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진, 안이숙, 조수옥 기독 항일 여성 운동가 조명 학술대회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항일여성독립운동 신앙인 최덕지, 안이숙, 조수옥 재조명 학술세미나가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6일 오전 10시에 개최됐다. 이주영 국회부의장, 김진표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 이혜훈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그리고 사단법인 아침이 공동 주최했다.

주제 발표 시간이 시작됐다. 먼저 김정일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가 ‘최덕지를 중심으로 한 신사참배 반대운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최덕지는 신사참배 부당성을 적극 알렸다”며 “뿐만 아니라, 일본 5대 황민화 정책 중 어느 한 가지도 수용하지 않던 여성 지도자였다”고 전했다. 당시 일본 5대 민족말상정책에는 ‘신사참배, 동방요배, 정오묵도, 황국신민서사낭독, 일장기 국기배례다.

김정일 교수는 최덕지가 통영출신이라는 점과 근우회 활동을 연관 지어 논의를 전개했다. 그는 “통영지역은 당시 호주 선교부 관할 지역 이었다”며 “호주 선교부는 다른 해외 선교부에 비해 여성 선교사 비율이 높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대표적인 호주 여성 선교사였던 에이미 스키너(A. M. Skinner)는 교육학 박사 출신으로 통영지역 기독교교육에 적극 앞장섰고, 나병환자 돌봄에 관심이 많았다. 또 스키너 선교사는 유치원 교육 보급에도 힘 썼는데, 이처럼 기독교 정신에 기반해 근대의식을 보급했던 중요한 통로였다.

김정일 교수는 “최덕지는 이 지점에서 기독교 여성 지도자로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항일운동에 적용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령 그는 “근우회 활동이 대표적”이라며 “1929년 근우회는 신간회의 자매단체로, 우리 민족 여성 유일당 곧 좌우합작 단체였다”고 역설했다.

때문에 그는 “최덕지를 생각할 때 단순히 신사참배 반대 운동에만 묶어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최덕지는 경남여성전도회부, 통영애국부인회, 상해독립단원조회, 여성 근우회 회장으로서 활발히 활동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김 교수는 “민족 운동은 나라가 어려울 때만이 아니라, 평화시대에도 지속돼야 한다”며 “이는 호주 선교부를 통해 배운 근대 의식 곧 여성 권리 신장 운동 등도 지속돼야 한다”는 최덕지의 당시 생각을 전했다.

최덕진, 안이숙, 조수옥 기독 항일 여성 운동가 조명 학술대회
숭실대 기독교학과 김정일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특히 그는 “근우회 멤버는 6000명이었는데, 40%가 경남지역에 몰렸다”며 “이는 호주 선교부가 경남지역에서 주로 활동함으로, 여성의 인권, 지위, 권리 신장을 확산시킨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근우회 활동을 보도했던 당시 1927년 동아일보 5월 27일자 기사를 인용해, 사료적 증거를 더했다.

“근우회 행동강령으로 조선여자의 단결을 공고화하고, 조선 여자의 지위향상을 도모함을 핵심강령으로 하였다”

나아가 그는 “최덕지는 평생의 기도제목이 봉창제 폐지, 문맹퇴치, 미신타파였다”며 “이처럼 단순한 종교운동가, 신사참배 운동가로 묶어 둘 수 없는 사회·민족 운동의 선봉장 이었다”고 역설했다. 덧붙여 그는 “당시 문맹율이 80%였는데, 최덕지는 찬송가 속에 국문을 넣어 한글을 보급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했다. 이른바 “앞서 말한 것들은 근우회 활동의 행동 강령이었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결국 논의를 확장해, 그는 “최덕지가 단호히 신사참배 반대했던 활동도 단순히 종교적 항거가 아닌, 항일 운동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그에 의하면, 당시 193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홍택기 목사는 신사참배를 하나의 종교의식으로 이해해, 받아들여 정식으로 총회에서 가결하게 된다. 장로회 집행부는 가결 이전, 평양신사에서 참배했다는 안타까운 사실도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에 김정일 교수는 “현재 한국 교회 분열은 신사참배를 허용한 사건에 뿌리내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신사참배는 단순히 일제가 여호와 유일신 신앙을 말살하려는 의도뿐만 아니라 민족정신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려 했다”며 “이는 황제 숭배라는 일본 신도이즘에 기반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일제는 기독교인의 정신을 말살해 그들이 원했던 전쟁 도구로 삼으려 했던 것”이라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이에 대한 저항은 틀림없이 민족 항일 독립운동으로 비춰야 하는 게 명약관화한 일”이라며 “민경배, 이만열 등 많은 역사학자들도 단순 종교운동이 아닌 민족·항일 운동으로 승격시켰다”고 역설 했다.

게다가 그는 “신앙운동이냐 민족운동이냐는 평가는 근시안적”이라며 “역사적 상황 속에서 기독교의 신사 참배 운동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신사참배로 인해 평양 형무소에 함께 투옥된 안이숙 선생이 ‘죽으면 죽으리라’는 옥중서신에서 최덕지를 언급했다”며 “안이숙 선생은 최덕지를 설명하면서, ‘그분은 감옥에서도 하루 4번 찬송과 감사를 했고, 갖은 고초 속에서도 당당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역사는 주관과 객관이 있다”며 “주관적으로 자기편에서 이해하기 쉽지만, 최덕지의 근우회 활동 및 신사참배 운동은 각각 동아일보 사료와 평양 형무소 예심종결 결정문 운동 자료가 객관적으로 증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단순 여성이기에, 또는 숫자가 적기에 그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독교와 한국사회가 이를 상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차 힘주어 그는 “최덕지가 한 모든 저항 운동은 신사참배라는 종교적 운동이 아닌, 민족·항일 운동으로서 그 성격이 확장될 수 있다”며 발제를 마무리 했다.

이어 김대응 목사는 '일본국회를 호령한 안이숙'을, 최재건 교수는 '조수옥의 신사참배반대운동과 그 삶'을 발제했다.

최덕진, 안이숙, 조수옥 기독 항일 여성 운동가 조명 학술대회
(왼쪽부터) 연세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최재건 교수, 한국침례교회역사연구회장 김대응 목사, 숭실대 기독교학과 김정일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논찬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도산학회 이명화 박사는 “최덕지는 교토에서 유학했을 때도 근우회에 참여했다”며 “기독교 신앙에 앞서 민족주의 의식이 앞섰다”고 논찬했다. 또 전갑생 박사는 “통영 및 경남 지역에서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이 활발했다”며 “이는 남성 중심 운동으로 일변도로 갈 수 있는 항일 운동의 외연을 확장해, 여성 운동 연구로서 가치가 있다”고 논찬했다. 더불어 오병한 박사는 “최덕지, 안이숙, 조수옥 독립운동가들의 국가유공자 추서에 객관적 자료 발굴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정일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독립유공자가 되기 위한 공적 자료는 이미 많다”며 “무엇보다 이들의 공적이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돼고, 그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덕진, 안이숙, 조수옥 기독 항일 여성 운동가 조명 학술대회
(왼쪽부터) 도산학회장 이명화 박사,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갑생 박사, 국가보훈처 연구관 오병한 박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학술 발표회 전, 축사시간이 있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조수옥, 안이숙, 조수옥 등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여사들이 국가적 예우를 받도록 적극 동참하자”며 “여러분들도 이런 국민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진표 국회의원도 축사를 전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3월 8일 국가 조찬 기도회에서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성장에는 여성의 기도와 눈물이 녹아 들어가 있다’”며 “이번 학술 발표회가 이들의 부드럽고 강한 힘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최덕지, 안이숙, 조수옥 기독교 항일운동가들은 에스더와 같다”며 “이들처럼 우리 삶을 하나님께 내어드릴 때 하나님이 지켜주신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여호와를 경외함과 순종과 은혜로 이 나라가 지켜질 것을 믿는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기독교대한침례회 박종철 총회장, 예장통합 재건교단 김상원 총회장도 축사를 전했다.

최덕진, 안이숙, 조수옥 기독 항일 여성 운동가 조명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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