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영된 '아프간 스타(Afghan Star)'의 한 장면. ⓒAfghanStar.tv

아프가니스탄의 한 무슬림 국회의원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TV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대항해 지하드를 선포했다.

최근 아프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아프간판인 '아프가니스탄즈 갓 탤런트(Afghanistan's Got Talent)'가 방영 예정에 있으며, 이외에도 각각 '아메리칸 아이돌'과 '더 보이스'를 모델로 한 '아프간 스타(Afghan Star)'와 '더 보이스 오브 아프가니스탄(The Voice of Afghanistan)' 등 다수의 탤런트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아 왔다.

영국 일간 더 텔레그래프(Telegraph)는 24일(현지시간) 강경 이슬람주의자인 압둘 사타르 카와시 의원이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아프간 국민들이 원치 않는 서구의 영향을 전국적으로 퍼뜨리고 있다"며, "이같은 프로그램들과 방송국들에 지하드를 수행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특히 프로그램들에서 여성들이 나와 춤을 추는 등의 장면들이 부적절하다며, "그런 프로그램들은 우리 아프간의 문화와 관습에 위배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아프간에서는 앞서 '아프간 스타'에 참가한 한 여성이 춤을 추는 도중 머리에 쓴 히잡이 벗겨지는 장면이 방영돼 전국적으로 이슬람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발이 일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갈등은 아프간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민주주의와 아직 굳건히 남아 있는 이슬람주의의 충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이래로 늘어나 현재는 전국을 통틀어 250여 개에 달하는 TV·라디오 방송국과 서구식 프로그램들은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나가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대변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아프간 국민들은 이슬람주의자들의 강경하고 보수적인 율법 아래서 구속당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더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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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이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