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이 21일부터 9월 6일까지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소설 속 한글의 맛과 느낌을 찾고자 특별전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쓰다. - 소설 속 한글'을 개최한다.최근 소설 독자의 감소, 표절 논란 등으로 문학계가 어렵지만, 소설가들의 끊임없는 고뇌 속에서 탄생하는 문장들은 한글의 가치와 진면목을 보여준다.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소설가들의 노력을 이해하고, 그들이 만들어내고 지켜낸 우리글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물이 소설책이 아니라 소설 속 문장이 주요 전시물이라는 점이다.

근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소설을 선정하여 문장에 담긴 우리글의 맛과 특성을 보여준다. 사랑과 여름 등을 묘사한 문장, 소설의 첫 문장들 모음, 원전 한권을 두고 다양하게 번역된 문장 등 수많은 문장들로 뒤덮인 전시장은'문장의 숲'을 연상케 한다.

전시에 참여한 소설가 윤후명은 "지금은 이미지가 메시지를 선행하는 세상"이라며, 이야기가 중심이던 소설이 문장 중심의 소설로 바뀌면서 올바른 우리글 사용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또한 소설가 김훈은"한글이라는 것은 우리의 피돌기와 같은 거야, 피돌기"라고 한국인이 무엇에 관해 생각을 한다는 것은 머릿속에 한글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설가로 산다는 건 여러 번 고칠수록 문장이 좋아진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소설쓰기는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九蒸九曝)'의 과정으로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소설가 김중혁은 한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정하는 자신의 글쓰기 모습을 영상으로 직접 촬영하였고, 소설가 김애란도 수차례 고쳐 쓴 파일을 전시에 소개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글쓰기의 고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소설가 배상민은 전시장에 조성된 집필 공간에서 '여름'을 주제로 현장에서 직접 소설을 쓰고, 문장을 만들어내는 창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소설가들에게 감동을 준 500여 권의 소설을 편안한 의자에서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소설 읽어주기, 한글의 다양한 면모를 실험하는'잠재문학실험실'의 소설 쓰기 체험, 소설 속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기다린다.

또한 몽당연필에서 핸드폰까지 창작의 순간을 함께 한 국내 소설가들의 집필 도구, 옛날부터 지금까지 사랑 받는 소설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자료 등이 전시된다. 고전 심청전에서 영화와 드라마 속 심청, 시대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한 춘향의 포스터, 책 속 이미지 등이다. 또 우리말과 글의 변화를 찾아 볼 수 있는 시대별 소설책 등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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