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_교회 하브루타

[이 책은]

대화와 질문으로

말씀을 몸에 익히고 마음에 새기게 하라

세상 사람도 인정하는 하브루타를

이제 교회에 적용하라!

'어떻게 그리스도인답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성도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심어주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고민일 것이다. 그동안 교회는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교회를 부흥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교회가 살아나기는커녕 오히려 죽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의 방법만이 성도와 교회를 살아나게 할 수 있다. 하브루타는 머리 좋게 만드는 유대인 교육이 아니다. 말씀이 마음에 새겨져 우리 삶을 인도하게끔 하는 하나님의 방법이다. 대화와 질문과 논쟁으로 말씀을 몸에 익히고 마음에 새기게 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미 세상 사람들은 하브루타의 위력을 경험했다. 각 학교와 가정에서 하브루타가 실천되고 있다. 이제는 하브루타를 교회에 적용하여 말씀이 흥왕하고 삶이 변하게끔 해야 한다. 하브루타선교회를 통해 많은 교회들이 예배와 교회학교에 하브루타를 적용하고 있다. 하브루타를 실천하는 교회에서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누림교회의 경우, 하브루타를 1년간 한 아이들이 설교에 집중하고, 예배 시간에 딴생각을 안 하고, 찬송가를 따라 부른다. 장년의 변화도 놀랍다. 설교를 듣고 바로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일주일 내내 말씀이 생각난다고 한다. 또 자녀와 성도들 앞에서 약속한 것이라 실천하게 되고, 성경 말씀의 참 메시지에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이 책에는 성장이 없는 교회에 왜 하브루타가 대안인지, 하브루타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와 함께 실제로 교회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켰으며 사용 매뉴얼은 무엇인지를 자세히 실었다. 이 책을 통해 한국교회가 살아나고 삶이 변화되는 일들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지은이_전성수·이익열]

하브루타선교회(www.havrutas.org)

'대한민국 교회를 살리는 길을 제시한다'는 모토로 한국교회에 성경 하브루타를 소개하고 전파하는 단체다. 현재 전국 15개 지부를 두고 다양한 세미나를 통해 한국교회에 하브루타를 소개하고, 일꾼을 양성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역으로는 크리스천 하브루타 지도자 과정, 성경 하브루타 과정, 하브루타 교사 과정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크리스천들이 예수님을 더욱 깊이 만나고 그분의 제자가 되도록 돕고 있다. 하나님의 방법인 하브루타가 이 땅에 말씀 실천과 더불어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가정을 회복시키고, 교회를 살리는 데 쓰임 받기를 소망한다.

전성수 교수는 서울교대, 서울대 대학원, 한국교원대 대학원,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 입학해 신학을 공부했다. "너는 피를 토하는 가슴으로 자녀교육과 교회교육에 대해 글을 쓰라"는 소명을 받고 성경적 자녀교육을 연구하기 시작하여 그 첫 번째 결과물인 《복수당하는 부모들》을 출간했다. 이후 하브루타를 만나고 유레카를 외친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지에 직접 가서 유대인들을 접했으며, 지난 10여 년간 하브루타를 연구, 추적, 집필하며 알리고 있다.

현재 부천대학교 교수, 하브루타교육협회장, 하브루타교육학회장, 하브루타선교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이메일 _ sooartedu@hanmail.net

이익열 목사는 교회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교회교육이 되돌아오는 메아리 같다는 것을 깨닫고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예수님이 없는데도 출석 수만 많으면 부흥으로 여기는 풍토에 개탄하며 새로운 교회교육을 정착하겠다는 생각으로 교회를 개척했다. 하브루타가 하나님의 교육법이라는 것을 안 뒤 곧바로 순종하여 교회에 접목하기 시작했으나 시행착오 또한 만만찮았다. 그럼에도 하브루타는 말씀이 살아서 운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되었으며, 한국교회와 가정을 살리는 확실한 대안임을 증명해 보였다.

현재 하브루타선교회 전국 대표로 섬기고 있으며, 누림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이메일 _ nc9073777@naver.com

[본문 맛보기]

유대인은 어떻게 신앙을 전수해 왔는가?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을 받은 지 3400년가량이 지났다. 유대인은 이방 전도를 하지 않는다. 유대인들은 오직 자기 민족에게만 신앙을 전수한다. 그럼에도 유대인들은 그들의 신앙을 계속 유지해 오고 있다. 더구나 3400년의 이스라엘 역사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가진 것은 불과 50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사울에서 시작된 왕국의 역사가 450년쯤 되고, 주전 586년에 남유다가 망했다가 1948년에야 이스라엘 국가가 세워졌으니 말이다. 나머지 2900여 년은 식민지 상태였거나 나라 없이 떠도는 처지였다.

주후 70년에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후로 그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아야 했다. 떠돌아다니는 중에도 그들은 끊임없이 박해와 핍박의 시련을 겪었다. 그런데도 유대인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신앙을 전수할 수 있었다니, 그 저력이 놀랍기만 하다. 더구나 그들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이 지대한 큰손이거나 석학이거나 인재로서 활동한다.

과연 그들의 저력은 무엇인가?

나는 그들의 저력이 하나님 말씀을 지키고 행한 데 있다고 본다. 특히 그들의 문화 깊숙이에 자리 잡고 있는 하브루타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본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 하브루타는 유대인 전통 교육기관인 예시바에서 둘씩 짝지어 성경이나 탈무드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넓게 보면 유대인 문화는 그 전반에 하브루타가 깊이 내재되어 있다.

유대인들은 태교를 태담으로 한다. 태담은 태아와 산모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하브루타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 베드타임 스토리, 즉 베갯머리 교육을 한다. 이것 역시 하브루타다. 무엇보다 매주 안식일 식탁을 갖고 3-6시간 동안 가족 간에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그들은 안식일 식탁이 아니더라도 가정, 학교, 직장, 심지어 군대에서도 치열하게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한다. 하브루타가 유대인의 또 다른 정체성이 된 것이다.

가족끼리 대화를 하기 때문에 유대인 가정은 행복하다. 더불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성경을 가지고 끊임없이 하브루타를 하다 보니 신앙이 자연스럽게 전수된다.

그럼 하브루타가 왜 유대인 문화가 되었는가? 그것은 유대인들이 하나님 말씀을 받들어 그대로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모세오경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실천 말씀을 신명기 6장 4-9절로 삼았다.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명령의 가장 구체적인 형태를 자녀에게 하나님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해 왔다. '네 자녀를 부지런히 가르치며'가 유대인의 행동 강령이 되었고, 그 방법이 강론, 즉 'talk about' 하는 것이었다. 자녀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구체적 방법이 설교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를 하는 형태인 것이다. 그래서 3400년 동안 자녀에게 성경 이야기로 대화를 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성인들도 예시바에서 둘씩 짝지어 토라와 탈무드를 가지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끊임없는 '듣고 잊어버리고'로 젖먹이 신앙 양산

설교가 예배의 중심이 되면서 한국교회에서 '듣고 잊어버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것은 수십 년 교회를 다녀도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크리스천을 만들지 못하는 병폐가 되었다. 즉 성화하고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양육하지 못하고 젖먹이 신앙에 머물도록 만든 것이다.

선포 형태의 설교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문제다. 성경은 분명하게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라'고 명령하고 있고, '너는 내 앞에 완전하라'고 말씀하고 있다. 따라서 설교 를 내 것으로 만들어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에 없는 것이 바로 말씀을 내 것으로 만드는, 마음판에 새기는 내면화 과정이다. 지상 명령으로 말하면 '가르치기'는 하는데, '지키게' 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 내면화가 되어야 실천과 행함이 가능하다. 자기 내면화는 교회에서든 가정에서든 소수의 그룹이 말씀을 가지고 치열하게 생각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대화할 때 가능하다.

p. 6-9

수십 년 동안 교회에 다니고, 수도 없이 설교를 듣고, 여러 번 성경을 읽는데, 왜 우리는 성경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까?

설교를 듣고 잊어버리고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곳이 바로 교회가 되어 버렸다. 분명히 우리는 성경 말씀을 듣고서 잊어버리기 위해서 교회 다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성경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라고 부르짖고 있고, 하나님은 말씀을 마음판에 새기라고 명령하셨는데, 우리는 주일에 한 시간 정도 교회에 앉아 있는 것으로 신앙생활을 다했다고 여기는 종교생활을 하고 있다.

신앙의 본질은 하나님과의 관계성이고, 이 관계성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이뤄진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일방성만 넘치고 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생각해 보자. 예수님은 이 땅에 진리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분이지만, 사복음서 중에 산상수훈 외에는 대부분 쌍방의 대화와 토론과 논쟁을 하셨다. 예수님은 삭개오에게 설교하시지 않고 대화를 나누셨다.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설교하신 것이 아니라 영혼을 깨우는 대화를 나누셨다. 제자들과는 청중에게 이야기한 내용으로 토론을 하셨다. 바리새인과 율법사, 서기관들과는 주로 논쟁을 하셨다.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 상대방의 상황이나 필요를 아시고 상대방에게 철저하게 공감해서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셨다. 성부 하나님도 '너희들 나랑 얘기 좀 하자, 따져 보자, 변론 좀 하자' 등으로 말씀하셨다.

신앙이 무엇인가? 신앙은 하나님과 나의 쌍방향 관계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잊어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기도로 대화하며 그분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주일에 예배드리는 것이 믿음의 전부가 되어 버렸다. 성경 어디에도 교회에 나와 한 시간 예배를 드리면 구원 받는다는 말씀은 없다. 또 예배란 찬양하고 기도하고 설교하는 것이라는 말씀도 없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말씀에도 없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왜 그런가?

우리는 예수를 믿는 것을 교회에 다니는 것과 동일시한다. 하지만 교회에 다니면 저절로 예수가 믿어지는가? 우리는 마치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천국과 지옥에 대해서 보험을 들어 놓는 심정으로 일주일에 하루 교회에 앉아 있어 주는지도 모른다.

또 교회에 가서 예배드린다면서 관람하다 오는 경우가 많다. 목사의 설교와 찬양단의 찬양을 관람하다 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목사의 설교를 듣고 마음에 들면 그 교회에 다닌다. 여기에는 수동적인 자세로 말씀을 듣고 오겠다는 전제가 있다. 예배드리는 것을 그저 수동적인 자세로 말씀 듣는 것으로 아는 것이다. 그런데 설교를 쇼핑하는 것이 신앙생활인가?

당신은 지금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p. 26-28

한국 문화가 질문을 하지 않고 일방 통행의 문화이다 보니 하브루타를 교회에 정착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무엇보다 목회자부터 잘되지 않는다. 성도들이 질문하면 따지는 것 같고 권위에 도전하는 것처럼 들린다. 따라서 누구보다 목회자가 하브루타가 하나님의 방법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를 하나님의 명령으로 받아들여 하브루타가 몸에 배도록 실천해야 한다. 하브루타의 위력을 알게 되면 탄력이 붙어서 곧 자연스러워진다.

목회자가 많은 교회라면,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부목사 등이 모여 성경 본문을 가지고 하브루타를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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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부목사와 교회교육 담당 목회자가 소속 교사들이나 중직자들과 함께 하브루타를 진행하는 식으로 범위를 넓혀 가면 좋을 것이다. 목회자가 몇 명 안 되는 작은 교회라면 몇몇 교회의 목회자가 모여 성경 본문을 가지고 토론하는 하브루타를 진행하고 서서히 교회에 접목하면 좋을 것이다.

목회자들끼리 하브루타가 이뤄지고 목회자와 교사들이 하브루타가 되면, 이제 교사와 학생들 간에 하브루타를 시작한다. 교회학교에 하브루타가 정착되면 아이들은 가정에 가서도 성경 말씀을 가지고 부모와 토론하려 들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질문과 토론에 호응하면 가정에서도 하브루타가 이뤄지게 된다.

하나님은 교인의 숫자가 많은 것으로 기뻐하시지 않는다.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고민하고 뜻을 분별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갈 때 하나님은 기뻐하신다. 시대가 흉포했던 엘리야 때에도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 7천 명을 준비시키셨다. 지금도 하나님은 말씀에 집중하여 하나님의 뜻을 묻는 사람들을 찾으신다. 그런 한 사람을 만드는 것, 그것이 교회교육이 할 일이고 목회자와 교사가 해야 할 의무다.

하브루타를 예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오후예배나 저녁예배 때 성도들끼리 짝을 지어 정해진 성경 본문을 가지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이다. 성경 본문은 교회 상황에 따라 오전예배에서 선포된 말씀으로 해도 되고, 다음 주의 설교 본문을 가지고 해도 좋다. 또는 창세기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는 방법도 있다. 질문은 성도들이 직접 만들어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므로 목회자가 여러 개의 질문을 만들어 그중에서 취사선택해서 하브루타를 하도록 한다. 실제로 많은 교회가 오전예배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드리고 오후예배는 하브루타로 말씀을 나누고 있다.

대전 새김교회의 경우 토요일에 성경학교와 주일에 주일학교, 그리고 평일에 가정교회의 3단 구성으로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먼저 부모를 교육하여 가정 하브루타가 이뤄지도록 하고, 주일학교에서는 1주 암송, 2주 내용 분석 하브루타, 3주 적용 하브루타, 4주 모든 공동체가 말씀 적용 실천하기로 구조화해서 하브루타를 실천하고 있다. 설교도 말씀 선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 후에 질문을 만들어 토론을 하고 있다.

광주 하브루타선교회의 경우, 여러 차례 하브루타 세미나를 열어 서원교회, 복지교회, 영락교회 등이 오후예배 때 성경 하브루타를 실천하도록 돕고 있다. 이들 교회는 하브루타를 실천한 뒤로 교인들 간에 대화와 나눔이 활발한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브루타가 교회와 가정 전반에 정착이 되면, 설교 시간에도 둘씩 짝을 지어 하브루타를 할 수 있다. 성도들이 하나님 말씀을 가지고 생각하고 말하고 토론하고 논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말씀이 흥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p. 67-69

사람들은 모두 대화 기술, 공부 기술만 배우려 한다. 기술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 전에 진심이 있어야 한다. 진심으로 다가가면 아이들은 반드시 반응한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놀라운 반응이다. 한번 마음을 열면 아이들은 참으로 놀랍게 달라진다.

집에서 아들과 함께 '돌아온 탕자' 이야기로 하브루타할 때였다.

"성경에 나온 이 아버지는 인성이 완전 갑인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아버지 밑에 이런 아들들이 나올 수 있죠? 뭐가 문제일까요?"

아들이 물었다.

"그러게.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제 생각에는 하브루타를 안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들의 말에 우리 모두 한바탕 웃은 기억이 있다. 아들의 말이 맞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했던 다윗의 아들들도 패역한 사람이 되었다. 솔로몬도 일천 번제 외에는 딱히 잘한 것이 없다. 사무엘의 두 아들은 어떤가? 한마디로 망나니였다. 모세의 손자는 우상의 제사장이 되었다. 안타깝지만 그들도 자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강론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자녀와 하브루타가 되기 시작하면 참으로 많은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게 된다. 자녀들의 질문은 나로 하여금 말씀을 보다 넓고 깊이 있게 보게 만든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질문도 오히려 하브루타에서는 많은 것을 얻게 만든다.

"와! 제자들을 가르치려고 예수님은 만 명을 먹이신 걸까요?"

"겨자씨를 들고 나무를 꿈꾸신 거예요?"

"만 명이 앉으려면 얼마나 큰 운동장이 필요할까요?"

"왜 이왕이면 사람들 손에 떡과 물고기를 직접 나타나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하브루타는 부모가 먼저 소통하고자 하고 포기하지 않을 때 효과가 크다. 지속하면 지속할수록 가속도가 붙는다.

누가 봐도 사춘기라고 얼굴에 씌어 있는 학생이 있었다. 교사들도 감히 말을 걸지 못했다. 부모의 손에 강제로 끌려오긴 했지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때로 참여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지만 얼굴이 조금 편안해진 것 외에는 달라진 게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학생이 주일 오전예배에 나오기 시작했다. 누구의 권면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나왔다. 몇 번 나오다 말겠거니 했는데 반년이 지난 지금도 예배를 거의 빠지지 않는다. 교회 동생들도 얼마나 잘 챙기는지 모른다. 정말 기특한 녀석이다.

자신감이 없던 아이들이 당당해지고, 자기밖에 모르던 녀석들이 남을 배려하기 시작한다. 부모와 갈등이 현저히 줄어들고 친구와 관계가 건강해진다. 하브루타는 중2병도 이겼다.

우리 교회의 꿈지락 하브루타는 여름과 겨울에 방학 기간을 갖는다. 방학 기간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참여한다. 어른과 짝이 되어 하브루타를 하기도 하고 가이드를 제공하면 큰 아이들의 주도로 학생들끼리 하브루타를 하기도 한다.

한번은 어른용 하브루타만 준비하고 학생용은 만들지 못한 적이 있었다. 즉흥적으로 A4종이 3장을 길게 붙이고 양쪽에 나무젓가락을 고정시킨 뒤 두루마리 성경 쓰기 체험을 시켰다. 1시간 반가량 장년 하브루타를 주관하고 아이들한테 돌아왔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몇 장 쓰는 흉내를 내다가 자기들끼리 놀겠거니 했는데, 그때까지 모두 진지하게 성경을 필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열심히 썼는지 손에 연필 흑연이 까맣게 묻어 있었다. 너무 기특했다.

나는 이제 시간됐으니 그만하라고 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목사님 몇 절만 쓰면 다 써요. 이것 다 쓰고 끝낼게요."

감격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비온 뒤 새싹이 나오듯 어느 날 갑자기 집중력, 인내력이 쑥 올라온 것이다. 점진적으로 성장하는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계단식으로 자란다. 안 변한 것 같다가도 어느 날 훌쩍 자란다.

엄마들이 관심을 갖는 학교 성적도 오른다. 방학 때 영어 하브루타 특강을 할 때다. 영어 기초 실력이 없어서 'I am'도 읽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 해서 공부하는 중에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서 있거나 의자에 걸터앉곤 했다.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베려했지만 사실 조금은 막막했다.

마침내 한 달간의 특강이 끝났다. 엄청난 성장을 보인 형에 비해 그 학생은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 학기가 지나고 겨울이 되어 영어 특강을 다시 열었다. 그런데 이 아이의 영어 실력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지난번 영어 하브루타가 자극이 되어 집중적으로 학원을 다녔나 싶었다.

"너 그동안 학원 다녔니?"

"아니오. 엄마가 초등학교 때는 학원 안 다녀도 된대요."

아이의 얼굴은 해맑았다. 그동안 뭐가 이 아이를 달라지게 했을까, 너무 궁금했다. 지난여름 교과 하브루타를 통해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된 녀석은 학교 수업 태도가 달라졌고, 선생님의 칭찬을 들었다. 이후 영어 시간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달라진 흥미, 자신감 그리고 커진 집중력이 아이를 변화시킨 것이다. 겨울 방학 하브루타에서 그 학생은 단어의 뜻, 발음, 철자를 시험하는 게임에서 1등을 했다.

하브루타를 지속적으로 하는 아이들은 모두 성적이 올랐다. 그러나 부모들이 학교 성적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성적에 관심 갖는 것은 부모의 역할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부모는 아이가 처음 접하는 일, 어려운 일을 할 때 용기를 주고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습관이 들 때까지 지속하도록 도와주고 옆에 있어 주어야 한다.

하브루타를 1년간 한 아이들은 설교 듣는 태도가 다르다. 예배 시간에 딴생각하고 낙서하고 놀던 모습도 사라지고 CCM이 아닌 찬송가를 불러도 따라 부른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장년의 변화도 놀랍다. 대부분 일주일 내내 말씀이 생각난다고 한다. 자녀와 성도들 앞에서 약속한 것이라 실천에 힘쓰게 된다고 한다. 성경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말씀의 참 메시지에 관심을 갖는다. 교회 분위기도 밝고 편안해진다. 부부관계도 좋아진다.

p. 91-95

하브루타 진행 순서

1. 찬양, 기도

하나님의 지혜와 계시의 영이 없이는 하나님을 알 수 없다고 에베소서 1장 19절은 말씀한다. 사탄의 방해를 제거하고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기도로 시작하라.

2. 삶 나눔 : 지난주 말씀 실천 점검하기

처음부터 할 말이 많고 삶을 잘 나누는 사람은 없다. 하브루타 초기에는 마치 준비운동을 하듯이 무작정 생각나는 단어를 몇 개 적고 설명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다 보면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진다. 또 기록한 단어나 사건을 설명하다 보면 자신의 생활과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효과가 있다.

하브루타가 익숙해지면 생각나는 단어 적어 보기는 큰 의미가 없다. 자연스럽게 지난 시간에 받은 은혜와 삶의 적용에 대해 점검하고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삶의 적용은 친밀한 관계일 때 잘 나눌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는 부담스러우므로 시간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3. 말씀 읽기 : 가급적 큰 소리로

말씀을 큰 소리로 읽게 한다. 큰 소리로 읽을수록 참여하는 태도가 좋다. 군대에서 훈련병에게 큰 소리로 복명복창하게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유대인들은 말씀을 소리 내어 읽는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큰 소리로 읽게 한다.

조용히 눈을 감고 내용을 영화 찍듯이 상상해 보라. 본문이 풍성하게 다가온다. 상상 또한 자신의 경험과 생활이 연계되는 효과가 있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안 되는 것이 상상하기다. 반복 훈련은 인성의 변화에 많은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상상하고 나눠 보면 같은 글이지만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말씀 이해

단어의 뜻과 성경의 배경을 알면 말씀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은 목회자가 준비해서 제공하는 것이 좋다. 예배와 하브루타가 연결되어 있다면 설교에서 다뤄 주면 좋다. 사진지도 등을 주보에 실어 활용해도 좋다. 목회자가 준비한 자료 외의 것은 성도가 직접 찾아보도록 한다.

어린 학생일수록 단어의 뜻과 개념을 잘 모른다. 단어의 뜻과 개념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되고 본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단어의 뜻은 가급적 한자 중심으로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구역 모임 등 목회자가 없는 곳에서 하브루타가 진행되는 경우, 말씀이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성도들이 이 부분을 두려워한다. 따라서 목회자가 미리 말씀의 중심 메시지에 접근할 수 있는 질문을 제시하고 토론을 해보도록 한다.

한편, 질문을 스스로 만들어 보면 성경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목회자의 질문에만 반응한다면 학교에서 선생님이 낸 숙제에 답을 다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하브루타는 질문이 핵심이며 질문은 자신의 관심과 호기심이 반영될 때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5. 말씀 심화 : 하나님의 뜻, 의도, 성품, 감정을 찾기 위한 질문과 토론

성경 본문에서 하나님의 뜻, 감정, 의도, 명령, 성품 등을 찾아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본문에서 가급적 많은 질문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질문을 뽑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말씀이 점점 풍성하게 다가온다. 말씀 적용과 더불어 하브루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화 중에 오간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를 반드시 생각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성경 본문에서 찾은 하나님은 곧 우리 삶의 다림줄이며 길이다.

6. 말씀 적용 : 생활 연계 질문과 토론

성경 하브루타의 가장 중요한 핵심 중 하나다. 위의 과정을 거쳤다면 상당한 말씀 배경을 가지게 된다. 이제 자신의 생활과 연계해야 한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기 경험과 생활과 연계해서 질문을 만들어 보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치유가 일어난다. 적용은 구체적이고 확인 가능할수록 힘이 있다.

7. 전체 정리(쉬우르) : 그림과 댓글로 정리, 발표, 기도문 쓰기

반드시 이해하고 깨달은 말씀과 적용을 요약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과 댓글로 말씀 이해와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매우 유익하다. 그림을 단순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림에 댓글을 달며 말씀 나눔을 정리하면 그것 자체로 마인드맵이 되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 그림에 색칠을 하게 되면 정서 치유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간직하고 싶은 나만의 성경공부 공책이 되기도 한다.

선포는 실천의 에너지다. 특히 적용은 기도문으로 5줄 이상 정리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정리를 잘하면 생활에서 실천하는 데 큰 힘을 얻게 된다. 빼먹지 말고 반드시 해야 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함께 합심기도로 마무리한다.

소그룹으로 나누어서 하브루타를 하다 보면 마무리가 덜된 그룹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기도만큼은 함께 합심해서 하는 것이 좋다. 못다 한 이야기는 모임이 끝난 뒤에 삼삼오오 모여서 하면 될 것이다.

p. 18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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