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북한산성 등산인과 함께하는 교회 창립예배 후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국내에서 첫 등산인 선교의 장이 열렸다.   ©장세규 기자

[기독일보 장세규 기자] 대부분의 목회 현장에서는 주로 평일 선교(전도)에 집중하고 있만, 주일이나 휴일이 오히려 이들에게는 선교의 황금시간이 된다. 17일 창립예배를 드린 '북한산성 등산인과 함께하는 교회'는 이 같은 틈새를 공략하는 새로운 선교전략으로 한국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힘찬 포부와 함께 출발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 은평구 서대문길, 북한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자리한 북한산성교회 앞마당에서 창립예배를 드린 '북한산성 등산인과 함께하는 교회'(등산인 교회) 추연호 담임목사(기감 원로목사)는 이 교회를 "현대판 유목민들의 교회"라고 정의했다.

▲북한산성 등산인과 함께하는 교회 추연호 담임목사가 등산인선교와 등산인 문화교실 설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세규 기자

추연호 목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부활절에 창립예배를 드릴까 하다 연기를 했었는데, 하나님께서 오늘 너무 좋은 날씨를 주셨다"며 "오늘도 산을 오르는 이들이 무척 많은데, 여기 관리소장 말로는 북한상성과 도봉산공원 이용객만 하루 150만 명이라고 한다. 많은 등산객들이 오르내리는데, '과연 여기가 선교의 황금어장이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추 목사는 "누가복음 5장에 보면 예수님이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고기가 많은 어장이 어딜까. 바로 등산인이 모인 곳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기도처럼 (북한산성 등산인과 함께하는 교회는) 현대판 유목민들의 교회"라며 "유목민들은 한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기에, 이제 여기가 등산인 선교 1호다. 도봉산이나 관악산, 우면산 등 어디든 또 세울 것"이라고 앞으로의 방향도 제시했다.

▲17일 오후 북한산 인수봉이 내려다 보는 북한산성교회 앞에서 '북한산성 등산인과 함께하는 교회' 창립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장세규 기자

앞으로 등산인 교회는 선교센터를 통해 '등산인 문화교실'도 함께 운영하며 '등산인 선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광성고등학교 교목 김신원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창립예배는 고백교회 안범모 목사가 "이 시대 새로운 노마드처치(nomad church)를 꿈꾸는 교회가 될 것을 믿는다"고 기도하며 문을 열었다.

▲설교를 전하고 있는 김진호 전 감독회장.   ©장세규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 감독회장인 김진호 목사는 시편 121편 1~2절을 본문으로 '산을 향햐여 가는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김 전 감독회장은 "하나님이 지으신 우주 만물 속에 산이야 말로 하나님의 창조를 대표하는 으뜸이 아닌가. 어찌 그리 오묘한지 생각한다"며 "성경을 보면 산과 연결된 사건 들이 많이 있다. 아담과 하와를 통한 인류의 시작도 에덴동산에서, 노아의 방주가 머문 곳도 아라랏산, 아브라함이 이삭 번제를 한 모리아산, 모세가 십계명을 전한 시내산, 예수님의 산상보훈도, 그리고 우리 인류를 구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곳도 갈보리산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성경의 중요한 사건이 있는 장소 '산'인데, 자신의 여가와 건강을 위해 등산하는 등산객들이 하나님의 동행을 느끼게 된다면, 가장 건강한 교회가 될 것이다"며 "겨자씨가 자라 큰 교회가 되듯이 등산교회가 자라 여기저기 생기데 된다면, 이것으로 한국교회의 또 다른 역사가 될 것이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끝으로 김 전 감독은 "많은 주변 교회들이 동참하면 좋겠다"며 "이 일이 잘 되면 원로목사님들의 일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등산인 교회 창립을 주도한 신창순 목사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신 목사는 국립공원 내에 최초로 북한산성교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장세규 기자

교회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 신창순 목사는 "처음에 주위에서 기도원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저는 선교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우리 민족은 '선교하는 민족'이다. 선교센터가 필요하니 선교를 위한 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하고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인수봉인데, 우리에게 열방을 인수할 사명을 주셨다"며 "열방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치 있게 강조했다.

이날 <북한산성 등산인과 함께하는 교회 창립예배>에는 은평구청 신우회와 기감 서울연회, 북한산성 상가번영회가 후원했고, 송내중앙교회 김종만 원로목사와, 산마루교회 이주연 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유태엽 교수가 축사를, 전용재 감독회장이 화환을 보내 축하했다.

또 등산인 교회의 장소를 마련해준 북한산성교회 성승부 담임목사는 "오늘로서 모든 응답을 다 받았다"며 기쁨을 전했고, 북한산성 문화교실 담당하는 중부대학교 박상태 교수도 인사말을 통해 기대를 전했다. 감리교원로목사합주단은 예배 전부터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선율로 이날 행사를 빛냈다.

▲중부대 박상태(사진 왼쪽) 교수와 북한산성교회 성승부 담임목사.   ©장세규 기자
▲축사를 전하는 송내중앙교회 김종만(사진 왼쪽) 원로목사와 축도하는 늘푸른교회 김연기 목사.   ©장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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