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한국전력이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345㎸ 북경남1분기 송전선로 23호 송전탑 공사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후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현장 주변을 둘러싼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이상진 목사)는 21일 새벽 기습적으로 강행된 '청도 345kV 송전탑 건설 반대' 농성장 철거와 백창욱 목사를 비롯한 주민들의 연행에 대해 "폭력적인 공사강행을 중단하고, 연행자들을 석방하라"며 규탄 논평을 냈다.

NCCK는 22일 '청도 345kV 송전탑 공사 강행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7월 21일 새벽,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직원 100여 명을 동원해 '청도 345kV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강제로 몰아내고, 농성에 쓰인 망루와 시설물들을 기습 철거했다"며 "이 과정에서 농성장을 지키던 주민들과 백창욱 목사를 포함한 활동가 10여명이 연행되었고,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밝혔다.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기독일보

NCCK는 이번 강제 철거를 공권력에 의한 철저한 인권유린이라고 비판했다. NCCK는 "지난 6월 11일 밀양 송전탑 건설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철저히 유린되는 현장을 목도하며 받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일이기에 더욱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한전이 청도군에 세우려는 송전탑 역시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신고리 원전 건설은 부실제품 납품 비리 여파로 완공이 지연되고 있다"며 "또한, 청도군 송전탑 건설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밀양 송전탑 공사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전이 이토록 서둘러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는 것에서는 명분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NCCK는 "왜 졸속 처리에 앞서 주민들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진행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지 않는 것인가"라며 "정부와 한전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원전 마피아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NCCK는 거듭 "도대체 언제까지 힘없는 농촌 주민들의 희생과 절규 위에 송전탑이 지어져야 하는 것인가"라고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전하고 온 생명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는, 밀양과 청도에서 진행되는 송전탑 건설로 인해 생명이 자라야 할 땅에 죽음의 송전탑이 세워지고,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으며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는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지금 당장 청도에서 진행되는 폭력적인 공사의 강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NCCK는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싸우다 연행된 주민들과 백창욱 목사를 비롯한 활동가들을 석방할 것 ▲주민 부담 가중시키는 대체집행 청구 철회하고, 주민들과의 대화에 나설 것 등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사업'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파괴와 주민피해를 예의 주시하며, 정부와 한전의 폭압적 행정 집행을 규탄하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여갈 것"이라고 정부와 한전을 향해 경고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NC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