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구 목사   ©색동교회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분단극복,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토론회'를 21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열었다.

패널 토의자로 나선 송병구 목사(기감 색동교회, 화해통일위원)는 목회자 입장에서 "교회가 그리스도인의 평화통일에 대한 감동을 지속하고, 통일감수성을 내재화하고, 열정을 축적하며, 참여를 확대하는 일에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개신교회의 보수화를 원인으로 꼽지만 이는 착각"이라며 "대부분 교회가 교회성장(존립)과 무관한 사회문제에는 무심한 것이 솔직한 변명"이라 했다. 기독교통일운동에 빈곤한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목적의식과 비전의 부재 때문이란 말이다.

송병구 목사는 "기독교 통일운동이 뿌리내리지 못한 까닭은 한마디로 우리 자신의 미성숙함 때문"이라 지적하고, "그 결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기도와 예배의 생활화, 신앙운동화가 부재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회가 평화통일운동을 회의와 대회, 선언에만 머문 채 이를 신앙화, 대중화하는 소명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이야기 했다. 소명의 부재로, '결과'로서 통일만 구두선처럼 외쳤을 뿐, '과정'으로서 평화를 만들어 가는 노력에는 무관심과 무기력했다는 것이다.

이어 송 목사는 "한국교회가 단계별로 성숙한 차원의 통일운동을 전개하지 못한 이유는 아이디어와 프로그램 부족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평화통일운동은 구체적인 사람이 구체적인 사건을 만들어 나가는 일인데, 그동안 평화통일운동에 대한 신앙적 감수성을 지속하려고 했지만 늘 그 때 뿐이었다"면서 "광복 70주년을 맞은 오늘,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교회로서 최소한 교회다운 기본적 소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0년 분단세월이 우리에게 많은 위기를 가져다주었다면, 평화와 통일로 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열린 기회를 줄 것"이라 말하고, "특히 평화통일로 가는 과정에 신실하게 참여하는 것은 누구보다 한국교회를 변화시키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 했다. 더불어 "그리스도인의 평화통일운동은 구호나 이벤트, 통과의례의 제의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예배와 생활, 신앙과 윤리, 내적 경건과 외적 행실이 일치라는 신앙과 삶의 기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행사에서는 김근식 교수(경남대 정치학)가 주제 발제를 하고, 노정선 교수(NCCK 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와 이문숙 목사(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 한세욱 총무(한국기독청년협의회, EYCK)가 패널 토의자로 나서 발표했다.

김근식 교수는 주제발제를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에 가장 큰 요인이 될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화체제에 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이 지금처럼 평화의 가능성을 포기하고 군사주의의 맞대결로 달려간다면 그 끝은 파국일 수밖에 없기에 지금이라도 군비경쟁과 안보딜레마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서 한반도를 평화와 화해와 협력의 지대로 만들어 가기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제는 "비현실적 통일 담론이 아니라 당장 절박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담론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경제적 지원과 협력의 통로로서의 남북관계를 넘어서서 '평화로운 대외환경'을 조성해 가기 위한 '포괄적 평화'(comprehensive peace)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단순히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문서 하나로 담보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대결의 완화 및 해소와 연동된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6자회담과 북미 협상, 남북대화의 재개를 통해 북핵문제를 관리하고 상황악화를 막아내는 외교적 노력과 평화의 수단을 강구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우리가 먼저 북의 안전보장을 위한 평화체제 논의를 적극적으로 제의하고 주도해 나갈 것과 북한의 정치군사회담에 주도적으로 응할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남남갈등의 '해소'로서 통일을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는 친남도 제고와 흡수라는 우월의 심리가 아니라 인정과 공존의 정신이 우리에게 절실함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오랜 동안의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CCK는 "2015년은 한반도 해방, 분단 70년 째 되는 해로, 분단이 고착화되고 남북 간 갈등과 대립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으며, 사드배치 논란,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 탄저균 배달사건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패권경쟁으로 전쟁의 위협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면서 "그 어느 때 보다 한국교회의 역할이 중요할 때인데, 상존하는 전쟁의 위협 속에서 한국사회 전반에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모색하고자"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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