단적 이슬람이라는 말을 쓰도록 강요하는 것은 이 종교를 적대시해 전쟁을 하려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테러 부상자들을 위해 수백명의 주민들이 몰려 헌혈을 하고 있다.
이번 테러 부상자들을 위해 수백명의 주민들이 몰려 헌혈을 하고 있다. ©케이아메리칸포스트

한편 플로리다 주민들이 올랜드 테러 부상자들에게 헌혈하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며 온정을 베풀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플로리다 올랜드 시내에 있는 여러 헌혈 장소에서는 수백명의 플로리다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자기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지역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날 새벽에 자행된 테러로 부상을 입은 50여명에게 피가 필요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지역주민들이 몰려들은 것이다.

한 헌혈 장소에는 450명 가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관계자는 이곳에 일한지 13년만에 이런 반응은 처음본다며 다른 날에 오라고 예약 스케쥴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역 언론은 전했다.

올랜드 주민인 원터 가덴은 테러 소식을 듣고 “뭔가 도와주려고 왔다”고 말했고 “지역 커뮤니티의 이런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글=케이아메리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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