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학생들과 교역자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박상진 교수 ⓒ기독시보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인 박상진 교수(장신대)은 2일 영락교회(담임 이철신)에서 열린 '기독교학교교육 세미나'에서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와 사명: 교회학교 학생들의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지난 3월 교회학교 학생들과 교역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교회학교 학생들의 학교폭력 심각성 의식은 낮은 수준(14.8%)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의 주된 원인은 장난(39.4%)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이는 무엇이 학교폭력인지, 학교폭력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교회학교 학생들은 특히 영상매체가 학교폭력을 일으키는데 큰 영향을 주는 것(55.5%)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학생들 스스로 폭력적인 영상물이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63.8%)라고 응답하고 있으며, 주로 같은 반 학생으로부터(35.2%), 학교 내에서(51.6%)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박 교수는 "이는 학교폭력은 가까운 관계 속에서 발생함을 알 수 있는데, 이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청되며, 담임교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교회학교 학생들도 학교폭력으로 인해 등교거부 충동(22.1%) 및 심지어는 자살 충동(13.5%)을 느낄 정도로 깊이 연루되어 있는데, 이는 교회학교에서도 진지하게 학교폭력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교회학교 학생의 경우, 금품갈취와 같은 학교폭력으로 가해한 경우는 많지 않지만 집단 따돌림, 괴롭힘, 왕따와 같은 학교폭력에 있어서는 가해 경험(13.1%)이 피해 경험(9.9%)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박 교수는 "이는 교회학교 학생들도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교회학교 학생들의 학교폭력의 유형이 있음을 드러내 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학교폭력을 관찰한 경험(57.8%)은 상당히 많은 편인데, 많은 경우 모른 척 하고(50.9%) 있다"고 전하고, "교회학교 내에서도 학교폭력이 존재하며, 특히 교회 다니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관찰(21.7%)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는 교회 다니는 학생도 학교폭력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했다.

교회학교 학생들은 교회생활이 학교폭력 해결에 도움(33.4%)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예배, 설교, 친구들과의 관계 순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학교폭력에 관한 설교를 절반 정도(48.85%)가 듣지 못했고, 더욱이 학교폭력과 관련된 성경공부는 많은 경우(71.9%) 하지 못했음을 보여줘 박 교수는 "교회교육에 있어서 학교폭력에 대해서 더 관심 있게 다룰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회학교 학생들의 결과와는 다르게 교역자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 의식은 상당히 높은 것(35.2%)으로 나타났다. 또 교역자들은 교회학교 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사례를 들은 경우가 절반이 넘었고(54.4%), 교회학교 학생들의 가해 사례를 들은 경우(42.2%)도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 상담을 해준 경우(27.2%)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교회학교 학생들이 실제적으로 학교폭력에 많이 가담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조치에 있어서는 설교(72%)가 가장 많았고, 교회 안에서 학교폭력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8%)도 학생 설문의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높았다. 교역자들의 대부분(77.6%)은 학교폭력의 예방과 해결에 있어서 교회생활이 유익함을 확신하고 있었고, 특히 친구관계와 설교, 선생님과의 관계 순으로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었다. 특히 교역자들은 '학교폭력의 문제에 대해 교회가 책임이 있다'(80%)고 봤고, 학교폭력의 원인으로는 가정의 문제, 입지위주의 교육, 폭력적인 미디어 순으로 꼽았다. 또 해결을 위해 성품훈련 프로그램, 부모교육, 신앙성숙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박상진 교수는 "한국교회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근거한 교육의 새로운 청사진을 갖고, 이 땅의 교육에 대한 진정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교회가 세상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회가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가정의 교육적 역할을 회복시키고, 교회 안에 기독학부모공동체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회학교 차원에서는 '학교생활과 연계된 교회교육' '성품교육, 평화교육, 제자교육 훈련' '학생의 멘토로서의 교회학교 교사' '기독교 미디어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염려도 많지만, 희망적인 변화도 있다"고 말하고, "'기독교대안학교운동'과 '기독학부모운동'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을 비롯한 기독교교육시민운동' '가정예배운동' '성품교육운동' 등이 아름답게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이런 기독교교육운동과 연대하고 이들을 지원해 이 땅에 '하나님의 교육'이 펼쳐지는 센터 역할을 감당할 때 학교폭력 문제는 그 근본에서부터 서서히 해결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폭력에 대한 기독교적 진단과 한국교회의 과제"란 주제로 열린 이번 기독교학교교육세미나에서는 박상진 교수의 발표 외에도 정병오 대표(좋은교사운동)과 조인진 박사(글로벌선진학교 교장, 성균관대 강사), 박숙영 교사(성남 수내중학교) 등이 각각 "학교폭력의 실태와 원인 분석"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가정(부모)의 역할"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시선, 회복적 생활교육" 등의 주제로 발표했다. 또 강은숙 목사(성남 지역아동센터장)와 김천갑 교장(자율용북중학교), 김성수 목사(영락교회) 등이 토론했다.

▲ 2일 영락교회(담임 이철신)에서 '기독교학교교육 세미나'가 열렸다. ⓒ기독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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