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연두교서 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박수를 치고 있지만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자리에 앉아 그냥 듣고 있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전하면서 성소수자들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천포스트는 21일 보도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LGBT)를 언급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중 전 세계에서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핍박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성소수자들 역시 이들 소수에 속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미국인으로서 우리 모두는 스스로가 위협당하는 순간이라 해도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다. 그렇기에 내가 고문을 금지하고 드론과 같은 신기술이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또한 우리가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고 정치범들을 옹호하고 여성과 종교적 소수들, 그리고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또는 트랜스젠더인 사람들에 대한 핍박을 규탄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은 이 일들이 옳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언급은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트랜스젠더법률센터의 메이슨 데이비스 총무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숨 죽이며 들었다"며, "새해 국정연설에서 트랜스젠더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제 미국 국민들이 우리의 삶과 미국과 전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들에 대해서 인식할 때다"고 말했다.

연두교서에서 성소수자를 구체적으로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로 언급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이지만 최초로 '게이'를 언급한 대통령은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0년 연두교서에서 이 단어를 사용했으며, 앞서 1999년 연설에서는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이라는 말 역시 당시 의회에 증오 범죄 방지 법안과 직장 내 차별 금지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하며 처음 썼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 위기가 끝났다'며 올 한해 최대 국정 과제는 부자 증세와 중산층 살리기가 될 것이라며 당파를 떠난 의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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