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술원 목회세습과 바른승계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학술원은 16일 오후 2시부터 온누리 교회 양재 성전에서 ‘목회세습과 바른승계’라는 제목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일호 박사(숭실대기독대학원 외래교수 역임, 이스라엘 연구소 소장)가 ‘성경은 한국교회의 세습을 어떻게 말하는가?’를 놓고 발제를 했다. 먼저 그는 “요새 한국기독교회의 대표적 화두는 바로 세습이며,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교회 세습, 교차세습, 징검다리 세습, 쿠션세습(건너뛰기 세습) 등 교묘한 방식의 변칙세습으로 담임목사직 대물림이 이루어지면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독교 내에서도 찬반양론의 논쟁과 법적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학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게 살아있는 신앙인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곧바로 그는 한국의 여러 교단에서 제정한 세습 방지법을 소개했다. 그는 “2013년 9월 25일 기독교감리회, 예장 통합 교단, 기독교장로회가 세습방지법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예장 통합은 ‘자립대상교회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예외 조항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놓고, 그는 “담임목사 세습 자체를 악으로 여기는 인식은 바른 접근이 아니”라며 출 27:21을 제시했다. 성경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로 회막 안 증거궤 앞 휘장 밖에서 저녁부터 아침까지 항상 여호와 앞에 그 등불을 보살피게 하라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대대로 지킬 규례이니라”(출 27:21)

여기서 그는 “대대로는 ‘forever to their generations'를 뜻하며, 영원한 규례로서 아무나 이 직분을 감당할 수 없다”며 “이 불은 하나님의 임재, 살아계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를 꺼지지 않게 하는 제사장 직무의 연속성을 지칭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는 제사장 직 승계의 영원성을 직접 지지하는 구절이라기보다, 등불을 꺼지지 않게 하는 직무의 영원성”이라고 덧붙였다. 즉 제사장직의 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습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하나님은 구약성경 시대에 제사장 직분에서 세습 제도를 허용하셨다”며 “대제사장은 더러운 죄와 부정을 제거하고 제사를 통해 하나님의 용서의 복음을 전하는 중재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그는 “주로 제사장들은 아론의 자손과 모세의 형제와 제위 지파의 자손 이었다”고 전했다.

또 그에 의하면, 대제사장직은 아론의 가문 장자계열에서 승계했으며, 특히 아론의 대제사장 직위는 셋째 아들인 엘르아살이 승계했다. 다만 그는 “네 아들 중 위의 두형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의 정하신 법대로 제사를 드리지 않음으로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된 성경 구절은 민수기 27:18-21이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신에 감동된 자니 너는 데려다가 그에게 안수하고, 그를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우고 그들의 목전에서 그에게 위탁하여”(민수기 27: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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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다윗 시대는 엘르아살 계열의 사독과 이다말 계열의 아비아달이 함께 수행했다”며 “솔로몬 왕 시대 이후 아비아달 제사장 집안은 몰락해, 사독 가문이 단독으로 제사장 직무를 수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신구약 중간시대를 거쳐 사독 가문은 사두개파를 형성해 정치성향이 짙었고, 하여 로마 등 이방 통치자에 의해 임명되기도 하고 이권에 개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세습 자체를 악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을 선출하는데 있어 다른 요소들에 근거하기보다, 그 사람이 친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출한다면 그것이 바로 족벌주의”라며 “구약과 신약은 족벌주의적 편애를 금한다”고 지적했다. 즉 그는 “제사장직의 영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세습을 허용할 수 있지만, 단순히 친척이라는 편애로 사람을 선출한다면 그것이 문제”라고 재차 말했다. 그가 제시한 성경구절은 다음과 같다.

“너희는 재판할 때에 불의를 행치 말며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말며 세력 있는 자라고 두호하지 말고 공의로 사람을 재판할찌며”(레위기19:15)
“이것도 지혜로운 자의 말씀이라 재판할 때에 낯을 보아주는 것이 옳지 못하니라”(잠언24:23)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와 택하심을 받은 천사들 앞에서 내가 엄히 명하노니 너는 편견이 없이 이것들을 지켜 아무 일도 편벽되이 하지 말며”(디모데전서5:21)

또한 그는 “구약의 레위족속은 땅 분배도 기업으로 받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기업으로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예수께서는 당시 바리새인, 사두개인들,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당시 지도자들의 타락을 책망하신 것”이라며 “교회는 바리새인의 누룩을 제거하고, 새 떡 덩어리가 되고자 순전함과 진실함을 생명으로 여기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너희의 자랑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도다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어버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느니라, 이러므로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도 말고 괴악하고 악독한 누룩도 말고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누룩 없는 떡으로 하자”(고전 5:6-8)

하여, 그는 “어린 양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에 어울리는 누룩 없는 떡이 바로 교회의 지향점”이라며 “예수 없이는 교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예수를 두 번째로 다음으로 섬기는 교회나 사람은 다 절도요 강도”라며 “한국교회 세습에 예수가 ‘양의 문’으로 작동하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그는 요한복음 10:7-8, 11을 제시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다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나는 양의 문이라, 나보다 먼저 온 자는 다 절도요 강도니 양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니라”(요 10:7-8)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요 10:11)

즉 그는 “자신의 공로와 권리, 인간적인 판단과 계산에서 나오는 번듯하고 허울 좋은 여러 가지 타당한 이유들 가운데 성경이 말하는 선한 목자인지, 예수가 우선으로 문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세습 목회자들의 대답을 듣고 싶다”고 반문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이승구 합신대 조직신학 교수, 이상원 총신대 신학대학원 원장겸 부총장이 발제했다. 논찬자로는 소기천 장신대 신약학 교수, 김윤태 백석대 조직신학 교수, 안계정 평택나눔교회 담임 목사가 참석했다. 설교자로는 김균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개회사로는 김영한 샬롬나비 상임대표 겸 숭실대 명예교수가 전했다.

기독학술원 목회세습과 바른승계
(왼쪽부터) 이일호 박사, 소기천 장신대 교수, 이승구 합신대 교수, 김영한 기독학술원장 겸 숭실대 명예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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