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부활주간에 열리는 백악관 조찬기도회에서 연설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이하 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150여 명의 종교 지도자들을 초대해 연례 부활주간 조찬기도회를 열었다.

이 날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종파와 교파 출신의 지도자들을 향해 전한 연설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부활의 영광을 묵상하며 얻은 은혜를 나눴다.

그는 "우리는 (십자가와 부활을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독생자인 아들을 우리에게 주셔서 그를 통해 생명을 얻게 하셨음을 깨닫게 된다. 이 거룩한 주간에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어떤 고난을 감당하셨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군중들의 경멸과 십자가 처형의 고통이었다. 또한 우리는 기독교의 전통에 따라 부활의 영광을 기념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죄를 사함 받고 영원한 삶을 약속 받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앞서 13일 캔자스의 유대인 시설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사건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이 날 오버랜드 파크 시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 밖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인 73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세 명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발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아침 우리는 오버랜드 파크 시민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이 사건은 특히 유대인들이 유월절을 준비하고 기독교인들은 종려주일을 보내고 있을 때 발생했고, 이 때문에 더 큰 비극성과 함께 우리 가운데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나라에서 그 누구도 교인들과 함께 할 행사를 준비하면서 안전을 걱정해서는 안된다. 그 누구도 기도하러 가면서 두려움을 느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조찬기도회에 모인 종교 지도자들에게 타 종교에 대한 관용을 위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편, 이 총기 테러 사건을 포함해 세상에는 고통이 존재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서 살아갈 수 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이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비극적 사건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경이로운 하나님의 은혜 아래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하나님의 시대를 초월하는 가르침인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다른 이를 사랑하라는 그 본을 따라가야 할 도전을 받고 있다. 물론 우리는 늘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죄로부터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수님의 삶을 닮기를 고대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고, 그 분의 사랑이 우리를 온전케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 날 기도회에는 복음주의 목회자이자 전 오바마 행정부 종교 자문위원인 조엘 헌터(Joel Hunter) 목사, 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장 러셀 무어(Russell Moore) 목사, 전미히스패닉기독교지도자회의 사무엘 로드리게즈(Samuel Rodriguez) 목사, 시카고 트리니티연합그리스도교회 오티스 모스(Otis Moss) 목사, 미국성공회 최초 동성애자 주교인 진 로빈슨(Gene Robinson) 주교, 인권 운동가인 조셉 로워리(Joseph Lowery) 목사와 앨 샵튼(Al Sharpton) 목사, 기독교 싱어송라이터 카를로스 휘태커(Carlos Whittaker) 등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에게 "여러분의 사역에 감사드린다. 이 사역을 통해서 여러분은 이 사회에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포용의 정신을 증진시키고 있으며, 매일 굶주린 이들과 집 없는 이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며 교육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사역이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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