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동문과 성결인들이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선언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세월호 사건이 물질을 우선 가치로 삼는 천민 자본주의와 그에 기초한 신자유주의로 인해 발생한 참극"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하며, 새롭고 적합한 사회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모든 가용 인력과 장비 및 기술을 동원하여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고, 사건의 진상 및 원인 규명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세상 없이 교회가 있을 수 없고, 이웃 없이 우리 삶이 성결할 수 없다"며 "세월호 참사를 더욱 가슴 깊이 아파하며, 우리의 지향을 세상과 이웃을 향해 복원할 것을 다짐하면서, 그 일환으로 세월호 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했다.

더불어 ▶참사의 직접 원인을 제공한 청해진 해운 및 실질 소유주인 유병언 일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원인 및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법 제정 ▶사고 발생 후 구조 활동이 신속·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관련자들을 엄중히 조사하여 문책하고, 청와대는 물론 정·관·재계를 막론하여, 성역 없이 책임을 규명하고 처벌하기 위한 특별검사제 시행 ▶상시 재난 구조 및 구호 시스템을 대통령실 산하에 두어 일원화 하고 전문적 전담 실무자를 배치하며 재난 구조 요원을 특화하여 양성·배치할 것 ▶유가족들에 대한 현실적 지원책을 수립하고 조속히 집행할 것 ▶ 정부는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온 국민들의 자발적 평화시위를 보장하고, 폭력 진압에 대해 사과하고, 언론 매체의 보도에 대한 간섭과 통제를 철회하고, 모든 정보를 명확하게 공개할 것 등을 촉구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이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서울신학대학교 동문 및 성결인 선언]

세월호가 침몰한 지 한 달반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지만 아직도 세월호에서 인양되지 못한 희생자가 16명이나 남아 있고, 원인 규명은 시작도 되지 않은 채 세월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288명의 사망자 가족들은 눈앞에서 죽어 가는 자녀와 친지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는 것에 절망하며,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생존한 승객들과 가족들 역시 죄책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수장된 것은 대한민국호의 수장이라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 성결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서 빛(마5:14)이 되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 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의사를 표명합니다.

첫째, 세월호 침몰 사건의 진상에 대해

세월호 침몰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와 방관으로 인해 발생한 총체적 인재였습니다. 안전 및 구조 기준이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규준대로 준용되지도 않았습니다. 이를 감독할 기관들은 자기 임무를 다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고 발생 후, 구조 담당 기관들은 종합적 대책수립과 실제적 구조 활동에 소극적이었고, 구조 체계는 신속히 운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기를 놓쳐 버렸습니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덮고자 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무능을 보여 주었고, 마땅하고도 적합하게 구조해야 할 의무를 방기하여 초래된 학살입니다. 또한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정보 통제가 난무했고, 관료들의 유가족들에 대한 태도는 고답적이고 무분별하여 유가족들은 물론 국민들이 분노하게 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세월호 사건은 물질을 우선 가치로 삼는 천민 자본주의와 그에 기초한 신자유주의로 인해 발생한 참극입니다. 재계와 관료, 그리고 정치권이 거기에 편승하여 카르텔을 형성하고 이득을 따라 이합집산함으로써 오늘의 비참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성역 없이 수사하여 전모를 밝히고, 여죄를 추궁하여 처벌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하며, 새롭고 적합한 사회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세월호 희생자들의 구조 과정에 대해

세월호가 침몰된 지난 4월 16일 이후, 정부 당국과 해운사는 구조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관과 재계의 결탁과 업체 간 이권 다툼으로 다면적이고 실제적인 구조 활동을 벌여야 할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정부와 행정기관의 관리 감독과 사후 대처의 무능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관계 기관은 사태 무마에만 급급하고, 경호와 의전 등의 이유로 구조에 걸림돌이 되는 일이 다반사이며, 유가족과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행동도 거침없이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책임 회피를 위해 보도를 통제하고 정보를 삭제하는 등, 아예 구조 활동을 방해하기까지 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구시대적 공작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한 유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찰하고 미행하여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에서 더하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정당한 집회를 공권력으로 봉쇄하고, 심지어는 종북론까지 유포하며 유가족들과 온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이제라도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모든 가용 인력과 장비 및 기술을 동원하여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고, 사건의 진상 및 원인 규명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셋째, 성결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성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온 국민들이 눈물과 탄식으로 괴로워할 때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제대로 된 위로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몇몇 그리스도인들이 사고 발생 즉시 진도로 달려가서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구조 활동에 참여했지만, 한국교회 전체의 면에서 볼 때 미흡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는 평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 19:19)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우리 자신의 무관심에 다름없습니다.

특히 몇몇 목회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은 우리 한국교회 전체의 진의를 훼손했습니다. 교회 성장으로 포장된 물질주의적 교회 경영, 하나님의 영광으로 포장된 목회자의 개인적 영달 추구, 교회 건축을 빙자한 안락 추구 등은 맘모니즘에 기인한 것이고,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개인에게로 오도함으로써 세상의 빛이 되라 하신 주님의 명령을 위반했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타락입니다.

더욱이 사중 복음을 강조하는 한국 성결교회는 요한 웨슬리의 전통 안에서 성결을 그 중심적 가치로 삼아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 웨슬리가 강조했던 사회적 성결에 대해서 무관심했고, 개인의 성결에 경도되는 오류를 범해왔습니다. 이것은 세상을 향한 우리의 사명 의식을 둔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세상 없이 교회가 있을 수 없고, 이웃 없이 우리 삶이 성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더욱 가슴 깊이 아파하며, 우리의 지향을 세상과 이웃을 향해 복원할 것을 다짐하면서, 그 일환으로 세월호 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표명합니다.

넷째, 우리의 주장

이에 우리 성결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며 우는 자들과 함께 울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합니다. 아울러 일부 교계 인사들의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잘못된 발언에 대해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회개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참사의 직접 원인을 제공한 청해진 해운 및 실질 소유주인 유병언 일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2.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원인 및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3. 사고 발생 후 구조 활동이 신속·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관련자들을 엄중히 조사하여 문책하고, 청와대는 물론 정·관·재계를 막론하여, 성역 없이 책임을 규명하고 처벌하기 위한 특별검사제 시행을 촉구합니다.

4. 상시 재난 구조 및 구호 시스템을 대통령실 산하에 두어 일원화 하고 전문적 전담 실무자를 배치하며 재난 구조 요원을 특화하여 양성·배치할 것을 촉구합니다.

5. 유가족들에 대한 현실적 지원책을 수립하고 조속히 집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6. 정부는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온 국민들의 자발적 평화시위를 보장하고, 폭력 진압에 대해 사과하고, 언론 매체의 보도에 대한 간섭과 통제를 철회하고, 모든 정보를 명확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성결 그리스도인들은 세월호의 진상 규명을 위해 끝까지 지켜볼 것이며, 우리의 촉구를 관철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지속적으로 다할 것임을 천명합니다.

2014년 6월 2일

강남웅 강병관 강승구 강유경 강은경 강종진 강준모 강진관 고기봉 고상무 고선성 고성휘 고영균 곽희성 구애경 구재천 구판준 권대원 권대익 권세광 권재은 권지연 권호민 김강현 김견호 김경두 김경철 김경택 김광현 김금복 김기돈 김노을 김동명 김동명 김동민 김동오 김명숙 김민수 김범웅 김보민 김보원 김상회 김석호 김성영 김성찬 김성학 김성현 김수경 김수진 김수현 김세미 김세준 김승천 김시온 김좌웅 김연이 김영옥 김영한 김은득 김은화 김을섭 김이겸 김인숙 김일용 김재훈 김정훈 김지태 김진혁 김창섭 김창원 김천영 김철규 김치국 김태호 김택중 김현갑 김형락 김혜리 김효상 김희석 길현미 나효우 남광희 남춘만 노재연 노태복 노희중 류효상 마선영 문다숙 문희연 민경연 민경휘 민석기 박경자 박동일 박병권 박성식 박성식 박성호 박소라 박소영 박시정 박신영 박영범 박영식 박정순 박재영 박진수 박진아 박진우 박찬희 박현규 박현식 박현정 박혜란 백혜선 방선진 방성신 방찬일 배건수 배덕만 배성혜 배중훈 백현종 변미경 서명원 서영주 서현철 성수환 손문형 손신기 손유태 손주헌 송대일 송상섭 송선숙 송재형 송진수 송진아 송현주 송현진 신대영 신문수 신용규 신용만 신현환 심상원 심우성 양금석 양순철 여운철 염윤호 오경미 오영근 오주영 우지용 우혜승 원금옥 양동춘 유광수 유미숙 유승희 유재우 유제정 유혜리 육수진 윤경묵 윤관영 윤기봉 윤선미 윤수지 안덕원 안도환 이경남 이경원 이규승 이기범 이도행 이두진 이명재 이미숙 이미애 이민옥 이민우 이병만 이상돈 이상욱 이상준 이석규 이성수 이성우 이성종 이성지 이성호 이세미 이수영 이양현 이영해 이용호 이우열 이웅열 이원경 이은숙 이재근 이재화 이정은 이주일 이진용 이창만 이창민 이철남 이태곤 이한나 이한복 이현철 이형재 임경택 임광호 임미영 임상규 임성규 임승훈 임인호 임채휘 임형수 장건희 장기동 장기영 장동옥 장민웅 장성원 장우영 장용선 정경모 정관영 정석희 정선두 정선희 정성필 정수미 정승훈 정연준 정예린 정옥란 정영근 정은일 정중환 정재현 정재화 정태근 정해승 정혜선 제영현 조명준 조선희 조태현 조현숙 종연영 주돈희 주승민 지성수 지정미 지정임 지홍구 차경주 채문석 채성실 채수희 최경미 최경숙 최도훈 최명옥 최보희 최세익 최유리 최윤희 최원경 최영희 최은영 최장원 최장열 최형락 최희정 추주형 표지연 하세일 한동철 한상진 한석구 한순미 한아름 한정우 한지연 한진영 한홍렬 한희정 함화정 허성숙 허정회 홍성춘 홍유식 홍장원 황승균 황준영 황현수(위 박성식, 김동명은 각 동명 2인) 이상 30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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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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