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샬롬나비 상임대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창립원장)

2017년 설날을 맞이하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나라 걱정으로 무겁기만 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권력의 사유화 및 물의를 야기한 대통령의 실정으로 인한 온 국민들의 분노로 13차에 걸친 광화문 촛불시위가 열리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이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위기를 가중시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촛불과 태극기로 국론이 분열되는 데 있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은 그동안 수많은 내우외환의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한(韓)민족이라는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단결과 협동과 정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왔다. 임진왜란, 삼일운동, 한강의 기적, IMF 극복 등은 한(韓)민족의 저력을 보여주는 민족정신이 투영되어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기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모습을 정확하게 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2016년은 우리에게 이 나라의 문제가 무엇인지 낱낱이 알려준 해였다. 모든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성숙하고 깨끗하고 선진화된 나라가 될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촛불 시위는 분노로 끝나거나 집단 이기주의의 분풀이의 현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태극기는 촛불 민심이나 대통령 비판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가거나 촛불 민심의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열정을 무시해서도 안된다. 촛불 민심이나 태극기 민심의 공통점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만 나라를 사랑하는 데 있어서 방법상에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한(韓)민족 공동체로서 공생(共生)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러한 차이점은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1월 28일은 민족 최대명절인 설날이다. 이번 설날은 이러한 대화와 소통의 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가정과 교회와 사회의 각종 모임에서 우리 민족 저변에 깔려 있는 민족 정서인 나라를 위한 단결과 협동과 이웃 사랑으로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샬롬나비는 다음같이 천명한다.

1. 한민족의 힘은 가족의 공동체성, 이웃과의 공동체성, 민족의 공동체성에 바탕한 아름다운 전통인 설날에 기인한다. 대한

설날은 음력으로 새해의 첫 날을 기리는 명절이다. 원일 (元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 단월(端月)이라고도 하며, 조심하고 근신하는 날이라 하여 신일(愼日)이라고도 일컫는다. '설'은 '설다', '낯설다', '익숙하지 못하다', '삼가다' 등의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날을 통해 객지 생활하는 자녀는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찾아뵙고 문안을 확인하며 못 다한 효를 행하고 바쁜 일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형제자매가 오랜만에 함께 모여 회포를 풀며 이웃과 놀이문화도 함께하며 공동체의 정을 확인하는 화합의 날이다. 이 날들을 통하여 우리는 같은 민족 공동체라는 일체감을 가지게 된다.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는다고 했다. 이번 설날은 이러한 공동체 의식에 바탕한 사랑으로 대화와 소통의 장이 이루어져 하나됨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 설날을 기해 먼저 탈북민들을 한 민족으로 여기고 이들이 잘 정착하도록 도와야 한다.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민족적 교회적 과제이다. 통일은 남북 국민의 마음이 하나가 될 때 가능할 것이다. 지금 국제정세는 보호무역주의, 자국 국익 우선주의이다. 트럼프 정부가 그러하고, 미국과 어께를 나란히 하려는 중국이 그러하고, 군사대국, 강대국 부활을 꿈꾸는 일본과 러시아가 그러하다. 사드 배치로 한국은 중국의 무역보복조치를 당하고, 북한은 국제적으로 계속 고립을 당하고 있다. 한반도의 미래에 대하여 이웃 나라들이 자국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와줄리 만무하다. 한반도의 미래는 당사자인 남북한이 함께 손을 잡고 문제를 푸는 것이다. 이것만이 한민족이 살 수 있는 길이다. 한 언어, 한 관습, 한 전통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역사는 70년 분단의 역사보다 더 유구하다. 이러한 민족 공동체성을 이번 설날에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통일에 대한 구제적 일환으로 먼저 남한에 와 있는 탈북민이 남한 동포들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별히 교회가 이 일에 앞장서서 탈북자들이 한 민족, 성도라고 느낄 수 있도록 교회가 예산을 준비하고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탈북자들이 교회를 동경하고, 위로받고, 남한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현재과제이다. 남북한은 한(韓)민족의 공동체성을 회복하여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3. 설날을 기해 민족 공동체의 정서 위에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실천하고 이러한 실천이 나라와 민족의 모델이 되어야 하고 빛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세상의 유일한 빛이다. 이러한 빛은 사랑의 실천에 있고 이러한 실천은 하나됨으로 나타난다. 교회는 이미 하나의 공동체로 부르심을 받았다. 이러한 하나됨을 모든 온유와 겸손과 눈물로 지켜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교회마저 사분오열되어 있으며 정치적, 이념적, 개인적 이익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교회는 이제 이러한 국가적 위기 앞에서 더 이상 분열된 모습이 아니라 교회 본연의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비록 제도와 조직, 신학과 교리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기적(Organic)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하나된 모습이 세상의 빛이 되어 사회, 계층, 세대 간 하나 됨을 이루도록 모델이 되어야 한다.

4. 한민족 공동체는 열린 민족주의가 되어 다문화 가정들을 포용해야 한다.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동질성과 더불어 서로 다름의 인정을 공존의 조건으로 수용하자. 우리 공동체 안에는 언어와 혈연과 종족이 다른 이주민들이 상당수 와 있으며, 이주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북쪽의 겨례들도 혈연은 같을지라도 언어, 사회적 문화의식, 삶의 조건등에 있어서 우리와 상당히 다른 상황 속에서 이미 72년을 너머서고 있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과 격리에서 오는 그리고 고향과 언어와 혈연의 차이에서 유래하는 서로 다름은 차이와 다양성으로서 서로 간의 보완과 사귐의 조건으로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결코 차별이나 배척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특히 우리 가운데 들어온 이주민들과 탈북자들을 우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수용하고 이들이 가진 문화적 다름을 우리의 재산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설 명절은 다문화 가정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이들을 향하여 열린 마음과 행사가 있어야 하겠다.

5. 한국교회는 공존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본을 삼아 자기를 비우고 낮추어 헌신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남북, 동서, 빈부, 세대에서 양극화의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십자가의 정신과 사랑과 성육신적 낮아짐과 죽어짐을 통해 이러한 양극화를 해소하는 역할이다. 예수님께서 화해를 이루신 것은 섬김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일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 우리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앞에서 한국교회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세상 권력의 오만과 불의한 통치에 대해 얼마나 예언자적 선포를 하였는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오히려 세상 권력에 기대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 같은 반성을 바탕으로, 교회 지도자들은 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며, 이 땅 위의 권력층과 지도자들의 비리를 지적하고,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해 분열된 사회 구성원을 통합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17년 1월 25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샬롬나비 # #설날