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상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감신대 현대종교철학연구소(소장 장왕식 교수)가 '세계시민주의와 종교: 종교개혁(reformation)에서 종교변혁(transformation)으로'를 주제로 한 '무료 시민 인문강좌' 중 '반감의 시대, 공감의 영성' 강좌가 6일 오후 7시 왕십리 꽃재교회에서 시작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성공회대학교 신학연구원 신익상 박사(감신대 종교철학)는 먼저 이 시대 사람들의 교회와 시대에 대한 반응을 '교회 유감, 시대 반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유감'이라는 말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있는 느낌"이라며 이어 "반감의 시대라고 하는 것은 그대로 순응해서는 안되고 바꿔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시대, 밥상을 뒤집는 심정으로 뒤집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 박사는 "한국은 사회적 스트레스가 강한 것 같다"며 "자살통계도 그렇고 부끄러운 것은 1위인 것이 많다"며 "얼마전에는 자살율이 1위인 까닭이 우울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통계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통계로 보인다. 이유는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정치경제학적으로 풀면 거기에 신자유주의가 얹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IMF 이후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며 "여러가지로 우리나라는 대립적인 요소가 많다. 세대적인 대립도 생기고 비정규직의 절대 다수는 젊은이이다. 이런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시스템을 보완해야 하는데 안돼있는 편이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복지수는 바닥을 치지만 경제규모는 세계 10권이다. 못 사는 나라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잘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교회에서 행복하라고 하는 하는 메세지가 사기처럼 들리는 곳이다"고 전했다.

■ 잘 살지만 행복하지 못한 우리…'사랑의 관계' 회복에서 행복의 해답 찾는다

'무엇이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걸까?' 질문한 이후 신 박사는 "감(感)이 오는데 막아버리거나 부셔버려서 누군가가 사방에 호소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하는데 안되는 것이다. 그게 교회까지 온 것이다. 그래서 감동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인간(人間)'이다"며 "'인(人)'은 사람이라는 뜻이고 '간(間)'은 사이라는 듯이다. '사람 사이'가 깨진 것이다"며 "어떻게 우리가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것이 어떻게 사회적 힘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나를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박사는 이날 강의를 포함해 다섯 강의를 통해 "철학이라는 경로를 통해서 '인간'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접근을 하고 신학과 신앙과 대화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상은 특정한 시기 대다수 사람들이 공유하는 관념으로 시기가 변하면 인간에 대한 생각도 변했다. 또 인간을 인간이라고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라며 세 가지 인간상으로 전통주의 인간상, 환원주의 인간상, 전일론적 인간상에 관한 설명을 이어갔다.

신 박사는 "전통적 인간상은 정신을 강조한다"며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몸만 있으면 안되고 하나님이 부여한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정신 혹은 영혼이다. 영어로는 'Spirit'인데 신학에서는 '영'으로 번역하고 철학에서는 정신이란 단어를 많이 쓴다"며 "그러니 인간은 당연히 자연(물질)보다 크다고 여긴다. 뉴런이나 신경세포는 사유하거나 느끼거나 하는 도구일 뿐 실제 주체는 아니다. 그것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신이 부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했다.

또 "환원주의적 인간상은 인간을 결정하는 것 뇌 자체라고 한다. 정신은 다름 아닌 뇌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하고 정신과 마음은 물질로 환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뉴런이 곧 정신과 심리를 지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설명한 전일론적(全一論的) 인간상은 "인간을 결정하는 기준은 정신, 물질만이 아니고 상호작용 자체의 결과라는 것이다. 정신은 뇌와 육체, 환경의 상호연관된 결과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익상 박사는 '전일론적 인간상'을 정의하는 정신과 물질의 '상호관계'를 말하고는 "'관계', '사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다. 철학자들도 즐겨 사용하는 용어다"며 "이 세계를 살리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말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환원주의 인간상'은 '인간=물질'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신 박사는 "환원주의 인간상에서는 인간(人間)은 물질이기 때문에 '인(人)'만 있지 ''간(間, 사이)'이 있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는데도 문제가 생긴다"며 "공감을 놓치면 영성을 찾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책임의 문제에 있어서 '환원주의적 인간상'을 가졌을 경우 그 책임은 '뇌'에게만 있다. 신 박사는 "이런 부분은 법적 문제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자. 그런데 이 사람이 정신적 결함이 있는 사람이라 변호인이 뇌 사진을 증거로 제시한다.거기에 있던 배심원이 모두 환원주의적 인간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죄가 선언될 것이다. 이것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익상 박사는 "전통적 인간상이 가진 한계는 인간에 대한 극단적인 낙관론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가 양대 세계대전이다"며 "그 때 전통적 인간상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인간이 인간을 믿었는데 결과는 엄청난 전쟁이었다"며 덧붙여 "그런데 그런 반성이 있기 전에도 환원주의적 인간상 은 있었다. 계몽주의 사상이 등장하며 18, 19세기 기계론적 인간관이 성장했다. 그런데 환원주의적 인간상이라며 뇌를 중심으로 하는 것은 최근이다. 상당히 많은 뇌과학자가 이런 관점을 취하지만 대부분 최근에는 전일론적 인간상으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 강좌 외 감신대 현대종교철학연구소 '무료 시민 인문강좌'는 '변혁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을 주제로 김희헌 박사(낙산교회)가 오는 11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꽃재교회에서 진행한다. 또한 '다중적 종교성과 세계윤리' 강좌는 박일준 박사(감신대)를 강사로 지난 4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시작됐다. 이 강좌들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는 2014 시민 인문강좌 사업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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