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연구원 2018한국선교보고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모금은 세속적인 활동이 아니며 사역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것은 한 집단의 비전을 알리는 길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 단체의 미션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중략) 때론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있는 사람들보다 종종 더 현명하다”

헨리 나우웬 저서 모금의 영성에서 나온 내용을 문상철 한국선교연구원장(kriM)이 인용했다. 이처럼 선교에 있어 모금은 절대적이며, 돈 문제는 믿음과 반대되어 '세속'으로 치부해서는 안 됨을 문 원장은 재차 말했다. 이는 “믿음 선교를 영적인 것으로, 모금을 세속적 활동으로 분리시키는, 삶에 대한 이원론적 이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하나님의 공급하심만 의지하는 믿음선교를 강조하다보면, 재정문제로 인한 선교현장의 현실적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모금도 선교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한국선교연구원 주최로 2018 한국 선교 동향 보고가 신반포 소재 남서울교회에서 16일 오후 2시에 개최됐다. 이날 문상철 한국선교연구원장이 주제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2018년 말 기준 한국선교사는 154개 단체 146개국에 사역하고 있다. 총 21,378명으로 전년 대비 158명 증가했다. 이유로 문 원장은 “직장에서 은퇴한 시니어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인함”이라며 “경제 불황 탓인지, 젊은이들은 시니어 보다 상대적으로 모금이 어려워 선교사에 헌신하는데 과거보다 주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그는 2018 한국선교연구원의 통계자료를 제시했다. 278명의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며, 먼저 ‘후원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273명 가운데 절반 이상(54.2%)이 미화 2,000-4,000달러 사이, 대부분의 선교사(97.4%)가 미화 4,000달러 미만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고작 7명의 선교사만이 가족단위로 미화 4,000달러 이상을 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문 원장은 “응답자의 34.9%가 ‘후원금에 있어 증가를 경험했다’”면서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37.9%보다 적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선교사들 가운데 다수(79.4%)는 지난 3년 간 사역에 필요한 금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며 “그러나 절반 이상(51.8%)은 현재 수입에 비해 20% 이상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그는 “고작 19.1%만이 현재의 후원수준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면서 “전반적으로 선교현장에서 재정 현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응답자의 다수(77.3%)는 모금이 어렵다고 했으며, 그 중 절반 정도(38.1%)는 모금이 아주 어렵다 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런 재정공급의 어려움에도, 그는 “다수 응답자들(73.6%)은 재정적인 이유로 사역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고 했으며, 고작 16.8%의 선교사들이 재정문제로 선교사역을 그만 두겠다”는 조사결과를 전했다. 때문에 그는 “재정 공급의 어려움에도 한국 선교사들은 사역을 계속하고자 하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다”며 “이들의 선교의지에 더욱 보탬이 되고자, 효과적인 선교 모금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동안 그는 “선교사들은 후원자들에게 후원을 강요하지 않고, 하나님의 공급하심만을 의지하는 Low-Key라는 믿음선교를 고수했다”며 “대부분의 선교사(60.1%)가 동의했지만, 그와 비슷하게 61.6%의 선교사들은 모금 정책을 수정하고 변형시켜야 함도 주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Low-Key 선교 정책에 15.4%의 선교사들은 동의하지 않았고, 24.5%는 중립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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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연구원(kirM) 문상철 원장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나아가 그는 “응답자들 중 상당수(63.2%)는 선교사들이 그들의 재정적 필요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전하며, 모금 방식에 있어 혁신이 필요함을 힘주어 말했다. 즉 그는 “하나님께서 공급하신다는 믿음선교 원칙은 유지하되, 후원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적극 홍보도 필요하다”고 재차 말했다. 가령 그는 “선교단체들이 모금을 잘 하기 위한 방안으로, 40.1%의 선교사들은 선교 교육 강화 및 지역교회의 선교 인식 고취를 선호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공통 모금 26.1%, 특별 프로젝트 홍보 10.7%, 재정 풀링 시스템 채택 9.2% 순으로 응답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선교단체들은 NGO처럼 그들의 재정적 필요들을 전문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는가’란 항목을 두고, “다수의 선교사들(62.7%)가 그렇다, 고작 15.8%가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전했다. 이는 “46.1%의 선교 행정가들이 답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며 “선교사들이 선교행정가들보다 모금 혁신에 있어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결국 논의를 확장해, 그는 “믿음선교에 있어서 모금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나님의 기적적인 공급하심을 바라는 믿음 선교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모금 활동 또한 사역 활동의 일환임을 문 원장은 주장한 셈이다.

가령 그는 “하나님의 기적적인 공급을 받은 선교사들에 대한 신비화에 가까운 증언이 모금 활동을 세속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을 강화시켰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믿음을 강조하는 경향은 모금 방식의 혁신을 외면함으로, 재정공급에 있어 현실적 대안 마련 및 논의의 창을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그는 “재정후원을 적극 요청하는 선교사들을 믿음 없는 선교사라고 간주하는 경향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여 그는 “한국 선교는 선교사와 선교단체 간 모금이 따로 분리된 실정”이라며 “선교단체의 공통 모금 정착”을 제언했다. 즉 그는 “선교단체가 적극적 홍보 방식으로 공통 모금액을 얻고, 월 2000만 불 미만 가족들을 중점 지원하는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 교회는 선교 결과에 대한 평가로 모금액을 차등 책정하는 경향도 있다”며 “이런 평가로는 선교사역의 열매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단기성·효율성 중심의 선교 평가가 선행된다면, 허드슨 테일러, 윌리엄 캐리 등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교 열매는 먼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기에, 교회의 단기간·효율성 중심의 평가를 지양(止揚)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평가라는 용어보다 feedback이란 용어 사용이 아무래도 선교사들의 사역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마태복음 10장 16절을 인용하며 “지혜는 모금의 모든 측면에서 세속적 지혜와 영적 순결 사이에서 균형을 요구한다“며 보고를 마무리 했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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